메타버스의 명확한 개념은 대체 무엇일까요?

 
 

혹자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허상이라고 말한다. 그래봤자 비디오 게임의 일종이라며 ‘어쨌든 가상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어떤 이들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인터넷의 미래이자 현실과 닮은 다른 세계관이라고 표현한다. 2004년 글로벌 SNS 페이스북을 창립한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역시 자신이 일군 회사의 브랜드를 페이스북에서 메타(Meta)로 과감하게 바꾸면서 메타버스 세계관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메타는 VR 헤드셋 기업인 오큘러스(Oculus)를 무려 3조 원이 넘는 가격으로 인수하면서 VR 소셜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메타버스 관련 게임으로 반드시 거론되는 로블록스(Roblox)나 포트나이트(Fortnite)도 손에 꼽는 메타버스 세계관이 아니던가. 그런데 메타버스의 명확한 개념이나 선을 그을 수 있을만한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 세상은 메타버스를 이야기하고 있고 분명 그 중심에 있는데도 정작 난 이에 대한 개념도 한계도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 ‘ing’로 표현되는 메타버스는 그 끝을 모르고 확장되고 있지만 언제나 새로울 뿐이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이 세계에 발을 들였고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모습 또한 미디어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닌가. 그렇다면 메타버스의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일지 그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연습장에 낙서하듯 적어보려고 한다. 

 

 

메타버스의 명확한 개념은 무엇일까? 출처 : algardata.com

 

 

다소 포괄적인 메타버스의 복합적 개념

 

어떤 미디어에서는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사이버 스페이스라 표현하기도 한다. 메타버스는 ‘가상’이라는 의미의 ‘Meta’와 ‘우주’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임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그러니 사이버 스페이스(Cyber Space)라는 조합된 키워드 역시 전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키워드 안에 담긴 개념은 사실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주’라는 공간적 개념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기 때문에 메타버스나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용어 역시 ‘정해진 한계가 없다’라는 측면으로 접근한다. 테크놀로지 측면에서 보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혼합현실 기술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여기에 3D 그래픽이라든가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다양한 유형의 테크놀로지뿐 아니라 디지털라이징된 사회적, 문화적 요소도 세계관에 융합되어 있으므로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울 만큼 포괄적이다. 

 

 

메타버스를 언급할 때 종종 ‘포트나이트’를 이야기한다. 출처 : 에픽게임즈

 

 

메타버스와 게임(ft. 포트나이트 그리고 로블록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언급할 때 종종 게임을 예시로 들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듯 ‘미국 초등학생들의 놀이터’라 불리던 로블록스를 언급해볼 수 있다. 더불어 마인크래프트나 샌드박스, 포트나이트 등의 오픈월드 개념의 게임도 빼놓지 않는다. 포트나이트(Fortnite)의 경우는 PC를 비롯하여 게임 콘솔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슈팅게임 장르이면서 빌딩 액션 TPS(3rd Person Shooter)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장르에 한정하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가장 무서운 경쟁 상대로 언급했을 정도로 전 세계 수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에픽게임즈의 메타버스 세계관이다. 넷플릭스가 게임 사업을 하는 수많은 명분과 이유 중 하나에도 어쩌면 포트나이트가 있을지 모른다. 포트나이트는 슈팅게임이라는 명확한 장르가 있지만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 이 세계에 머물며 연대하고 소통하기에 이른다. 심지어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가상 콘서트가 바로 이 공간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슈팅게임으로 시작했던 포트나이트의 한계도 무한 확장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자신들 스스로 ‘메타버스’라 표현하는 데 딱히 무리가 없어 보인다. 

 

 

포트나이트에서 라이브 스트림을 진행한 트래비스 스캇. 출처 : of 트래비스 스캇 유튜브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면서도 또 다른 이름의 캐릭터로서 메타버스 세계관에 진입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말하자면 ‘부캐’라는 개념으로 다른 유저와 소통하는 케이스를 메타버스 게임 등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로블록스 역시 마찬가지다. 집 앞 놀이터라든가 인근 공원 혹은 친구의 집에서 놀던 아이들이 로블록스에 접속해 완벽히 새로운 모습으로 상호 작용을 이룬다는 점에서 테크놀로지의 지속적 발전과 문화적으로 눈부신 혁신을 이뤘다는 걸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기술 발전에 이은 세대교체와 트렌드 변화가 세상을 바꿨다고 봐야겠다. 과거에는 이러한 모습 자체를 상상조차 못 했을 테니까 말이다. 

 

 

메타버스와 디지털 경제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 모두 이 세계관에서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고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 그 이상을 목격할 수 있게 된다. 가상의 플랫폼에서 무엇인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부분은 경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 결국 디지털 경제가 메타버스 세계관에 제대로 접목해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메타버스에 합류한 수많은 기업들 역시 유저들 대상으로 상품을 팔거나 P2P(Peer to peer)를 통한 물물의 거래가 이뤄지도록 구현하여 새로운 디지털 경제를 확산시키고 있다. 블록체인은 물론이고 NFT와 같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적용하면서 디지털 자산이라는 개념을 이뤄냈으니 과거의 ‘현질(유료화 게임의 유상 아이템을 돈을 주고 거래하는 행위)’도 새로운 트렌드를 맞이한 셈이다. 사실 이러한 디지털 경제는 현실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다. 그 말은 단순히 물물을 거래하는 행위를 넘어선다는 것 결국 현실과 판박이 같은 것이다. 우리가 현실을 살면서 지갑을 열고 카드나 현찰을 내는 경우들을 생각해보자. 명동 어느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기도 하고 올리브영 같은 복합 코스메틱 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경우도 있다. 주말이 되면 영화를 보기 위해 티켓을 예매하거나 예술의 전당과 같은 공연장이나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도 있다. 가상의 세계 즉 메타버스에서도 이러한 행위들이 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한 트래비스 스캇의 가상 콘서트는 그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실제로 SPA 브랜드 H&M이 메타버스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고 클레이락(KLAYROCK)의 아트웍이나 팀보타(team botta)의 보타니컬 아트가 메타버스 전시회로 진행된 바 있다. 

 

 

H&M 메타버스 매장. 출처 : KQ Education Group

 

 

메타버스와 테크놀로지

 

눈으로 보고 즐기는 이러한 문화생활의 사례를 가능하게 하려면 그만큼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포트나이트의 에픽게임즈는 자신의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이라는 플랫폼으로 현실감 넘치는 비디오 게임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었고 그 세계관을 메타버스로 확장해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글로벌 그래픽 기업 엔비디아(Nvidia)나 3D 프로젝트 유니티(Unity) 등 다양한 기업들이 메타버스 세계관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의 이프랜드(ifland)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대표하는 편인데 가상공간에서 동문회도 하고 입학식도 하고 시상식도 진행한다. 물론 이에 접근하기 위한 스마트폰이나 PC 모두 디바이스 성능을 어느 정도 갖춰야 하고 당연하지만 통신도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겠다. 메타버스 세계관은 점차 고도화되는데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이 노후되었거나 이를 지원할 수 없다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로딩 자체가 상당 시간 지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큰 이슈가 없지만 점차 확장되는 세계관을 담게 되면 그만큼 고사양을 요구할 수도 있다.

더불어 UI나 UX의 혁신도 고려해야 할 이슈다. 3D 그래픽부터 마우스 포인팅이나 터치 스크린을 통한 작동, 음성 지원이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호스팅 기능까지 다양한 기능들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 VR 헤드셋을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메타의 경우 오큘러스를 인수하여 VR과 메타버스를 제대로 융합하기 위해 고도화는 물론이고 사용성 개선과 혁신을 도모하고 있는 중이다. 헤드셋은 신기하지만 여전히 불편함이 존재한다. 하지만 VR 기기 자체를 개발하는 각 기업들은 그 불편함을 해소하고 현실감 넘치는 디스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진보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불편함 없이 오랜 시간 착용 가능할까?’라는 문제는 현장감 있는 시각 정보를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숙명과 공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차례 착용도 해봤고 VR 촬영도 참여해봤지만 VR 제작을 위한 인프라부터 VR 디바이스까지 수년 전 존재했던 것보다 월등히 나아졌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와 VR. 출처 : euronews.com

 

 

아직 열리지 않은 본격 메타버스

 

일부 전문가나 미디어는 메타버스의 긍정적 측면을 제대로 반박하듯 로블록스와 같은 비디오 게임으로 한정하기도 했고 가상 부동산을 다루는 게임의 일종이라고도 했다. 또 NFT로 거래되는 디지털 경제에서도 개인 정보 보호 이슈라든가 디지털 보안 이슈 그리고 정책도 고려되지 않은 세계관이라고도 했다. 혹자는 위에서 언급했던 게임이라든가 아바타 등으로 메타버스에 접근할 수 없다고도 했다. 메타버스의 미래를 정의하려면 본질적인 의미의 가상 세계 그리고 디지털 경제라는 개념이나 디지털 커뮤니티로 형성되는 온라인 소통 창구 등 완벽히 새로운 것들을 제대로 정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와 같은 게임은 메타버스라는 세계관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고 가장 이해하기 좋은 분야다. 메타버스의 세계관 확장도 게임의 형태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메타버스는 아직 굳게 닫힌 문이나 다름이 없다. 메타나 구글도 여전히 그 안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더불어 개인 정보 보호나 사용자 DB, 사이버 보안 등 테크놀로지 고도화와 함께 정책과 규제에도 포커싱하고 있다. 메타의 마크 주커버그는 완벽한 메타버스를 맞이하려면 10년은 걸린다고 말한다. SF소설에나 나왔을 법한 가상의 세계관은 위에서 언급했던 VR과 AR,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라 구체화되어왔다. 그리고 가상현실 게임을 통해 ‘맛보기 경험’을 하기도 했다. 지금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만든 웹 2.0(Web 2.0)이 웹 3.0(Web 3.0)으로 완벽 진화를 이루게 되면 본격적인 메타버스 세계에 진입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예측도 있다.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중첩되는 메타버스는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지만 결국 크리에이티브와 콘텐츠에 따라서 또 달라지고 확장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언급했던 메타버스 관련 내용들을 종합해 메타버스의 본질적 의미와 개념을 딱 잘라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국내외 미디어를 들여다보면서 복잡한 시나리오와 난해한 해석들만 수차례 봤던 것 같다. (1) 실시간으로 구현된 3D 가상 세계의 무한 확장, (2) 상호 소통 가능한 네트워크 (3) 그 안에서 무제한으로 증식되는 존재들 (4) 메타버스라는 세계에 존재하는 디지털 문화와 디지털 경제 (5) 메타버스의 크리에이티브와 콘텐츠 (6) 완전히 개인화된 지능형 웹의 개념인 웹 3.0 (7) NFT와 암호화폐 그리고 블록체인 등 필요하다면 번호를 붙여 더 언급할 수도 있지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메타버스에 대한 비판과 역설 그리고 부정적 측면들은 일단 묻어두고)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일상의 연장선혹은미지의 세계라는 점도 분명하고 제대로 된 세계관이 구축이 되었을 그 어느 시점에 본격적인 문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가능성과 잠재력 그리고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는 세계관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메타버스, 대체 무엇인가요? 출처 : tradebrains.in

 

 


 

 

※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여전히 메타버스의 본질적 의미와 세계관에 대한 개념을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장에 낙서하듯 작성하여 정돈이 잘 되지 않은 글입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날려주세요! 

– <What is The Metaverse, Exactly?>(2022.6), wired.com

– <The meaning of the ‘metaverse,’ and all the terms you need to understand it>(2021.11.16), qz.com

 

 

해당 콘텐츠는 Pen잡은 루이스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