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통해 한걸음씩 전진한다

 

 

아마존의 다양한 실패 사례 – 끊임없는 도전

 

  • 2007년 endless.com 이라는 패션브랜드를 운영하다 2012년 중단
  • 2014년 아마존 대쉬(Dash)라고 세탁기나 냉장고 근처에 붙여놨다가 누르면 자동 주문하는 서비스를 내놨는데 중단
  • 2015년 아마존 데스티네이션스라고 호텔 예약사이트를 운영하다 그해 바로 중단
  • 2015년 아마존 티켓 서비스(공연 예약)도 시작하여 2018년 stop
  • 2015년 음식 배달 서비스 아마존 레스토랑을 열었는데 2019년 6월 중단
  • 2017년 인스타그램 스타일의 쇼핑 플랫폼 ‘아마존 스파크’를 스타트하고 2019년 클로징
  • 2018년 JP모건, 버크셔해서웨이와 함께 헤이븐이라는 헬스케어 사업을 시작하고 2021년 종료

* 상기 건 외에도 수없이 많음

 

 

   

 

 스타트업의 강점은 앞서 말했듯이 린(lean)함이다. 그런데 린하다는 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실패’라는 단어와 붙어 다닐 수밖에 없다. 빠르게 실행하다 보니 시행착오의 위험도, 실패의 확률도 대기업보다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쩌면 스타트업이란 실패의 미학을 거쳐 열매를 맺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스타트업들도 저마다 실패의 미학을 거쳐 현재의 성공에 도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창업가들을 조사한 한 유튜버의 인터뷰를 보면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대부분이 상처투성이였다고 한다. 겉으로 드러난 성공이 0.5%라면 그것을 위해 99.5%의 실패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도 스타트업을 하면서 수많은 실패와 실수를 했다. 하지만 실패는 어차피 성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서둘러 실패하면 오히려 성공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실패가 아니라 그 실패를 어떻게 ‘극복’해 가고 어떻게 ‘학습’하는지에 달려 있다. 빠르게 시도하면서, 깨지고 엎어지고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실패의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과 노하우를 새로운 서비스에 녹여 내어 개선하는 과정에서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회사의 특별한 기업 문화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혁신의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회사의 대표가 한 대답은 바로 “우리는 실패 스타트업을 표방합니다”라는 것이었다. 이 파격적인 답변을 내놓은 주인공은 바로, 신금융서비스의 차세대 대표주자이고 이미 핀테크 유니콘기업 으로 성장한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이승건 대표였다. 그에 따르면, 토스의 혁신을 이끈 핵심 원동력은 바로 실패라고 한다. 그들이 내놓은 상품과 서비스 중 많은 것이 실패로 끝났고, 그때마다 그들은 ‘실패 파티’를 연다고 한다. 실패했던 사례를 꼽고 함께 분석한 뒤 실패를 경험한 팀원들에게 선물을 주는 행사라고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페일콘(Failcorn /실패 공유모임)을 사내 문화에 도입한 셈이다.

 

 

 

 

실제로 비바리퍼블리카는 2018년 한해 52개의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실제로 남아 있는 건 26개이며, 나머지 반은 테스트를 통해 중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실패의 경험에서 쌓인 인사이트가 다음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고, 이를 통해 성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실제 토스는 자신들의 조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만들고 배포해서 측정하고, 그리고 이에 대한 러닝을 바탕으로 다시 만드는 것을 반복하는 이터레이션(인터페이스를 개량하고 사용성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반복하는 것)을 하며 성장해 나가는 조직’이라고 말이다. 원하는 타깃에게 제품을 출시해 보기도 하고, UI/UX 변경을 위해 A/B 테스트를 하는 등 실험을 진행하며,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실패는 당연히 잇따를 수밖에 없고 실패에서 배운 교훈을 다음 서비스에 반영하면서 성장을 일궈 온 것이다.

 필자가 창업을 하고 1년이 지날 무렵 우리 핵심개발자가 넋두리처럼 내뱉은 말이 아직도 기억에 초롱초롱하다. 그는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워 가며 큰 전시회(MWC) 기술 공개를 위해 개발해 오다, 어느 날 갑자기 “아-, 이게 정답일 줄 알고, 10일 동안 개발하고 코딩한 걸 다 쓰레기통에 넣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멘트를 했다. 그러면서도 그 개발자는 도리어 나를 안심시키는 말을 건네 왔는데, 사실 그 당시 후배 직원이었지만 존경심까지 들었다. 그는 아쉬워하면서 이렇게 담담하게 자기 실패담을 이야기하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 바로 코딩 일을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필자가 의기소침한 그를 위해 위로의 말을 꺼낼 찰나, 그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 왔다. “제이슨, 괜찮아요. 어차피 해답을 찾고 제대로 하기 위해 10일 정도 밤새워 땀 흘린 건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인걸요. 덕분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ㅎㅎ”

 그렇다. 새로운 시도를 통한 실패는 오히려 장려되어야 하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잘 안 된 프로젝트를 이끈 팀원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그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학습해야 한다. 실패 경험은 손실이 아니라 향후 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예전의 실수를 반복했다거나, 윤리적 법적인 테두리 등을 어긴 실수였다면 이를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불이익 등이 두려워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특히 몸집이 작은 스타트업은 실험 실패에 대한 부담이 대기업에 비해 훨씬 적다. 일단 해볼 수 있는 것을 적게나마 빨리 시작해 보고, 가능하면 빨리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 그래야 더 빨리 깨닫고 더 빨리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

 

 

 

 

매일매일 도전하고 실패를 경험하면서 한 걸음 나아가는 것…. 그것이 어쩌면 스타트업의 본질이고 숙명이 아닐까.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의 이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자 한다.

 

“성공한 기업이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자본과 인재가 있고

파괴적인 혁신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용기가 있고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패에서 배우고 바꾸어

살아 있음을 살아 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기업이다.”

 

결국 실패를 통해 성공이 맺어진다.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들에는 항상 실패의 위험이 도사릴 수밖에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야말로 사업을 망치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숙명이라고 치면, 빠르게 실패하고 또 실패하면서 학습된 생각들이 결국 작은 성공으로 알알이 모이고 모여 그 실패의 집합체들이 대단한 성과의 결과물로 우리 앞에 우뚝 나타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서툴러도 우선 실행하는 것 외에는 더 잘 할 방법이 없다”

– 찰리 킴(넥스트점퍼 CEO)          

 

 

박재승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