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laimer: 아래의 내용은 오로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서, 특정 고객을 위한 법률 자문의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 아니므로 해당 정보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 투자시 대표적인 구조 2가지, 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미래의 지분취득을 위한 간편 계약)와 Convertible Note (전환 약속 어음) 방식의 차이점을 비교해보고, 두 방식의 한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란?

SAFE는 실리콘밸리의 액셀러레이터인 Y Combinator가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투자 시에 이용하기 위해 처음 제시했던 방식으로서,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들 간의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의 의견 차이 등을 조율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즉, SAFE 방식을 통하여 회사와 투자자는 지분 산정방법에 대한 최소한의 조건만 합의한 후 투자가 이루어지고, 이후 VC 등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기업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나서 이를 기준으로 초기 투자자들의 지분과 단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또한, SAFE 투자자는 투자금을 현금으로 상환받을 것인지 주식으로 받을 것인지도 선택할 수 있다.

 

 

 

SAFE 도입의 배경

SAFE는 투자자들에게 현재 시점이 아닌 미래의 시점에 회사의 지분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향후에 다른 투자자가 진행하는 투자 라운드에서 우선주를 취득하거나, 기업이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를 하는 시점에 우선주로 전환할 수 있다. SAFE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과 투자자로 하여금 기업에 대한 평가방식 및 투자 조건(기업의 청산방식, 희석방지조항 등)에 대한 협상을 후속 투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현실화될 때까지 연기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드는 의문이, 자고로 계약서는 중요조건에 대하여 명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들어왔는데 대체 왜 지금 투자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미래로 연기하여 불확실한 상황을 유지하려는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특히 법률비용)이다. 신생 스타트업의 90% 이상이 exit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망하거나 없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큰 비용을 들여 우선주 투자계약서를 작성하고 검토하느라 수만 내지 수십만 불의 법률비용을 지출하고 싶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SAFE의 약자에서 보듯이, 회사와 투자자는 아주 간단한(simple) 계약서만을 작성해 두고 이 회사가 어느 정도 성공의 가능성이 보이는 시점에 이르러 후속 투자를 받게 된다면 그때 제대로 된 투자계약서를 작성하겠다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

SAFE의 구조와 특징

SAFE의 특징적인 계약조건 중 가장 중요한 2가지는 보통, “평가액 상한(valuation cap)”와 “할인율(discount rate)”이다.

평가액 상한(valuation cap)이란, 회사의 실제 가치 평가금액에 관계없이 미래의 투자라운드에서 투자자가 우선주로 전환할 때 계산되는 회사의 가치평가액의 최대 금액을 설정하는 것이다. 즉, 쉽게 말하여, pre-seed 단계에서 SAFE 계약상에 평가액 상한을 $5M으로 정해두었다면, seed 단계에서 equity financing을 위한 회사의 가치평가 결과가 $10M으로 평가되었다 하더라도 SAFE 투자자는 회사의 가치를 $5M으로 계산하여 우선주 취득단가를 계산할 수 있다. 결국 후속 투자자보다 1/2 가격으로 싸게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다.

할인율(discount rate)을 설정할 경우에는, 미래의 투자라운드에서 정해진 주식의 취득 단가보다 확정된 할인율을 적용하여 보다 싸게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 예컨대, SAFE 계약에서 할인율을 20%로 설정해 두었다면, equity financing 투자 라운드에서 회사의 주식의 주당 단가가 $1로 결정이 되었을 경우, 해당 SAFE 투자자는 주당 $0.8로 계산하여 취득할 주식수를 계산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가 미래의 투자 유치 전에 해산되는 경우, SAFE 투자자는 보통 다른 주주보다 먼저 투자 수익에 대한 우선순위를 가지게 되며 일반적으로 1배의 청산 우선권을 갖는다. 또한, SAFE는 전환권(conversion rights)도 허용하는 편인데, 즉, 회사가 인수되거나 또는 IPO의 경우 SAFE 투자자는 SAFE 지분을 우선주가 아닌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전환 약속 어음(Convertible Note)이란?

우리가 흔히 Convertible Note라고 부르는 전환 약속 어음은, 보통 투자자들이 기업에게 대출을 하는 형태로 투자금을 지급하고 이에 대해 투자자는 보통 대출일로부터 1년이 지난 지정된 날짜(만기일)까지 발생한 이자와 원금을 한 번에 상환을 받거나(balloon payment), 미래의 투자라운드에서 해당 전환 약속 어음을 우선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전환 약속 어음을 발행할 당시에는 해당 기업의 가치 평가액을 정하지는 않고 향후에 일어나는 우선주로의 전환은 후속 투자라운드에서의 가치 평가액을 기반으로 전환가액을 정하게 된다. SAFE와 유사하게 투자자가 우선주로 전환을 원할 경우 회사의 가치 평가액의 상한(valuation cap)을 정해두거나 우선주 전환시 주당 가격을 후속 투자자보다 할인해 주는 것을 허용하는 편이다.

 

 

 

SAFE와 전환 약속 어음의 비교

두 방식은 실제로 매우 유사하게 작동된다. 다만,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SAFE는 단순히 미래의 투자라운드에서 가치 평가액의 상한선을 두거나 주당 가격에 대한 할인 조건으로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전환 약속 어음의 경우는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는 채무(또는 대출)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SAFE는 회사 입장에서는 채무로 인식되지 않는다.

특히 주의할 점은 일부 주에서는 대출 기관에 라이선스 요구 등과 같은 제약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환 약속 어음의 경우는, 주 정부의 대출 관련 법률의 적용을 받는 거래이므로 반드시 해당 주의 대출 관련 법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반면에 SAFE는 대출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 정부의 관련 규제에서 면제될 수 있다.

두 방식의 한계

두 방식이 우선주 투자 방식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지 누구나 그 계약서의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거래는 물론 아니다. SAFE 또는 전환 약속 어음은 이 구조를 이미 여러 번 경험을 했거나 해당 계약서를 매번 들여다보는 변호사의 관점에서는 비교적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생소한 용어들이 존재한다. 계약서의 분량 역시 simple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긴 편인 5-6 페이지 정도로 이를 전부 읽고 이해하는 데에는 꽤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SAFE의 경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후속 투자 라운드에 대한 최소 요건 내지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는 곧 SAFE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주식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거나 조건의 재조정 등을 요구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리고 SAFE 투자 방식 자체가 도입된지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방식에 대한 투자자와 변호사들의 이해도가 높지 않을 수 있고, 또한 관련되어 아직 분쟁이 많이 발생하여 법원을 통하여 확립된 판례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당 계약서 조항의 해석에 대한 이견과 그에 따른 분쟁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도 한계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성기원 변호사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