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라도 매력적인 기업에는 투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 혹한기라 하지 않았나요?

 

노티드, 다운타우너 등의 유명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GFFG가 300억 원 규모로 첫 투자를 유치했다고 합니다. 투자 금액만큼이나 놀라웠던 건 기업 가치였는데요. 투자 혹한기에 무려 3,000억 원이라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최근 유니콘을 눈앞에 두었던 유명 스타트업들도 스스로 몸값을 깎고, 심지어는 헐값에 매물로 나오는 상황에서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고요.

더욱이 GFFG의 본업이 사양 산업이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은 외식 브랜드업이라는 점도 놀라운 포인트입니다.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올 정도로 시장은 심상치 않은 상황인데요. 사모펀드들이 앞다투어 매각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건, 현재가 가장 가격이 비쌀 시기이고 앞으로의 성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전체적인 투자 시장이 얼어붙고, 업황은 더욱 좋지 않은 상황에서 GFFG가 역으로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대규모의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GFFG는 브랜드 기획사입니다

 

GFFG라는 이름의 뜻은 ‘좋은 음식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Good Food For Good’이라는 의미인데요. 이름처럼 GFFG는 총 9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노티드일 테지만, 다운타우너, 리틀넥, 호족반 등 나머지 라인업도 만만치 않습니다. 확장 속도도 엄청나서 올해만 해도 2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였고, 이번 달 안에 다시 2개를 더 선보일 예정이라 합니다. 이처럼 브랜드를 기획하고 성공시키는 능력이야 말로 GFFG의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고요.

 

 

GFFG는 인스타그래머블한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출처: @downtowner.official, @cafenotted)

 

 

특히나 GFFG는 패션의 감성을 외식업에 이식한 걸로 유명했습니다. 맛과 합리적인 가격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여기에 ‘심리적 킥’을 더한 것이 비결이었는데요. 각 브랜드, 매장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비주얼 한 킥을 주면서 고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별한 광고 없이도 이러한 감성은 인스타그램을 타고 삽시간에 번져 나갔고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GFFG의 이준범 대표는 아이돌 소속사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브랜드의 성공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남도록 업무를 체계화시켰고요. 이를 바탕으로 햄버거부터 중식, 디저트, 피자까지 메뉴의 한계 없이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GFFG는 철저하게 직영 매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을 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함이라 합니다. 또한 출점 지역도 까다롭게 선정하는데요. 브랜드의 감성에 어울리지 않는 지역은 아무리 상권이 좋더라도 배제한다고 합니다. 메뉴 역시 필요하다면 운영이 어렵더라도 다양화시키는 걸 겁내지 않는다고 하고요. 즉 실리보다는 브랜드 구축에 더 집중한 겁니다. 이러한 부분은 어찌 보면 전통적인 외식업의 가장 큰 거목인 백종원 대표의 철학과는 상반된 것이기도 한데요. 더본코리아는 소수의 핵심 메뉴에 집중한 가게를 빠르게 확장하여 규모를 키우는 것에 집중했다면, GFFG는 확장 속도는 떨어지더라도, 소수라도 열렬한 팬덤을 지닌 방향성을 선택한 겁니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GFFG의 매장들은 지점들이 많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웨이팅을 해야 입장 가능한 곳이 많습니다.

 

 

규모는 커머스와 IP로 키울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큰 볼륨을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식업 특성상 규모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비용 관리가 어려워서 수익 또한 무한정 늘려갈 수 없고요. 이는 마치 직영점 기반의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요.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이론적으로는 훌륭하더라도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GFFG가 투자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건, 이에 대한 확실한 출구 전략을 마련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커머스인데요. GFFG는 컬리 등과 협업하여 외식 브랜드 기반의 밀키트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품화는 매장 확장 여부와 상관없이 큰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고요. 동시에 앞서 언급한 철저한 브랜드 관리가 더욱 빛을 발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최고의 히트작 노티드에서 발견한 IP 비즈니스 기회는 GFFG를 더욱 매력적인 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노티드는 단순한 도넛 브랜드를 넘어서 캐릭터 IP로 성장 중인데요. 이미 많은 콜라보 상품을 히트시킨 바 있습니다. 이렇게 외식 매장에서 커머스 상품으로, 여기에 콘텐츠 비즈니스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켜가고 있는 GFFG니, 성장의 한계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지워버리고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