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copy: 마이크로카피』를 다시 꺼내 읽었다

 

 

UX 라이터로 처음 시작할 당시엔, 글쓰기를 좋아한다면 어느 정도는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무를 맛보곤 현타가 왔다. UX 라이팅은 글쓰기 이상의 무언가를 끊임없이 요구했다. UX 라이팅에 대한 나의 생각을 하나씩 실험대 위에 올려놓을수록 역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때 다시,『Microcopy: 마이크로카피』 를 정독하기 시작했다.

 

 


 

 

▒ UX 라이팅은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기술’이다

 

‘기술’이란 표현을 쓰는 이유는 UX 라이팅의 다학제적(여러 학문의 협력)인 면모 때문이다. ‘글쓰기’라는 기본기는 물론이고, UX 설계에 대한 개념, UX 리서칭, 사용자경험 디자인, PO(Product Owner) 마인드, 마케팅까지 모두 아울러 라이팅을 논할 수 있다면 비로소 ‘프로다운’ UX 라이터라고 인정받을 수 있다. 실제로 플랫폼 기업은 이 모두를 아우르는 UX 라이터를 필요로 한다.

솔직히 기회만 있다면 ‘글쓰기 실력’ 하나만 믿고 덤빌 수도 있다. 하지만, 반의 반쪽짜리 UX 라이터가 될 확률이 높다.

 

 

2023년 현재, 배민-야놀자- 차봇 UX 라이터 JD

 

 

▒ UX 라이팅은 관점에 따라 여러 ‘얼굴’을 가졌다

 

‘글쓰기’ 관점에서 보면 문장 성분과 문장의 호응, 용어의 통일, 올바른 표기법 등에 맞게 썼는지가 보인다.

‘UX’ 관점에서 보면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인지, 보이스앤톤은 어떤지, 가독성은 고려했는지가 보인다.

‘전략’ 관점에서 보면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할 수 있는 라이팅인지, 필요한 이슈인지, 사용성에 도움이 되는 문구인지가 보인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사용자를 후킹(hooking)할 수 있는지, 매력적인 글귀인지, 이탈률은 낮추고, 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문구인지가 보인다.

간략한 예시에 불과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다학제적인 면모를 채울 필요충분조건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쓸 수 있기 때문에 UX 라이팅은 ‘기술’이다. 이 분야에 천부적인 능력 따윈 없다고 생각한다. 다방면에서 보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Microcopy UX 디자이너의 글쓰기』, 사골처럼 우러나는 UX 라이팅 인사이트

 

 

사골처럼 우러나는 UX 라이팅 인사이팅

 

이 책에 대한 나의 첫 번째 인사이트는 ‘접점에 있는 언어’였다. UX 라이팅 분야에 호기심이 생기던 순간부터 UX 라이터가 된 순간까지 ‘접점에 있는 언어’란 표현만이 UX 라이팅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접점’이란 단어가 안고 있는 그 ‘깊이’를 가늠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UX 라이팅이라는 분야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였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실무 경험을 쌓아가면서) 다시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을 땐, 다른 표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UX Writing은 단순히 글을 다듬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과 대화를 하는 글’이고, ‘마케팅 DNA’를 담고 있으며,
‘브랜딩의 한 도구’다.

 

 

저자는 UX 라이팅이 대화, 마케팅 DNA, 브랜딩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품고 있다고 말한다. 이 키워드는 UX(사용자경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접점의 언어란 사용자경험의 최전선에 있으며 UX 라이터라면 필히 ‘UX’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writer보다도 UXer가 되어야 제대로 된 UX 라이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깨달은 바는 이렇다. UX 라이팅이 글쓰기 이상의 무언가를 끊임없이 요구했다면, 그건 바로 UXer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Microcopy: 마이크로카피』에서 발견한 UXer 관점의 UX 라이팅 인사이팅

 

①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사이의 언어적 연결은 사용자경험이라는 퍼즐을 완성하는 마지막 한 조각이다.

→ UI/UX 설계에 대한 이해, UX를 위한 UX 라이팅 기술

 

② UX Writing은 UX 디자인과 마케팅 DNA를 모두 담고 있으며 제공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사용자를 유도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텍스트다.

→  전환율은 높이고, 이탈률은 줄이는 전략적 UX 라이팅 방법

 

③ 마이크로카피는 브랜드가 타깃 고객에게 하는 말이다. 마이크로카피가 말이라면 브랜드는 그 말을 하는 사람이다.

→   브랜딩으로 이어지는 프로덕트의 보이스앤톤 구축 방법

 

④ 마이크로카피는 사용자의 실제 커뮤니케이션을 언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대화 형식이기 때문에 인터페이스 어느 지점에, 어떤 말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   긍정적 사용자경험을 이끌어내는 UX 라이팅

 

⑤ 모든 단어가 기회다.

→   기업의 이윤을 높이고,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방법

 

 


 

 

이제 다시 UXer 관점에서 『Microcopy: 마이크로카피』를 읽어보자.

한 번 읽었을 때와는 다른 인사이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UXer 관점의 UX 라이팅 인사이팅<<< 의 문장도 처음에는 표면 그대로만 이해하고 지나쳤던 문장이었다. 하지만, UXer 관점으로 다시 읽기 시작하자 UX 라이터로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UXer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앞으로 그 경험을 나누면서 함께 성장해나가면 좋겠다.

 

접점의 언어를 다루는 UX Writer는 문법적 지식은 기본이고,
맛깔스러운 말재주도 가져야 하며,
마케팅 관점에서 사고할 줄도 알아야 하고,
브랜드의 스피커가 되어 고유의 색(페르소나)을 입힐 줄도 알아야 한다.

 

 

Maudie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