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특허 침해, 미국에서 애플워치를 볼 수 없을까? – 애플워치 특허 분쟁

 

 

 

 

■ 애플워치의 특허 침해 판정, 미국 내 수입금지의 향방을 가를 핵심

 

2022년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애플워치’ 제품이 의료기기 제조업체 얼라이브코어가 보유한 심전도(ECG)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지식재산권 침해 판정의 다음 단계는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로 이어진다.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미국 내로 수입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애플이 자신들이 만든 애플워치를 수입할 수 없다니, 다소 황당한 사건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이번 사안을 여러 관점으로 볼 수 있겠지만, 본질은 “특허 침해”에 있다. 즉, 다른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기술을 모방했다는 것이다. 전자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와 같은 첨단 전자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언제나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문제에 직면한다.

어떤 이유로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일까?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지식재산권 제도가 어떻게 기업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일까?

그 해답은 사업 구조를 살펴보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은 비용 절감,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아시아권 국가에 제품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제품의 디자인과 설계는 미국 본사가 전담하고, 제품 생산은 중국, 베트남 등지에 있는 현지 기업에 맡김으로써 분업과 경영 효율성을 도모한다.

애플이 채택하고 있는 ‘팹리스(Fabless) 기업 경영’은 분업의 고도화된 형태이자, 현대사회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경영 방식이다. 제품의 설계, 기술개발, 마케팅에 집중하고, 제품 생산은 외부 업체에게 위탁하는 경영 방식을 말한다. 제조 설비를 직접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등의 다양한 법적 리스크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인건비가 저렴한 타국에서 제품을 제조함으로써 국가 간 인건비 불균형을 활용할 수 있고, 다국적 기업에게 수익성을 개선하는 폭넓은 선택지가 된다.

그러나, 이번 사안과 같이 애플이 타국에서 제조한 제품을 미국 내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지식재산권 이슈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여러 시사점을 준다. 지식재산권이 만들어 낸 국가 간 장벽은 생각보다 높다.

 

 

 

 

■ 지식재산권은 국가 간 장벽을 만들어 낸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지식재산(IP)’이라는 필터를 통해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지식재산권은 국가 간 힘의 불균형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불균형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강화하려는 국가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각국은 자신들이 주도할 수 있는 각자의 이슈를 활용하여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유럽에서는 전기자동차나 탄소배출권과 같은 환경 이슈를 선점하여 자신들의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을까?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차치하고서라도, 자신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장치로서 바로 ‘지식재산권’을 활용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은 보이지 않는 국경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지식재산 제도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한 발명자, 기업에게 강력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강력한 유인으로 기능한다.

백신을 개발한 기업에게 1000억 원을 주는 일차원적인 보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기술을 일정 기간 독점함으로써 그 이상의 수익을 얻을 기회를 제공한다. 지식재산 제도는 조금 더 고도화된 자본 배분의 정책이자, 우리 사회와 기업을 굴러가게 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국가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기술을 일정 기간 독점하는 룰(Rule)을 만들어 줌으로써,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한다.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기업에게는 제제를 가하고, 국경을 닫기도 한다.

미-중 갈등의 이면에도 지식재산권 분쟁이 내포되어 있는 것처럼, 선진국이 쌓아 올린 무형의 자산은 지식재산권이라는 법적 테두리를 통해 더욱 강화되고, 다른 기업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다른 기업의 기술을 따라한 기업은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기업 활동에 법적인 제약이 생긴다. 미국 시장이 중요한 기업에게는 이러한 제약은 사업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내리는 특허 침해 판정은 미국 내 유통의 입구에서 특허 침해품을 막는 조치이자, 다른 기업의 미국 시장 활동을 제한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 길어지는 분쟁, 미국 대통령의 결단으로 마무리되거나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할 수도

 

다시 돌아와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판결 내용을 살펴보자.

A. ITC는 애플(Apple)의 애플워치가 얼라이브코어(AliveCor)의 특허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출처: USITC 판결문 (Apple vs. AliveCor), 2022.12.22.

 

 

B. ITC는 수입 금지 조치를 당장 시행하지 않고, 특허 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수입 금지 조치 시행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출처: USITC 판결문 (Apple vs. AliveCor), 2022.12.22.

 

 

USITC가 판단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애플워치는 얼라이브코어의 특허를 침해하였다. 이에 따라, 애플워치의 미국 내 수입이 금지된다. 둘째, 특허 분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수입금지 조치는 잠정적으로 보류될 예정이다.

USTIC의 애플워치 수입 금지 조치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ITC 조치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고려할 수 있으나, 역대 미국 대통령이 ITC의 수입 금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다소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애플은 얼라이브코어의 선공에 뒤늦게 역공에 나서고 있다. 얼라이브코어의 특허권을 무효화하는 전략이다. 심전도 기술과 관련된 얼라이브코어의 특허가 생존할지, 사라지게 될 지에 따라서 ITC의 수입금지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다.

분쟁이 길어지는 과정에서 라이선스 계약이나, 양사 간의 합의로 마무리되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얼라이브코어의 USITC 제소는 생산과 설계가 분리된 애플의 약점을 파고드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애플의 마지막 반격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