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여전히 채식주의를 떠올리실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비건은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며, 비거니즘은 ‘채식주의’의 한 형태이다. 비거니즘은 동물로부터 얻은 원료를 섭취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단순히 식습관에 국한된 것이 아닌 동물 착취 없이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단순히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동물과 지구 환경의 건강으로까지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더욱이 주소비층인 MZ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비하는 ‘미닝아웃’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며 주요 미닝아웃 대상인 비건 시장 역시 매년 빠른 속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럼 어떤 산업에서 비건 인구를 사로잡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을까? 

오늘 엠포스에서는 비건 인구를 타깃으로 한 비거노믹스의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비거노믹스란?


 
 
 
 
 

 

 

비거노믹스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Economics)’를 합친 말로, 비건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비거노믹스 시장은 대체육 시장을 포함한 식품 시장이지만 최근 뷰티, 패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비거노믹스 사례들을 살펴볼 수 있다.

 

 

식품


 

 

먼저 가장 큰 시장인 식품 산업의 비거노믹스 사례부터 살펴보자.

 
 
 
 
* 출처 : 신세계푸드(www.shinsegaefood.com)

 

신세계 푸드는 2021년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런칭하여 다양한 비건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컨텐츠에서 소개해 드렸던 고기 없는 정육점, ‘더베러’ 팝업스토어가 바로 이 베러미트의 제품들로 이뤄져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번 달부터 신세계 푸드의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에서 베러미트의 식물성 대체육 패티가 사용된 버거 ‘베러버거’가 출시되었다. 노브랜드 버거는 이미 지난 4월,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버거용 빵 ‘베러 번(Better Bun)’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한 적이 있다. 이번에 출시된 베러버거에서는 베러미트를 활용한 패티와 베러 번, 그리고 치즈, 소스까지 버거의 4대 재료를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고 한다.

피자 프랜차이즈인 ‘파파존스’는 지난 2월, 한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하며 ‘그린잇 식물성 피자’ 2종을 출시했다. 그린잇 식물성 피자에 사용된 치즈는 영국 비건 협회에서 인정한 비건 치즈 쉬즈(Sheese)사의 치즈로, 우유 대신 코코넛오일, 전분, 대두 식이섬유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유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건은 물론 유당불내증으로 피자를 즐길 수 없던 소비자들도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벌 없이 생산한 꿀 개발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스타트업 ‘멜리비오’가 개발한 비건 꿀, 멜로디다. 멜리비오는 평생 12 티스푼 정도의 꿀을 생산하는 벌의 꿀을 가져오는 현재 상황에 주목하여 합성 생물학, 정밀 발효, 식물 과학을 바탕으로 벌 없이 꿀을 만들어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멜로디는 식물 추출물로 만들어졌지만 자연의 꿀과 거의 동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며 올해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하여 현재 일부 미국 레스토랑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중 유럽 시장에도 유통될 예정이라 하는데, 곧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음료


 

 

식품 못지않게 우유를 대신할 대체유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수많은 식물성 대체 우유를 마트부터 카페까지 다양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귀리를 사용한 오트 밀크부터 아몬드, 콩, 밀 등 다양한 대체유 제품이 보이고 있다.

대체유를 가장 손쉽게 만나 볼 수 있는 곳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이다. 대표 프랜차이즈 카페인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 2021년 9월부터 우유 대신 자체 개발한 식물 기반 대체 우유 ‘오트 밀크(귀리 우유)’를 옵션으로 추가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 ‘폴바셋’에서는 올해 초부터 매일유업이 개발한 귀리 음료 ‘어메이징 오트’를 우유 대신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등 많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점차 오트 밀크가 우유 대체 옵션으로 추가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출처 : 빙그레(https://www.bing.co.kr/)

 

 

‘빙그레’는 지난 3월, 빙그레의 대표 상품, 바나나우유의 비건 버전 ‘식물성 바유’를 선보였다. 식물성 바유는 우유 대신 아몬드와 소이를 베이스로 한 아몬드 페이스트와 원액 두유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 제품은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도 획득했다.

 

 

뷰티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과 함께 판교점, 목동점 3곳에 ‘비클린(B.CLEAN)’을 운영하고 있다. 비클린은 현대백화점이 직접 큐레이션 한 웰니스 뷰티 편집샵으로, 현대백화점이 자체 소싱한 비건 제품들과 함께 ‘비클린 스탠다드’를 통해 검증한 인디 뷰티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비클린 스탠다드에는 비건,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 FSC(국제삼립관리협의회) 인증과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비건 인증을 포함 여러 조건이 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 높은 매출 기록을 달성하며 입점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LF는 패션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미 지난 2019년 10월 비건 뷰티 브랜드인 ‘아떼 뷰티’를 런칭하여 비건 뷰티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아떼 뷰티는 100% 비건 뷰티를 지향하며 동물 실험을 배제하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제조 시설부터 철저히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포장재까지도 신경 써 국제산림관리협회의 인증을 획득한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100% 식물성 원료와 100% 종이 패키지로 만든 멀티밤 ‘그린그린밤’을 출시하기도 했다.

 

 

패션


 

 

패션계에서는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되는 컨셔스 패션이 트렌드다. 특히 쉽게 변할 것 같지 않아 보이던 명품 패션 업계에서 비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에르메스는 미국의 친환경 스타트업 마이코웍스와 독점 계약을 하고 마이코웍스의 기술을 사용한 ‘실바니아’를 활용, ‘빅토리아 백’을 출시했다. 실바니아는 버섯 뿌리 부분의 균사체를 통해 우리가 흔히 아는 가죽과 비슷하게 만든 인조 가죽이다. 촉감부터 내구성이 기존 가죽과 흡사하다는 평을 받았음에도 생산 과정도 매우 친환경적이라고 한다.

또 다른 명품사, 루이비통은 천연 바이오 소재와 리사이클 재료를 사용한 ‘찰리 스니커즈’를 공개했다. 스니커즈의 메인 부분에는 옥수수를 활용한 바이오 플라스틱과 재활용 폴리에스테르의 합성 소재를, 그 외 밑창, 안감, 신발 끈 등에도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 또는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 더불어 제품 포장에서도 재활용 판자, 식물성 잉크 등을 활용했다고 한다.

 

 

자동차


 

 

비건 자동차. 굉장히 이질적인 단어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실제 BMW, 현대, 기아 등 여러 기업에서 비건 모델들이 차례대로 출시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전략 중 하나가 레더 프리(Leather Free), 즉 ‘가죽 소재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 3월, 기아자동차가 공개한 전기차 EV9이 레더 프리가 적용된 모델이다. EV9 시트 전체에는 가죽 대신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폴리우레탄이 적용되었으며 그 외에도 바닥재에 폐어망이, 도어트림 등에는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생한 원단이 사용되는 등 10가지 이상의 친환경 소재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기아뿐만이 아니다. 현대 자동차 역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에 사탕수수 폐기물, 화산석 등의 천연 재료를 사용했으며, 넥쏘, 제네시스 모델도 친환경 인테리어를 사용해 선보인 바 있다. 더불어 BMW는 지난해 비건 인테리어를 적용한 모델을 2023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BMW가 선택한 비건 인테리어에는 동물 가죽 대신, 촉감과 기능성이 유사하고 내구성은 더 좋은 신소재를 활용하여 전체 구성 요소에 동물성 원료를 1% 미만으로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말 다양한 산업의 비거노믹스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사례들을 쭉 훑어보면 비건 상품 출시에는 인증이 필수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비건 인증을 받고 이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건 인증 기관은 한국비건인증원부터 브이라벨까지 5가지 정도로 추려볼 수 있다.

 

 

 

 

이 중 특히 프랑스의 이브 비건은 실사까지 진행하는 인증 기관으로 신뢰가 높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비거니즘 시장이 커질수록 비건이 선택할 수 있는 소비는 더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참고 인내하는 대신 신념을 지키고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즐거운 건강관리를 선호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헬시플레저 트렌드! 다음 컨텐츠에서는 헬시플레저로 인해 바뀐 소비 트렌드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당 글은 엠포스 디지털 마케팅 그룹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