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랜드는 왜 콘텐츠를 만들까?

2 좋은 브랜드 콘텐츠란 무엇일까?

 

안녕하세요, 작가 주넌입니다. 여러분은 자주 챙겨보는 브랜드의 콘텐츠가 있나요? 최근 몇 년간, 업종을 불문하고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작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사가 된 것처럼 말이죠.

심지어는 미디어 회사인 ‘중앙일보’도 ‘폴인’이라는 지식 콘텐츠를, ‘매거진B’도 ‘SpreadbyB’라는 뉴스레터를 제공하는 시대입니다. 요즘 콘텐츠를 제작하는 브랜드는 어쩔 땐 작가 같기도, 유튜버 같기도 합니다.

왜 브랜드는 콘텐츠를 제작할까요? 오늘은 브랜드가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와 제가 생각하는 좋은 브랜드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지속해서 방문할 이유, 콘텐츠

브랜드는 왜 콘텐츠를 만들까?

 

고객과 깊고 지속적인 관계 맺기

 

‘구매하고 땡’. 요즘 브랜드가 가장 유도해선 안 될 고객의 행동입니다.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그들의 삶에 침투해야만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고객 곁에 머물기 위해선, 소비의 대상을 넘어 함께 삶을 가꿔나갈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브랜드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들 수 있도록, 고객이 브랜드를 더 깊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과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사람과 똑같습니다. 브랜드는 고객과 자주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마주치는 접점을 늘려, 서로 유대관계를 쌓아야 하죠.

그러나 상품과 서비스 이야기만으로는 고객과 자주 만나기 힘듭니다. 고객들이 매일 상품을 구경하지 않을뿐더러,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신상품이 매주 출시되는 것도 아니죠. 고객의 시선이 항상 브랜드에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고객과 자주 만날 명분, 콘텐츠

 

 

출처 : 유 퀴즈 온 더 튜브

 

 

최근 많은 브랜드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마주칠 수 있는 접점을 늘리고 있죠. 

현대인과 콘텐츠는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현대인은 콘텐츠의 바닷속에서 살고 있죠. 지하철 안에서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거나,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책을 읽기도 합니다. 이처럼 콘텐츠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죠.

그렇기에 콘텐츠는 고객의 매일에 침투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소비의 순간을 넘어 고객과 지속해서 소통할 수 있는 도구 역할을 하는 것이죠. 매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할 순 없지만, 고객이 매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로 다가갈 수는 있습니다.

동네 미용실에 가보면, 파마를 하지 않는 날에도 동네 할머님들은 미용실에 방문합니다. 미용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미용실을 방문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죠. 

브랜드도 동네 미용실처럼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것 이외의 방문할만한 이유, 즉 콘텐츠를 마련해야 합니다.

 

 

출처 : 오늘의집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의 콘텐츠들이 이 역할을 매우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꾸며 놓은 집에 온라인으로 집들이를 가기도, 또 생활 노하우를 배우기도 하죠. 

또 대부분의 콘텐츠가 고객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라는 점이 고객으로 하여금 자주 방문하고 싶도록 합니다. 커뮤니티 속에서 고객 서로가 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오늘의 집’은 제품을 구매할 동기가 아니더라도, 콘텐츠를 통해 고객이 자주 방문할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늘의집’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죠. 

결과적으로 ‘오늘의집’의 콘텐츠 그리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 고객 커뮤니티로 인해 ‘오늘의집’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더 깊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콘텐츠에 제품 이야기가 빠지는 이유

 

 

 

 

제가 생각하는 브랜드 콘텐츠의 목적은 지속적으로 고객과 마주하여, 관계를 맺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고객의 삶 곁에 브랜드가 함께하길 바라는 것이죠. 

이 관계는 고객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공통의 지향점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대카드 정태영 CEO는 이제 소비는 생활의 빈 곳을 채우는 행위에서 자아를 표현하는 행위로 변화하였다고 말했습니다. 상품의 성능과 효과가 아닌, 브랜드의 생각과 철학이 통하는 브랜드와 관계 맺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콘텐츠에 직접적인 제품 이야기가 점차 빠지고 있는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정성’입니다. 브랜드가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지향점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른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관계 맺으려고 한다면, 당연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보험을 권하는 친구가 아닌 함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관계가 돼야 합니다. 비즈니스가 아닌철학과 생각이 드러난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지금 당장 구매 동기가 없는 사람들이 제품/서비스 이야기를 섭취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고객이 항상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죠. 구매에서 벗어난 이야기만이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점차 제품과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시간을 지속적으로 내어서 까지 광고의 다른 버전을 시청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즐길 콘텐츠가 널린 현 시대에서, 제품이야기가 담긴 콘텐츠는 관심 받지 못합니다.

복합 문화 공간이 뜨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매만이 가능한 숍보다 구매하지 않더라도 맘 편히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에 더 자주 방문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죠.

 

 

 

 

브랜드 콘텐츠의 경쟁 상대는 타 브랜드의 광고가 아닌 고객이 평소에 즐겨보는 다른 콘텐츠입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그들이 섭취하는 콘텐츠 리스트 사이에 브랜드 콘텐츠가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제품/서비스 그리고 브랜드가 우선입니다. 콘텐츠 회사가 되어선 안되죠. 또 브랜드만의 다움이 정립되지 않았다면, 콘텐츠는 공허해질 뿐입니다. 

‘상품과 서비스’는 사람, ‘다움’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며, ‘콘텐츠’는 관계 맺기 위한 대화입니다. 성격 가치관 등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대화가 즐겁기 어려우며 당연히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다움, 이득, 그리고 이야깃거리

좋은 브랜드 콘텐츠란 무엇일까?

 

브랜드가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지속적으로 관계 맺기 위해선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먼저, 고객들이 콘텐츠를 섭취할 명확한 이유를 제공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사람들의 일상 속 대화에 오르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1) 고객에게 이득이 되는 콘텐츠

 

브랜드 콘텐츠는 고객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이득이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 콘텐츠 외에도 섭취할만한 콘텐츠는 널렸습니다. 고객의 한정된 시간 아래, 다른 콘텐츠를 제쳐두고 우리 브랜드의 콘텐츠를 섭취할 만한 이득을 제공해야 합니다.

무언가 얻을 수 없는 콘텐츠는 고객의 콘텐츠 리스트에 올라갈 수 없습니다. 재미나 유용한 정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나 미적 쾌감 등 얻어가는 게 분명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고객에게 어떤 이득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때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고객의 니즈입니다.

브랜드는 고객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그들이 알고 싶고 지속적으로 얻고 싶은 것이어야만 하죠. 상품과 서비스가 다 못 긁어주는 가려운 곳을 콘텐츠가 긁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무신사’가 패션에 관심을 막 가지는 사람에게 코디법을, ‘오늘의집’이 처음 시작하는 자취생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출처 : 알성달성

 

 

‘올바른 성문화’를 이끄는 섹슈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바른생각’은 고객이 원하는 숨겨진 이득을 발견하고, 이를 콘텐츠로 발전시켰습니다. 

‘바른 생각’은 ‘유미의 세포들’, ‘그림비’ 등과의 콜라보를 통해 콘돔 패키지를 장식하거나, ‘피팅룸’ 캠페인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콘돔을 찾아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건강한 성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바른생각‘만의 다움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성에 대한 건강한 대화를 이끄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숨겨야 할 것으로 여겨졌던 ’성‘에 대해 부끄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브랜드죠.

‘바른생각’은 게시판에서 제품이 아닌 성에 관한 질문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성에 관해 맘 편히 질문할 곳이 없는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객들이 알고 싶은 정보를 발견한 ‘바른생각’은 건강한 성이라는 주제로 쉽게 알 수 없는 성 관련 지식을 재밌게 알려주는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바른생각’의 유튜브 채널 ‘알성달성은 성관계 지식, 올바른 성인식 등 한국 사회에선 쉽게 얻을 수 없는 유용한 정보가 담긴 콘텐츠를 제공하여, 현재 구독자 수 20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또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서브 채널에서도 정확하고 올바른 성 관련 정보를 무겁지 않고 위트 있게 전달합니다.

물어보기 껄끄러웠던 성 관련 정보들을 담은 ’바른생각‘의 콘텐츠는 고객이 시간 내어 섭취할만한 이득을 제공합니다. 또한 콘텐츠들의 존재 자체가 ‘바른생각’이 지향하고 있는 바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하죠.

결과적으로 ‘바른생각’은 국내의 어떤 교육자료보다도 더 재밌게 성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되었습니다. 이 콘텐츠를 통해 관계 맺은 고객들은 ‘바른생각’의 지향점과 신뢰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바른생각’과 더 친해지게 되었죠.

이처럼 콘텐츠 속에는 고객이 원하는 이득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브랜드가 무얼 줄 수 있으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2) 다움이 담긴 콘텐츠

 

또한 고객에게 이득을 주는 동시에, 브랜드 콘텐츠에 자신만의 ’다움‘ 빠져선 안됩니다. 

고객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콘텐츠더라도, 그저 재미만 전달된다면 이는 브랜드 콘텐츠의 본질을 상실한 것입니다. ‘아 이런 생각을 가진 브랜드구나?’ ‘아 이런 느낌의 브랜드!’라는 것을 콘텐츠에서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관계를 맺기 위해선 브랜드의 깊은 생각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는 브랜드만의 ‘다움‘을 담을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고객에게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전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의 지향점을 슬로건에 담고, 홈페이지 속 about 탭에 담아봐도, 고객에겐 결국 스쳐 지나가는 정보일 뿐이죠. 

그러나 브랜드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다움’을 더 쉽고 재밌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제작한 콘텐츠에는 기본적으로 물음표가 붙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왜 토스가 책을 내지?’. ‘왜 29cm가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지?’ 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다움’은 더욱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품과 서비스이 아닌 이야기 구조의 일상에 가까운 콘텐츠에선 브랜드만의 ‘다움’을 고객이 공감하도록 합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공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콘텐츠의 역할입니다.

브랜드 콘텐츠는 상품과 서비스의 역할을 대체하기도 합니다. 츠타야의 창립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현대사회의 라이프스타일을 ‘생활의 패션화’로 정의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자신만의 취향과 표현이 담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죠.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확립하기 위한 샘플을 영화, 음악, 소설에서 발견한다고 말합니다.

브랜드 또한 영화, 음악, 소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정립하기 위한 자아 표현의 도구로 활용됩니다. 자신이 소유한 브랜드의 상품/서비스가 자신을 대변할 수 있도록 두는 것이죠. 

여기서 브랜드 콘텐츠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고 콘텐츠를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브랜드 콘텐츠는 브랜드를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죠.

 

 

출처 : 현대카드 DIVE

 

 

2019년 현대카드’가 출시한 어플 ‘DIVE’ 속 콘텐츠들은 현대카드의 ‘다움’이 잘 드러난 브랜드 콘텐츠 사례입니다.

‘현대카드’는 보수적인 금융회사답지 않은 행보를 보입니다. 국내 최초로 기업 서체를 제작하기도, 컬러풀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카드 디자인을 출시하기도 합니다. 또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콘서트를 주최하기도 ,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전문서적을 만날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기도 하죠.

현대카드와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음악, 책, 여행, 건축, 디자인 등 문화는 인간이 향유하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단어죠. 사람들은 이 넓디넓은 문화 속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 가꿔 나갑니다. 그리고 이는 곧 소비로 발현되죠.

금융 회사가 문화에 집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독특해 보이지만, 사실 소비와 가장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우리의 소비에는 우리의 문화 취향이 묻어나기 때문이죠.

‘현대카드’는 이 지점을 포착하고, 이전부터 계속 ‘문화’에 주목하고 이를 실천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움직임이 ‘현대카드’만의 다움으로 정립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기업‘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브랜드가 되었죠.

그리고 현대카드는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 어플리케이션 ‘DIVE’ 출시했습니다. ‘DIVE’는 ‘디자인’, ‘건축’, ‘음악’부터  ‘여행’, ‘스타일’, ‘테크’까지 취향 맞춤형 정보가 가득합니다. 고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가꿔나갈 수 있도록 하는 큐레이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합니다.

저는 주로 주말에 방문할 곳을 고민할 때, ‘DIVE’의 콘텐츠를 참고합니다. 카페부터 미술관, 숍까지 취향을 가꿔나갈 수 있는 공간을 자주 큐레이팅해 주기 때문이죠.

카드사가 취향 발견 어플리케이션을 만든 것. 저는 이 어플리케이션이 현대카드가 얼마나 문화에 진심인지를 더욱 잘 보여주었던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베타 서비스가 시작된 지 6개월 만인 1월 말 기준 무려 5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기도 했죠. 

이제 ’현대카드‘가 말하는 문화, 취향, 소비의 연결고리가 공감이 가기 시작합니다. 또 이러한 콘텐츠만으로도 자신의 취향에 진심인, 문화생활에 진심인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죠. 현대카드와 고객이 ‘취향’이라는 단어를 바탕으로 관계를 맺게 된 것입니다.

 

 

(3)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콘텐츠

 

마지막으로 콘텐츠는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들에게도 이야기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쌍방향의 소통이 가능할 때, 브랜드와 고객 간의 관계는 더 돈독해집니다.

또한 브랜드는 사람과 사람 간의 이야기, 즉 입소문을 통해 알려집니다. 브랜드가 직접 말하는 것들은 매력이 떨어지고 있죠. 브랜드는 소통하고 공유할만한 이야깃거리를 던져야 합니다. 고객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 혹은 고객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면, 더욱더 브랜드와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사람들은 모두 개인의 미디어 채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채널은 굉장히 강력하죠. 개인 미디어가 중요해진 지금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지 못하는 정보는 쉽게 사라집니다.

그러나 제품/서비스 이야기만으로는 이야깃거리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 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야만 하죠. 100만 화소짜리 핸드폰 카메라보다 스쳐 지나갈 일상을 담기 위한 핸드폰 카메라를 이야기하기에 훨씬 좋습니다. 또 실밥 하나 튀어나오지 않은 가방보다 가방을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장인의 이야기가 더 소통하기 좋은 소재입니다.

즉, 고객들의 입에 오르내릴 이야기는 제품과 서비스 너머의 과정에 있습니다. 고객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과정의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의 이야기가 공유와 소통을 유도하면, 브랜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큰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모베러웍스’와 ‘오롤리데이’가 이야깃거리를 던지는 방식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브랜드입니다. 

‘모베러웍스’와 ‘오롤리데이’ 모두 자신들의 브랜드를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콘텐츠에 달린 코멘트를 기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모베러웍스의 2번째 시즌의 메시지인 ‘TMI(Too Much Income)’는 돈에 대한 농담에 대해 구독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탄생하였죠.

또 두 브랜드 모두 ‘일’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이야기하며 의견을 공유합니다. 예를 들면, 오롤리데이가 일과 번아웃에 대한 콘텐츠를 올리면 댓글에는 자신만의 잘 쉬는 법을 공유하며 소통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고객과 더 깊은 관계는 물론이며 팬덤을 바탕으로 더 넓게 퍼질 가능성 또한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브랜드 콘텐츠는 고객의 콘텐츠 리스트에 오를 수 있도록 이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브랜드만의 다움과 연결고리가 있으며, 고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 기준이 담긴 브랜드 콘텐츠는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합니다.

 

 

 

고객이 볼만한 형식과 채널

 

그렇다면 어떤 채널에서 브랜드의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까요? 고객과 가까이에 있는 형식과 채널을 활용해야 합니다. 증권가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평일 점심시간에 여의도 공원을 어슬렁거리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겠죠. 콘텐츠는 타깃하는 고객과 더 쉽게 자주 마주칠 수 있는 곳에서 익숙한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팝업스토어의 위치, 브랜드 공간의 위치를 정할 때와 비슷합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모터바이크 문화를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이들은 최근 삼청동에 한옥을 모티브로 한 카페를, 또 성수동에 거대한 주차장처럼 만든 레스토랑을 세웠습니다. 

자신들의 문화에 공감해 줄 사람들이 삼청동 그리고 성수동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성수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바이크 카페들이 모여 있는 곳이며, 삼청동은 서울 내에서 손꼽히는 라이딩 코스이죠. 라이더가 자주 방문하는 지역에 이들이 쉴 수 있는 쉼터로써의 역할인 카페를 세운 것입니다.

 

 

출처 : 넷플릭스

 

 

기존 택시 비즈니스에 대한 더 나은 이동을 고민하는 타다’의 대표 콘텐츠인 ‘타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이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타다’의 시작부터 정체 그리고 부활을 다룬 이야기를 바라봐 줄 사람은 스타트업 그리고 현 대한민국의 초상에 관해 관심 있는 사람들입니다. ‘타다’의 깊은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들에게 적합한 형식이 바로 타다의 모든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다큐멘터리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채널이 꼭 독특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익숙하고 친근한 곳이 전략적으로 더 유리하죠. 이처럼 고객이 접하기 쉽도록 혹은 그들이 향유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들 수 있는 채널과 형식을 선정해야 합니다.

 

 


 

 

콘텐츠, 선택이 아닌 필수

 

많은 브랜드가 고객의 삶 가까이에 머물고 싶어 합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들의 삶과의 연결고리에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 너머의 그들의 철학이 담겼을 때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해줄 최고의 도구가 바로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아티클에선 글 위주의 콘텐츠가 많이 소개되었지만, 젠틀몬스터의 아트워크, 29cm의 플레이리스트 등 텍스트 이외의 콘텐츠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브랜드의 오프라인 공간 또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는 고객과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소통하며, 그들의 삶 곁에 남아있어야 하죠. 그렇기에 이들과 지속적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콘텐츠는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느껴집니다. 

 

 

마지막 한마디

 

대학교에 올라가면 아무리 친했던 고등학교 친구와도 멀어지게 되는 걸 보면, 자주 만나는 게 서로의 관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습니다. 브랜드도 고객과 가까워지려면, 더 자주 만나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주넌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