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봐야 빈 곳을 채울 수 있습니다.

 

 

‘대표’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작은 기업의 대표가 회사의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부터 돈과 유능한 동료들이 넘쳐나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다 비슷합니다.

 

 

0. 사업의 큰 그림을 머릿속에 그린다.
1. 가장 먼저해야 할 일에 대표 본인이 뛰어들어 성과를 낸다.
2. 그 성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일에 능숙해진다.
3. 이 일을 매뉴얼화한다.  
4. 직원을 채용해 이 일을 위임하고 안정화시킨다.    
5. 다시 큰 그림을 본다. (수정이 필요하면 수정한다.)
6. 그다음 해야 할 일에 또 뛰어들어 성과를 낸다.

다시 2로 돌아가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유능한 대표님들은 실무와 큰 그림을 둘 다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말 바쁩니다. 

카메라 렌즈가 줌인-줌아웃을 하듯 개인의 일(=당장 실행해야 할 단편적인 실무)과 기업의 일(=기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야 할 시스템)을 넘나듭니다. 

이런 분들은 ‘이거만 하면 대박 난다’라는 가짜들의 어설픈 유혹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내 사업에서 이 일의 의미는 ~다’, ‘다음 플랜은 ~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정도의 성과가 나와야 한다’라는 탄탄한 맥락 안에서 본인이 해야 할 업무와 직원들의 업무를 꼼꼼하게 챙깁니다. 

 

 

마케팅에도 큰 그림이 필요합니다. 

 

 

 

 

마케팅도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마케팅은 사업 그 자체와 깊게 얽혀 있습니다. 작은 기업의 대표님들은 마케팅의 큰 그림을 항상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야 합니다. 대행사나 직원을 쓰더라도 그들의 업무는 대표님이 그리고 있는 그 그림 안에서 한 방향으로 실행되어야 합니다. 

대표라면 마케팅을 단순히 ‘광고 잘 돌리는 것’, ‘랜딩페이지 잘 만드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고 접근하면 안 됩니다. 고객의 관심 + 돈을 우리 기업으로 흐르게 만들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 우리에게 어떤 마케팅 액션이 필요한지 의사결정 할 수 있습니다.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의 어느 부분을 보완해야 하고, 어느 부분을 잘하고 있는지 평가도 할 수 있고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색을 칠하다 보면 우리 기업만의 마케팅 큰 그림이 완성됩니다. 그림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광고비 대비 매출액은 올라갑니다. 그림의 색이 선명해지면 흔히 말하는 ‘브랜딩’도 자연스럽게 마케팅 업무에 스며듭니다.  

 

 

1. 타깃고객을 선정한다
2. 그들에게 전할 가치와 메시지를 만든다
3. 그들을 만날 방법을 찾는다
4. 그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긴다
5. 그들에게 신뢰를 얻는다
6. 그들을 고객으로 만든다
7. 그들이 감탄하게 만든다
8. 그들을 우리의 단골로 만든다
9. 그들을 우리의 열렬한 팬으로 만든다
10. 좀 더 넓은 타깃고객을 위한 가치와 메시지를 기획한다. 

위 과정을 계속 반복하며 우리만의 마케팅 시스템을 만든다. 

 

 

 

 

 

‘마케팅’하면 떠오르는 업무의 대부분은 이 과정 어딘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님은 각각의 업무가 길을 잃고 흩어지지 않도록 이 과정을 머릿속에 넣고 계셔야 합니다. 각 과정에서 어떤 시도들이 있었는지 정리를 해두시면 더욱 좋습니다. 직원이나 전문가에게 일을 위임할 때 그 기록을 함께 전달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이면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죠. 

이 안내서에서는 대표님들이 이 10단계 과정을 거쳐가실 때 도움이 될 이야기들을 핵심만 간추려 다뤄보려고 합니다. ‘가이드와 함께 한 바퀴 둘러본다’는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따라와 주세요. 안내서를 다 읽었을 때쯤엔 우리 회사만의 마케팅 큰 그림이 어렴풋이 그려지실 겁니다. 

 

 

 

 

박상훈 (플랜브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