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난달 OpenAI의 Devday에서 샘 알트먼은 GPTs 출시를 발표했다. GPTs는 말그대로 GPT의 모임으로, 유저가 원하는대로 GPT를 가공하여 자신만의 각양각색 커스텀 GPT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해당 기능은 유료 구독자 전용으로, ChatGPT 4.0 상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https://brunch.co.kr/@f7413a9d5cff457/36

 

이 글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GPTs는 이미 정해진 방향성이었다. 특정 분야에 지식과 데이터가 집중된 소형 GPT를 통해 광범위하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그럭저럭 생성AI보다는 조금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AI를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나아가 사용자가 원하는 GPT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높은 자유도와 유연성을 기반으로 이를 결국 차세대 App Store화하여 전세계 AI 마켓플레이스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오픈 AI의 큰 그림이다. 

근데 엊그제 발표한 것도 아니고 갑자기 웬 뒷북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뒷북은 맞다. 근데 오늘 글을 쓰게 된 이유는 Devday 발표 내용의 전달이 아니라, GPTs를 근 한달간 직접 만들고 사용해 본 후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우선 다양한 GPTs를 만들어봤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Create와 Configure의 두 가지를 활용하면 된다.

 

Create

Create 탭 (출처: ChatGPT)

 

Create 탭에서 원하는 GPT를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GPT Builder에게 설명을 하면 된다(무엇을 만들고 싶냐고 친절하게 질문까지 해준다) 예를 들어 SQL 공부를 도와주는 선생님 GPT를 만들고 싶다면, “SQL 공부를 도와줄 선생님 GPT를 만들고싶어”라는 문구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겠다. 그럼 GPT Builder가 알아서 모델을 업데이트하고, 프롬프트를 생성해준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GPT Builder에게 어떤 요청을 할 때마다 프롬프트가 아예 새롭게 변경된다는 점이다. 프롬프트가 180도 바뀌기 때문에 당연히 성능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Configure

Configure 탭 (출처: ChatGPT)
 

보다 핵심 기능은 Configure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최종 Prompt 자체가 Configure 탭에 있는 Instructions 내 구문이다. 결국 이 Instructions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잘 작성되었는지에 따라 내가 만든 GPTs의 성능이 좌우된다. Create에서 아무리 내용을 잘 전달해도,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GPT가 작성해준 Instructions의 프롬프트가 뛰어나야 좋은 GPT가 탄생할 수 있다. 

Knowledge 또한 재밌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직접 파일을 업로드해서 파일 내용을 GPT에 집어넣으며 GPT를 학습시킬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어 GPT가 읽을 수 있는 파일과 없는 파일이 존재하고, 파일 내 텍스트 정보를 읽어오는 정도이다보니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추론 능력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Knowledge 외에도 Web Browsing, DALL·E Image Generation, Code Interpreter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Web Browsing 기능을 활용하면 GPT가 빙(Bing)을 통해 웹 브라우징을 한 뒤 정보를 제공한다. 직접 웹 브라우징을 수행할 수도 있고, 유저가 링크를 제공하면 해당 링크에 방문하여 정보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미지 생성이나 코드 해석 기능의 경우 워낙에 유명하고 핵심 기능들이다보니 추가 설명은 하지 않겠다.) 

 


 

그래서 뭘 만들었는데?

필자가 만든 뉴스 요약해줘! GPT (출처: ChatGPT)
 

 

분초사회를 바쁘게 살아가는 1인으로서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뉴스 요약 GPT를 만들어보았다. 사용법은 단순하다. 채팅창에 뉴스 링크를 올리면 GPT가 해당 링크를 타고 들어가 정보를 읽어온 다음, 다음의 세 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첫째, 뉴스의 핵심 내용 요약본

둘째, 뉴스 내용의 한줄 요약본

셋째, 도출된 인사이트

 

뉴스를 하나 읽는 데 본래 한 4-5분 정도 걸렸다면, 본 GPT를 활용하여 30초-1분까지 단축할 수 있었다. 링크를 여러 개 올려도 (최대 3개) 순차적으로 요약을 수행하도록 설정했기에 마치 마트에서 장 보듯이 기사들을 고른 뒤, 이를 한번에 읽을 수도 있었다. GPT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Create를 통해 임의 프롬프트를 생성하고, 오른쪽 창에서 성능을 테스트하며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GPT의 퀄리티를 높였고, 최종적으로 어느정도 괜찮은 퀄리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 이후에는 Instructions 에서 직접 프롬프트 수정을 했다. (운 좋게 괜찮은 포멧의 프롬프트가 만들어지면, Create는 그만 사용하고 Configure에서 Prompt를 직접 수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선 무엇보다 뉴스 읽는 시간을 기사당 1분 이내로 단축하면서도 주요 내용은 대부분 숙지할 수 있다는 효익이 크게 느껴졌다. 실제 기사 내용을 정독하며 GPT가 제공한 요약본의 정확성을 검증해 본 결과, 충분히 GPT가 제공하는 요약본만 보고도 기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스스로 인사이트를 가지는 데 있어서 어느정도 방향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사이트 도출 기능도 생각보다 쓸모 있었다. 

현재로서는 뉴스 요약본을 받아보는 것에 그치지만 앞으로는 뉴스 요약에서 각종 아티클, 논문 요약까지 기능을 점차 고도화해 볼 생각이다. 프롬프트를 일부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뉴스 요약 프롬프트 일부 발췌>

Multilingual News Summary GPT now follows a structured format for summarizing multiple news articles, processing them one by one. Upon receiving multiple links, the GPT will address each link separately, providing a detailed analysis and summary for each. The format for each article includes three distinct sections:

1. ‘뉴스 요약’: For each link, the GPT provides a comprehensive summary of the article, ensuring that readers grasp the main topic and its essence. Title ‘뉴스 요약’ will be in bold text. Also,  GPT will effectively divide paragraphs to increase the readability, using tab key.

2. ‘한 줄 요약’: This section offers a one-line summary capturing the most important aspect of each article, allowing a quick understanding of the context. Title ‘한 줄 요약’ will be in bold text.

3. ‘인사이트’: The GPT provides insights drawn from each article, encouraging readers to extend their thought process. Title ‘인사이트’ will be in bold text.

한계점

물론 아직까지 GPTs에는 많은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 중 몇가지만 말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링크를 올리면 이를 Bing 브라우저로 접근하는데, 링크 엑세스가 거부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애초에 접근이 안되기에 아무런 결과를 제공할 수 없다. 뉴스 요약 GPT를 예로 들자면, 어떤 언론사는 접근을 막아둔건지 뉴스 링크를 아예 읽지 못했다. 물론 이 경우에는 뉴스 내용을 직접 복붙하면 되지만, 어쨋든 GPT가 접근할 수 있는 링크에는 아직 제한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한국어는 아직 잼병이다. 프롬프트를 영어로 작성해야 성능이 높아진다. 이는 당연한 것이, GPT 자체가 아무리 한국어로 프롬프트를 작성해도 결국 자체적으로 프롬프트를 영어로 변환하여 작성한 뒤 결과물을 제공한다. 이에 말투부터 번역 티가 많이 나고, 한국어로 대답할 것을 요청했는데 영어로 답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답변 생성 속도도 아직 영어에 비해 많이 느린 편이다. 

3. Create를 사용할때마다 Instructions의 프롬프트가 새로 덮어 씌워진다. 어떤 수정을 하고 싶을때는 절대 Create를 활용하여 수정하면 안된다. 기존에 있던 프롬프트는 싹 날라가고 새로운 프롬프트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새로 쓰여진 프롬프트는 기존의 프롬프트와 180도 다를 수 있고, 이에 따라 성능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따라서 어느정도 정교한 프롬프트가 만들어졌다면, 직접 Instructions에서 해당 프롬프트를 수정 및 추가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해당 프롬프트를 따로 저장해 놓을 필요가 있다. 

 


 

끝맺으며

 

ChatGPT는 어디까지나 내가 정보를 직접 탐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보조적 역할을 수행한다. 아직까지는 내가 만든 <뉴스 요약해줘! GPT> 처럼 어떤 작업을 수행할 때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보조 역할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너무 크게 의존하고 신봉하지 말자는 얘기다.

모든 답변 결과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Hallucination을 의심해보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물론 내가 GPTs를 만든 시점은 물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생성AI는 매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샘 알트먼의 OpenAI 복귀가 시사하는 가장 큰 점은, 앞으로 오픈AI의 기술개발과 상업화 속도가 더 빠르게 진척될 것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선 조만간 본격 GPT 스토어 시장이 열릴 것은 분명해보인다.

앱스토어 전성기가 열리며 많은 개발자들이 경제적 자유를 얻었듯이, 본격 AI 시대에서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찾아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때 나에게 맞는 GPT를 찾아 사용하여 나의 능률을 최대화하고, 나아가 내가 만든 GPT를 통해 타인에게 효익을 주고, 궁극적으로 수익 창출까지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GPT와 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라텔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