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퍼런스 게임이랑 똑같이 만들어 주세요”

신작의 UI 설계와 콘텐츠 그룹핑을 팀에 공유했을 때였어요. 당시 모바일 게임에서는 새로운 시도였지만, 기성 게임 UX/UI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었죠. 하지만 기존 게임과 다르다는 이유로 반려되었어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고, 기획서 대로 작업해 주세요”

 

플레이 보상 설명을 글이 아닌 이미지로 인게임에서 소개하자고 제안했어요. 유저의 도전 욕구를 더 북돋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죠.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원래 기획대로 작업하자’는 말이었어요.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은 디자이너들이 일의 고충을 이야기할 때면 자주 나오는 주제예요.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잘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말이죠. 분명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해 제안해도, 우리가 잘 설명을 못한 탓일까요? 여러분도 이런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본 적 있지 않나요?

게임 UX/UI 디자이너로서 일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과 의견을 조율하며 설득에 성공하는 3가지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 공유해 볼게요.

 

 

 


 

방법 1 : 이미지로 설득하기

 

이미지로 설득하기는 나의 디자인 의도가 상대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을 때 사용해요. 의도한 디자인 방향으로 가지 못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어요. 이미지로 설득하는 3가지 팁을 소개할게요.

먼저 나의 디자인 의도를 한 번 정리해 보세요. 디자인을 왜 이렇게 해야 했는지에 대한 이유와 근거가 있나요? ‘왜 이렇게 했고, 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해야, 같은 팀의 동료들을 설득할 뿐만 아니라, 유저들도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을 수 있어요.

 

대화에 앞서 디자인 방향과 의도를 글로 먼저 정리한 예시

 

그다음, 디자인 시안이나 레퍼런스 자료 이미지를 함께 보며 이야기해 보세요. 간단한 스케치나 와이어 프레임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면 간단한 이미지도 괜찮고, 대화의 흐름에 따라 노트나 보드를 활용하여 즉각적으로 그리며 설명해도 좋아요.

 

디자인의 방향과 의도를 설명할 수 있는 시안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이미지를 제작해 소개해 보세요. 상대방이 간단한 스케치나 와이어 프레임 만으로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면, 디자인 작업을 실제로 진행해 제안해 보세요. 이때, 시안을 여러 개 만들어서 비교하며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제안하려는 좋은 방향과,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의 시안을 동시에 보며 두 개의 장단점을 설명해요.

 

개선 전 시안(왼쪽)과 개선 후의 시안(오른쪽)

 

 

 


 

방법 2 : 한 걸음 물러나기

 

‘이미지로 설득하기’를 활용해 나의 디자인 의도를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서로 다른 의견이 절충되지 않는다면 한 걸음 물러나 서로의 의견을 점검하는 시간을 보내야 해요. ‘한 걸음 물러나기’에는 3가지 점검 포인트가 있어요.

 

먼저 우선순위를 점검해요. 당장 정해야 하는 이슈가 아니라면,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고 전하거나, 일단 알겠다고 전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요. 이 시간이 되래 내 생각 속의 오류를 찾을 수도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해요.

 

 

다음, 객관성을 확보해요. 내 의견이 정말 타당한가? ‘그냥 좋아서’ 같은 주관적인 이유는 디자인 근거가 될 수 없어요. 타당한 근거를 마련해 객관성을 확보하거나 필요할 경우 다른 서비스는 어떻게 디자인했는지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마지막으로, 동료를 최초의 유저라고 가정해요. 디자이너라고 항상 디자인에서 정답일 순 없어요. 협업하는 동료의 의견은 앞으로 마주하게 될 수많은 사용자 중 한 명의 의견이기도 해요.

 

 

 


 

방법 3 : 하루 더 기다리기

 

동료의 의견을 모두 이해한다고 해도, 내 의견을 포기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이렇게 다시 한번 나의 의견을 추진해야겠다면, 내 의견을 잘 설명하기 위한 준비를 다시 거친 뒤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아요.

 

 

이 땐 다음 날 이야기하는 걸 추천해요. 하루의 공백 시간을 거치면서 나의 생각도 논리적으로 더 준비할 수 있고, 내가 생각을 되돌아보는 동안, 상대도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상대 또한 유연한 태도로 다시 대화에 임할 수 있어요.

이런 준비 과정을 다시 거치면 4가지 이점이 있어요. 먼저 내 생각 속의 오류를 찾을 수도 있고, 상대의 의견에서 더 좋은 점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예요. 또 거꾸로 상대의 의견에서 우려되는 점을 발견하고, 그것에 대한 대안을 나의 디자인으로 설명할 힌트도 얻을 수 있겠죠.

 

 

 


커뮤니케이션으로 신뢰를 쌓는 디자이너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설득을 거듭 성공하게 되면 신뢰를 누적시키기 힘들어지는 상황들을 피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왜 이렇게 디자인했는지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나 ‘”왜 저 사람은 내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라고 생각이 드는 상황’을 마주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신뢰를 쌓아야 하는 이유는 ‘디자인도 협업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에요. 하나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직군의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해요. 특히 처음 합을 맞추는 팀일수록 의견을 조율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이때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장점과 의견을 모아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요.

 

 

 


 

마치며

 

디자이너의 커뮤니케이션은 제게도 아직까지 어려워요. 그래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노력하는 부분이에요. 충분한 설명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하고, 상대가 자기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는 유연함도 있음을 발견한다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대화의 상황이 편해지지 않을까요?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비스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발전하는 효과를 누리신다면 좋겠어요.

 


당 글은 쿡앱스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