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가 되면 할 겁니다

 

그 준비는 대체 얼마나, 어느 정도나….

 

 

 

“할까… 아니, 하지 말까…”

 

우리는 늘 선택 앞에 주저합니다. 전과 다른 무언가를 나에게 주려고 할 때, 그게 무엇이든 멈칫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과 다르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주저하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간단합니다. “해봤는가, 아니면 해본 적이 없는가.” 우리는 늘 해본 적이 없는 것에서는 ‘선택 또는 결정’ 그 자체를 망설입니다. 그리고는 나 또는 주변에 누군가에게 말하죠. “준비되면 할 겁니다”

 

이때보다 빠르게 선택을 하고 싶다면 ‘선택의 기준’부터 세우면 됩니다.

이것이 현명한 선택을 위한 합리적 접근에 의한 준비입니다. 하지만, 이때 그 선택에 집중합니다. 그 선택으로 내가 갖게 될 장점과 단점, 치러야 하는 비용과 얻게 되는 가치 등을 비교하여 과연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중에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 것인지를 저울질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더 나아 보이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 논리는 ‘외통수(Checkmate)’인 경우에만 통합니다.

A와 B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다시는 선택하지 않는 다른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바둑, 장기, 체스 등의 게임에서 한 번의 수를 놓으면, 전의 수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점심에 저는 여러 메뉴 중에 부대찌개를 먹었습니다. 그럼, 오늘 점심에 부대찌개 외 다른 것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 것이죠. 그런데, 이게 이렇게 생각해야 할 문제일까요? 오늘 점심에 부대찌개와 고민한 다른 메뉴를 내일이나 모레 먹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 삶에 있어 ‘외통수에 놓인 선택의 문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일생에 한 번뿐인 태어남과 죽음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인생과 관련한 선택은 ‘기회의 열고 닫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럼, 현명한 선택을 위한 준비는 선택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고, 그 기준은 눈앞에 놓인 선택이 아니라, 그 선택으로 인해 열고 닫힐 수 있는 선택 너머의 기회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자칫 내 눈앞의 선택에 매몰되어 다음 혹은 그다음에 이어질 수 있는 고려하지 않고 당장의 선택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나본 약 2천 명의 사람들은 선택 너머(이후)는 기준에 없습니다.

선택 너머를 보려고 하지 않거나, 본다고 해도 얼마나 볼 수 있는지 가늠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러한 행위를 낭비로 까지 보기도 합니다. 어차피 다음, 나중은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발상입니다. 그러다 보니, 해본 적이 없는 것을 해보려고 할 때는 겁(원초적인 반응)부터 내는 것입니다. 참고로 그렇게 망설이다 시간적 여유(타이밍)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선택에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미루기도 합니다.

 

 


 

 

진짜 준비는 선택 그 너머를 보는 것

 

너머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거쳐야 하는지를 살피는 것

 

 

 

 

너머(Beyond)에는 ‘가능성과 희망’이 있습니다.

사람은 무조건 ‘잘되고자 무언가를 선택’합니다. 또한,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잘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일이 잘되는 것과 그 일을 하는 내가 잘되는 것 모두를 고려합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망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입니다. 당연히 잘될 것을 염두한 선택(Input)으로 나아질 상태(Output)와 연결 지어 생각합니다. 게다가 기대한 결과가 연속되게, 점차 상승하도록 하는 것을 경험해야만 더 많은 노력을 할 수 있거나, 하겠다는 믿음이 발생합니다.

 

당장의 선택에 매몰되면 이런 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일에 대한 Output은 일의 끝이 아닙니다.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과정과 과정이 이어지면, 성장할 수 있게 되고, 그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나아지도록 전과는 다른 과정상의 노력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혼자서 마구잡이로 바꾸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어느 정도는 해내고 스스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을 눈으로 확인하고 상상하며 계속 담금질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긍정의 회로를 꾸준히 돌리고 그럴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가능성과 희망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택 다음의 결과가 아니라, 좋은 결과 그 너머의 ‘지향되는 흐름’도 함께 보는 것입니다.

당장의 선택으로 열리게 되는 무언가가 있고, 그 선택은 새로운 기회로 연결됩니다. 정확히는 내가 되고자, 얻고자 하는 것과 연결될 수 있도록 그 과정에서 전과는 달라진,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각고의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그 노력이 곧 나의 동기로 작용하게 됩니다. 하루, 일주일, 한 달을 두고 그걸 했다는 것으로, 그걸 얼마나 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로 인해 얼마나 내가 원하는 바에 가까워졌는지를 함께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적어도 해왔던 일에 대한 더 큰 확신으로 다가오게 되고, 결국 지속할 수 있는 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일정 기간의 축적을 통해 그 일을 처음 시작할 때보다 분명히 성장했음을 인지하게 됩니다.

 

그 준비는 무엇을 하는 것이 맞을까

스타트업 씬에서는 POC(Proof of Concept), mvp(minimum valuable Product)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갔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콘셉트를 검증하는 것이고, 그 검증의 대상 또는 문제의 확인 및 재발견을 위한 도구로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어 배포하여 타깃의 반응을 살핀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게 유행처럼 번지고 꼭 거쳐야 하는 단계처럼 대부분이 이해했던 것은 스타트업이 보통의 규모 있는 기업들과 같이 1) 수면 위로 떠오른 어떤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하는 것, 2) 이미 시장에 풀린 제품과 서비스의 변주를 주며 새로운 영향을 주는 것, 3) 대규모의 자원과 인력을 투입하는 등의 물량 공세를 하는 등과는 정 반대의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시장을 노려야 하는 것입니다.

a) 겉으로 드러난 시장보다는 수면 아래의 시장 중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타깃으로, b) 전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여 다수 고객의 반향을 이끌어내는 것, c) 하지만,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자원과 인력이 매우 모자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다양한 갈래길의 가능성이 담긴 선택 너머를 품고있는 시놉시스 및 시나리오’입니다.

이는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은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간 누군가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고착화되면, 내가 그 성장의 흐름새를 읽을 수 없습니다. 그럼, 내 상태와 지향하는 바에 맞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경험치를 얻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연구하는 사업과 커리어에 있어 아마도 유일한 외통수(Checkmate)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기업도 사람도 성장하는 방향과 방법에도 ‘습관(Routine)’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인이 박이다’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기업을 만들어 운영할 때도, 새로운 정체성의 커리어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보지 않은 선택 앞에서 우리는 언제나 주저하고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면, 1) 일단 작게라도 해보는 것입니다. 해보고 나서 선택 전과 후가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만약, 전과는 다른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고, 그 부분이 마음에 든다면 다시 또 해보는 것입니다. 단, 2) 이번에는 처음에 해봤던 것과는 조금은 다르게 해 보는 것입니다.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러면서 3) 그 선택 너머에 기대한 지향(점)에 얼마나 가까워지고, 닮아가지는  살펴야 합니다. 이를 견주어 4) 첫 번째, 두 번째 과정에서 바꿔야 할 부분을 찾아 실행하며, 같거나 더 나아진 결과에 제3의 과정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자신이 나아가려고 하는 길과 방법, 과정, 단계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그렇게 생긴 믿음이 다시 또 나를 성장 시킬 수 있게 됩니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