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떤 일을 할 때, “이 일을 왜 하는지”,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등 항상 일의 이유에 대해서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맞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할 말이 없다. 사이먼 시넥의 Start With Why가 인기를 얻으면서 더 그런 것 같다.

 

 

사실 일은 Why, What, How의 3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프로덕트 차원에서 이 세 요소를 풀어보면, ‘Why: 왜 해야 하는가’, ‘What: 무엇을 만들 것인가’, ‘How: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런 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보통 프로덕트에서 Why는 비즈니스 요구 사항이 된다.

그리고 이 비즈니스 요구 사항은 고객사로부터, 혹은 유저의 문의로부터 출발한다. 비즈니스 요구 사항이 고객사로부터 나온다고 해도, 근본적으로는 최종 유저들의 니즈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고객사 역시 자신들이 운영하는 서비스 혹은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기 때문이고, 실제 사용 고객들 대신 고객사가 대신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전달해 준 것이다.

그리고 이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프로덕트에서는 어떤 기능을 만들지, 어떤 부분을 개선할지 등 What에 대한 고민을 한다. 하나의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대해, 여러 가지 What을 만들 수도 있지만, 요구 사항이 명확하면, 어떤 것을 만들어야 할지 명확한 하나의 What이 나오기도 한다.

하나의 What이건 여러 가지 What이건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면 그 순간부터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해야 한다. 즉, 이때부터 How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다. 보통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서 시간과 리소스가 충분한 경우는 거의 없다.시간이 부족하거나, 손이 부족하거나, 혹은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한 비용이 부족할 수도 있다.

 

즉 모든 걸 다 갖추고 프로덕트를 만들어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은 그중에서도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가장 많다. 손이 부족하다면 한 사람이 더 오랜 기간 일을 하던지, 사람을 추가하던지 하는 방식으로 해결을 할 수 있다. 사실 손 부족을 해결하는 두 방식 모두 단순히 손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이지, 시간 부족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일손이 얼마나 있던지 간에, 프로덕트를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하게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프로덕트의 모든 시간은 비즈니스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버는 돈에 비례해서 소비가 늘어나듯, 사람이 많은 조직에서도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프로덕트를 구현하기 위한 시간 혹은 그 외의 리소스는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만들기로 결정했다면 How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수많은 제약조건들 안에서 더 잘 만들 수 있을지, 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더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기존의 How를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기존의 How만을 그대로 쓴다면 더 좋은 구현 방식을 찾아낼 수 없다. 프로덕트 구현 차원에서 더 좋은 구현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한 개념의 상위 개념을 생각하고, 이 상위 개념을 다른 하위 개념으로 치환하는 방식 등으로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만들어놓은 여러 기능들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고 이를 이용해서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내는 방식, 기존에 구현한 기능을 응용해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방식, 등등 참신하고 창의적인 How는 깊이 생각하는 만큼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프로덕트의 상황과 비슷하지만 또 다르게 마케팅 혹은 그로스해킹에서는 돈의 제약으로 인해 정석적인 How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떤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광고를 못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보일 수 있는 좋은 How에 대한 태도는 돈이 없어서 행사 홍보를 그만두는 게 아니라, 행사와 관련된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직접 홍보를 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얼마나 참신하고 실현 가능한 How 실행 방법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서 일의 결과와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일과 프로젝트는 Why에서 시작해 What을 거쳐, How로 마무리된다. 사자성어 중에 ‘유종의미’라는 단어가 있다. 좋은 마무리를 짓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인데, How에도 이 말이 적용된다. 아무리 좋은 Why에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How가 좋지 않으면 절대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없다.

 

모두가 Why에만 집중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 Why에 집중한다면, 누군가는 What에 집중하고, 누군가는 How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었을 때, 진정으로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좋은 How는 좋은 Why만큼 중요하다.

 


ASH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