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ine to Offline. O2O라고 불리는 키워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며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주제로 한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중 가장 이슈인 분야는 ‘배송’입니다.

쿠팡은 지난 2014년부터 직접 매입한 제품에 한해 직접 고용한 쿠팡맨이 당일 배송을 하는 ‘로켓 배송’ 체계를 갖춰왔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티몬은 올해 현대로지스틱스와 협업해 ‘슈퍼배송’이라는 서비스를 만들고, 생필품을 당일 배송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배달앱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모바일 앱으로 주문을 받아 고객 대신 음식점에 전화를 대신 하는 형태에 불과했다면, 최근 배달의 민족을 필두로 기사를 직접 고용해 배송 시스템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화물차판 우버라고 불리는 고고밴은 한국 지사를 세우고 퀵서비스 기사, 업체를 모바일 앱으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라스트 마일(Last a Mile)을 놓고 유통 업체와 배달 관련 스타트업이 치열하게 맞붙는 중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모든 사람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환경이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주문하고 싶다면, 컴퓨터나 랩탑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즉, 24시간 연결돼 있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 시절에는 특정 목적이 있는 경우에 인터넷에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주문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하던 시절에는, 더 저렴한 가격, 좋은 검색품질로 이용자에게 합리적인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대세였습니다. 옥션, 지마켓, 11번가로 대표되는 오픈마켓과 네이버 지식쇼핑 등이 검색과 노출에 집중해 이커머스 서비스를 하던 때가 불과 5~6년 전이었죠.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모든 사람을 인터넷에 늘 연결되는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원하는 때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셜커머스와 같은 큐레이션 서비스가 수많은 제품을 나열해놓는 기존 온라인 쇼핑몰보다 각광을 받게 됐죠.

제품의 종류가 줄어들면서 온 변화는 큐레이션만이 아닙니다. 많은 제품을 어떻게 배치하는 것 대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얼마나 만족도 있게 배송해줄 것인지로 관점이 바뀌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기존 택배 시스템의 불편함은 신규 시장 진입자들에게 비즈니스적인 기회를 줬죠.

배송 전쟁이 시작됩니다. 핵심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직접 배송 시스템 전체를 만들어가거나, 필요에 따라 연결하는 것.

배송 체계를 수직계열화한 쿠팡의 로켓배송과 공유경제 전략을 펼치는 티몬의 슈퍼배송

쿠팡맨, 배민라이더스의 공통점은 배송/운전 기사를 직접 고용하고, 월급을 주는 형태입니다. 과거에는 배송 건수, 비용에 따른 인센티브로 수익을 내던 직군에게 안정된 고용자리를 주는 형태라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대신 이들은 ‘친절함’과 ‘고객 관리’란 킬러 콘텐츠로 무장했습니다. 직접 고용된 형태다보니 철저한 교육과 소속감 등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강점이 있는 반면, 약점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건당 비용을 지불됐다면, 이제는 이 모든 사람을 고용한 뒤 매달 고정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들 업체는 소수의 고급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하며 비용을 높인다거나(카카오택시 블랙), 직접 배송과 기존 형태의 3자 배송 형태를 병행(쿠팡, 배달의 민족)하고 있습니다.

배민라이더스

현재로서는 ‘마케팅적인 요소’라는 평가를 피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직접 고용된 기사들이 오프라인에서 줄 수 있는 고객 만족을 통해 브랜드를 제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시장 선점에 시너지를 줄 수 있기에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일례로 쿠팡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쿠팡맨을 3000명까지 확대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요소를 고용해 수직계열화한다는 것은 배송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모든 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공유경제 전략이 각광받는 이유는 인적 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사를 단 한명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최적의 주문을 최적의 기사가 배달해준다거나, 최적의 거리를 최적의 택시가 담당하게 되면서 생태계 전반의 효율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배송 영역은 아니지만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파괴적인 혁신 기업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다만 배송이라는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재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객들이 이러한 배송 프로세스에서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직접 고용된 형태의 기사들이 아니기 때문에 쿠팡이나 배민만큼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이용자의 배송 기사 평가라는 요소가 있기에 상호 보완적일 수는 있으나, 이는 단기간에 볼 수 있는 효과가 아닙니다.

두 번째는 이러한 공유경제 플랫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 혹은 업체에 얼마나 큰 이윤을 돌려줄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기사 입장에서 고용된 상태가 아니라면 수익모델은 과거와 똑같습니다. 인센티브로 돈을 벌어야 합니다. 이들에게 더 많은 이윤을 보장해줄 수 없다면 아무리 참신한 모델이라도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입니다.

혁신은 단순히 고객에게 주는 편리함에서만 오지 않습니다. 혁신을 만들기 위한 협력 업체, 파트너들에게도 비즈니스적인 이윤을 줘야 합니다. 그래서 쿠팡이나 배달의 민족은 단기적인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펼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고용 외에 비즈니스의 효율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작 큰 변화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스타트업들이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공유경제 모델이 안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규제의 장벽도 넘어야 하겠죠. 하지만 무엇보다 티몬이나 카카오택시, 고고밴 등의 플랫폼을 이용했을 때 이윤이 더 생긴다는 인식을 기사들에게 줘야만 변화가 올 수 있겠죠. 수직계열화와 공유경제 전략에는 각각 무거운 과제가 남아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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