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링크] 플리커 https://flic.kr/p/8GKjQ6

네이버가 지난 201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평가가 많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연매출 3조원 돌파’가 키워드로 붙었음에도 확장성에 대한 우려가 담긴 진단들도 보입니다.

우려는 대략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라인 적자 및 성장 한계
▲내리막인 포털 네이버

개인적으로는 일견 타당한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PC 시절 사용자의 첫번째 화면은 ‘포털’이었죠.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플랫폼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오히려 메신저, 소셜미디어(SNS) 앱을 먼저 열게 됩니다. 라인 역시 계속해서 돈을 쏟아넣고는 있지만, 성장세가 마뜩잖은 상황이죠.

그래서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에 집중했습니다. 기업의 사활을 걸 정도였죠. 그리고, 일본 1위, 대만 1위, 그리고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 각각 1000만 명의 이용자를 모으는 데에 이릅니다.

#라인의 성장이 멈췄다?

과연 라인의 성장이 멈췄을까요. 사실 지난 2~3년 간 라인을 향한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돈만 축내는 막내 아들(?) 같은 이미지랄까요.

네이버 계열의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LINE(라인)’ 마케팅 업체 라인플러스가 또 수혈을 받았다. 특히 이번에는 지금껏 지원받은 1200억원을 훨씬 넘어설 정도로 대규모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못갖춘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을 대거 쏟아붓고 있는 탓에 곳간이 금방 바닥을 드러낸 탓이다. 6일 네이버에 따르면 ‘LINE(라인)’ 운영 법인 일본 라인(LINE Corp.)은 지난해 12월 26일 완전자회사 라인플러스의 운영자금 용도로 1590억원을 출자했다. 라인플러스의 159만3849주(발행가 10만원·액면가 5000원) 유상증자에서 500억원을 현금 납입하고, 이 자회사에 빌려준 대여금 1090억원을 출자전환했다. – “아, 또야?”…네이버 계열 라인플러스 1600억 ‘수혈’ 왜?
출처:라인플러스

그간 라인플러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네이버에 받은 금액은 3000억원에 달합니다. 라인이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게 네이버 내외부의 진단이기도 합니다. 매년 1000억원 규모의 금액을 라인의 마케팅에 쏟아부어왔기 때문이죠.

문제는 돈값을 하느냐는 것이겠죠. 라인이 주로 진출한 국가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동남아시아에 집중돼 있습니다.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은 라인의 제국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태국 스마트폰 이용자의 90%가 라인을 사용할 정도죠.

라인은 대만,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스페인, 총 6개국에서 천만 명 이상의 유저를 보유중이며 인도를 제외한 5개국에서 1,500만 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대만, 태국에서 라인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같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 글로벌 메신저 도약을 꿈꾸는 LINE 집중 분석 
카카오톡, 라인 글로벌 주요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숫자

허나, 주로 라인의 성장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 역시 ‘동남아 시장의 한계’를 근거로 듭니다. 이 지역은 아직 모바일로 돈을 지불하는 환경에 익숙치 않기 때문입니다. 결제시스템이 체계화돼 있지 않은 탓이 큽니다. 또한, 낮은 GDP(국내총생산) 역시 구매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동남아가 5년 뒤 7배 성장 등이 예상되는 등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고는 하지만 당장 돈을 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러한 진단이 나온단 생각이 듭니다.

#포털은 내리막의 연속?

1990년대말, 그리고 2000년대초 인터넷의 맹주는 ‘포털’이었습니다. 인터넷 창을 켰을 때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나 구글 같은 검색 엔진의 메인 화면이 가장 먼저 떴기 때문이죠. 인터넷을 연결하는 목적이 ‘검색’에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모바일이 도입된 이후에는 양상이 바뀝니다. 화면은 15~20인치에서 3~5인치로 확 줄어듭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24시간 365일 인터넷에 연결돼 있기에 검색 빈도가 높아지긴 하지만, 과거 PC 시절과 같은 영광을 누리기 어려워집니다.

콘텐츠들이 덕지덕지 포털의 메인 페이지에 배치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바일에서는 PC 때만큼 사람들이 검색창에 오랜 시간 체류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메인 페이지를 이용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 포털, 모바일 앞에서 길 잃다 
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포털과 검색엔진은 PC시대 이용자들의 인터넷 시작점이었다. [원본 링크] 플리커 https://flic.kr/p/adNkAf

네이버에서 카페, 지식IN, 뉴스 등의 서비스를 즐기던 사람들이 하나 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SNS)로 모이면서, 이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클 것으로 보입니다. 포털 메인의 영향력이 끝났다기 보다는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이죠.

그래서 네이버도 변화를 인식하고 웹툰 기반의 SNS ‘겟!짤’, 모바일 기반 생방송 플랫폼 ‘V’, 피키캐스트를 표방한 것 같은 ’20Pick’을 만드는 등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시총 19조6128억원(2월 2일 기준) IT 거대 기업인 네이버는 정말 한계에 다다른 것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네이버의 정체성은 무엇일까요. 저는 여기서부터 다시 논리를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는 인터넷 서비스(플랫폼) 기업입니다. 일단, 수많은 이용자들을 자사의 플랫폼으로 모은 뒤에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라인에 3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유상증자하고 매년 1000억원의 마케팅비를 사용했던 목적 역시 그만큼의 돈을 단기적으로 뽑아내기보다는 사람을 모으는 것에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모바일로 연결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죠. 이들의 실적은 ‘돈’ 이전에 ‘이용자’인 셈입니다.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2015년 4분기 월간 순활성이용자(MAU) 수는 전년 대비 260만명 증가한 2억1천50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3분기와 비교하면 약 30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네이버는 2015년 하반기부터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주요 4개국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이들 국가에서만 라인 이용자 수가 약 700만명이 늘었다. 다만 라인의 2015년 4분기 실적을 라인 별도로 보면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 네이버, 연간매출 사상 첫 3조원대 돌파 
그렇다고 라인이 돈을 아예 못 버는 서비스는 아니다. 지난 2015년 4분기 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326억엔(약 3317억원)이다. 게임이(37%), 광고(33%), 이모티콘 판매(23%)를 통한 매출이다.

오히려 저는 라인이 아직 돈을 벌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카카오톡 초기 시절에도 이러한 의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2년 카카오 게임하기가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가입자는 늘어나는데, 수익이 없어 성공에 의문이 든다’는 식의 칼럼이 부지기수로 보였죠. 하지만 지금 카카오톡을 ‘돈을 못 버는 서비스’라고 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또한, 포털이 네이버의 모바일 도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하는 광고(6469억원)의 44%가 여전히 PC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내리막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큰 돈을 벌어다주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인 것입니다.

라인의 매출적인 성장, 동남아시아의 한계가 보이는 것은 일견 타당한 진단입니다. 하지만 한 단면만을 자른 뒤 꺼낸 결과가 아닐까 의문이 듭니다. 모바일 기반 플랫폼은 추후 O2O(Online to Offline)의 기반 서비스가 된다는 것을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역시 이러한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이버 역시 그러한 그림을 있을 거고요.

어쩌면 우리는 플랫폼 기업에 대해 너무 숫자 차원으로만 진단하는 건 아닐까 반추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이버는 여전히 PC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모바일에서의 항해를 계속해서 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fbcomments url=”https://s3.ap-northeast-2.amazonaws.com/mobiinsidecontent/index.php/2016/02/02/naver-line-1/” width=”100%” count=”off” num=”5″ countmsg=”wonderfu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