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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근호 ATLAS리서치앤컨설팅 R&C팀장

정근호 팀장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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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잠금화면 광고 넣고 스마트폰 싸게 공급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잠금화면에 광고를 띄우는 조건으로 LTE 스마트폰을 50달러 할인해 판매합니다. 다만, 단말은 ‘BLU’와 모토로라의 ‘모토G’입니다. 용량에 따라 총 4개의 모델이 제공됩니다. 이 단말들은 언락폰으로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아마존은 이미 eBook 리더기 킨들에서 광고를 초기화면에 노출하는 모델을 20달러 저렴하게 판매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의 잠금화면 광고 사업은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최근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메이저 이통사들이 보조금-약정계약을 철폐하고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을 제값 주고 일시불로 사거나 이통사를 통해 할부로 구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마존이 싸게 할인해서 공급한다면 이에 끌리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겠죠. 비록 최고 사양의 단말들은 아니지만,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제공되는 단말기의 라인업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엄격한 통제정책을 펼치는 애플의 아이폰은 제외겠네요.)

아마존은 예전에 파이어폰을 말아먹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파이어폰은 단말 자체가 사업의 목적이 아니라, 아마존의 여러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따라서, 자체 단말 사업의 위험성은 줄이고, 개방성이 큰 안드로이드에 편승해 자신이 직접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죠. 특히 해당 단말에서 아마존의 몇몇 서비스를 선탑재할 것으로 보이는데, 앱의 설치를 유도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효과적인 서비스 유통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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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마존의 시도는 단말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주체가 반드시 이통사나 제조사로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비스 업체들도 단말에 보조금을 주고 다른 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교차보조 모델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미 카인포테인먼트 단말이나 웨어러블 단말 영역에서는 보험사들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도가 좋은 반응을 얻게 된다면, 잠금화면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있는 이통사와 단말 제조사들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통사들은 탈통신을 외치며 동영상이나 IoT 등 새로운 부가서비스 영역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는데, 이의 보급에 활용할 수도 있고 광고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이로 인해 타격을 입을 업체들은 국내의 ‘캐시슬라이드’처럼 잠금화면을 통해 정보(광고)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되겠죠. 해외에도 유사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한편, 스마트폰의 잠금화면 경쟁은 포털의 개념이 변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포털은 말 그대로 ‘관문’으로서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작점을 말합니다. PC 시절에는 주로 인터넷 기반 서비스의 시작점을 말했는데, 스마트폰 시대로 오면서 포털의 개념이 변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폰은 PC와 달리 켜고 끄는 걸 상당히 자주하는데, 켤 때마다 화면에 서비스를 노출시킨다면 그 자체가 포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포털이 잠금화면이라는 단말 측면으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TV에서도 홈화면 장악 경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2013년에 그 같은 TV의 시작화면(srart screen)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2013년 9월 일본 파나소닉은 자사 TV를 켤 때 TV프로그램과 함께 몇몇 인터넷 서비스를 동시에 표시되도록 한 바 있는데, 당시 일본 민영방송사들이 반발했고 TV와 관련된 일본의 규제 위반이라는 지적 때문에 파나소닉은 광고 노출을 중단했습니다. 이처럼 TV 영역에서는 규제 문제 등으로 인해 홈화면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전원을 켜는 순간 바로 이용자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TV 및 셋톱박스 제조사와 관련 서비스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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