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콜럼버스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비트코인의 내재가치에 대한 논쟁은 하루 이틀 된 주제가 아니다.

며칠 전 워런 버핏은 비트코인을 두고 “투자도 뭣도 아닌 도박게임에 불과” 하다고 주장했으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역시 비트코인을 두고 거품, 사기, 골칫거리라 폄훼하며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광풍처럼 비통한 운명을 맞이할 것을 예고했다.

심지어 최근 암호화폐 트레이딩센터 오픈을 선언한 골드만삭스 조차 불과 3달 전인 2월만 해도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제로에 가까워 곧 거품이 꺼질 것이라 하지 않았나. (응?)

뭐 굳이 비트코인의 가치는 제로라는 주장은 멀리 해외에 나가 찾을 필요도 없이 국내만 둘러봐도 썰전에서 이미 국민들 상대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 중인 유시민 작가가 있다.

출처/ 썰전 유시민 작가

많은 유명인사가 비트코인을 언급하며 ‘내재가치’를 운운하는데 도대체 내재가치란 무엇일까? 여러분은 내재가치라고 하면 확실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가? 대부분은 그 뜻의 의미는 이해하면서도 막상 정의를 내려보라 하면 머뭇거린다.

그렇다면 내재가치의 사전적 의미를 한번 보자.

  • 내재가치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이것은 주식시장에서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시장가치(주가)와는 다른 것이다. 기업의 청산가치가 내재가치가 되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기업이 영업을 계속해 나간다고 가정했을 경우, 앞으로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 기업의 가격 = 내재가치주식의 가격 = 내재가치 + 심리

종종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를 정의 내리면서 비트코인은 데이터 그 자체일 뿐 어떠한 경제적 가치도 없다 라고 주장을 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내재가치란 바로 어떠한 것을 구성하는 ‘물질’을 기준으로 그 가치를 매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잣대는 필연적으로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킨다. 우리가 돈이라고 믿고 사용하는 지폐 역시 이런 논리라면 그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적으로 말하는 내적가치란 그 물질이 무엇으로 구성되었냐는 관점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법으로 한 현상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내재가치란 사실 고정적인 가치를 의미하는게 아니다.

기업을 예로 들자면 현재 기업의 주가가 곧 그 기업의 내재가치는 아니지만, 그 기업의 현재 영업이익과 성장 속도와 확장성, 이 모든 게 계산되어 수치화 되는 게 바로 그 기업의 내재가치라 할 수 있다.

즉, 내재가치란 고정된 ‘상수’가 아닌 ‘변수’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Gold)을 보면, 금의 내재가치 역시 고정된 상수가 아닌 변수다. 금이 산업에 사용되는 원자재이기 때문에 금은 본질적 고정된 내재가치가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엄밀히 말하자면 금은 현대에 접어들어 산업에 원자재로써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본래 금의 내재가치가 ‘확장’ 되었다고 표현해야 옳다.

수천 년간 이어져 온 금에 대한 귀금속 수요와 자산보존 수요에 현대 산업의 발전으로 산업 수요가 더해져 금의 내재가치는 고대의 금에 비해 ‘확장’된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가 아는 금 시세는 사실 금의 내재가치만큼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금에 새로운 산업 수요가 더해졌음에도 그 산업 수요보다 훨씬 더 많은 공급이 페이퍼금이라는 금융 파생상품을 통해 시장에 유입되면서 실존하는 금보다 수백 배 많은 가짜 금이 생겨나 금의 가치를 오히려 깎아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금의 내재가치는 심각하게 왜곡(저평가)되어 있다 할 수 있다.

다시 비트코인으로 돌아가서, 비트코인의 내재가치 역시 금처럼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2009년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는데 투기수요도 산업 수요도 자산보존 수요도 없던 당시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는 제로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런데 2014년 이후 비로소 비트코인에 대한 투기수요가 생겨난 것이다. 그만큼 비트코인의 내재가치 역시 확장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제로에서 투기수요가 더해진 만큼 확장된 순간이다.

그런데 또다시 4년이 흐른 지금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산업에서 ‘원료’처럼 사용되고 있다. 블록체인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산업 수요가 비트코인에 더해진 거라 할 수 있다. 기존 산업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는 이 개념을 이해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는데 기존 자본주의의 산업이란 눈에 보이는 산업이며 공장이 있고 노동자가 존재하는 것인데 반해 닷컴 시대를 진입하며 전통적 개념의 공장은 사라지고 노동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며 기존 산업의 개념의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

그런데 블록체인이 등장하며 아직 남아 있던 전통 산업의 개념들마저 뿌리째 바꾸고 있는 것이다. 올해 첫 분기에 이미 작년 ICO 수를 넘어섰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ICO가 예고되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급증한 투기수요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의 산업 수요 마저 폭증하면서 전례 없는 비트코인의 내재가치 확장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산업의 원료인 이유는 거의 모든 ICO가 비트코인을 요구하기 때문인데, 이는 비트코인이 가장 뛰어난 코인이라서가 아니라 비트코인의 상징성 즉 선점 효과 때문이다.

달러가 지금 가장 가치 있는 물건이 아님에도 모든 국가가 여전히 무역에 달러를 사용하는 것은 달러가 구축한 세계무역의 선점 효과 때문이지 달러의 본질적 가치가 가장 우수해서가 아니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시대의 기축으로 자리 잡은 것도 비트코인이 가장 우수한 블록체인이라서가 아니라 비트코인 그 자체가 블록체인을 상징하는 독보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라이트닝 기술 개발이나 미래 예고된 업그레이드는 비트코인 내재가치 확장의 이유에 부수적인 역할을 할 뿐 비트코인의 내재가치 본질은 2100만 개라는 희소성과 블록체인 시장에서 ICO 시장을 독점한 선점 효과가 바로 비트코인의 가장 큰 가치인 것이다.

현재 이오스 전망이 좋다고 해서 이오스로 ICO 하는 *Dapp이 없듯, 앞으로도 적어도 3년 이상은 비트코인의 도미낸스는 줄어들지 언정 비트코인은 여전히 블록체인의 기축으로 자리 잡을 테다.

*Dapp : 애플리케이션+탈중앙화

여러 비트코인 비관론자들이 지적하는 비트코인의 단점들은 새로운 결제 방식의 등장으로 이미 극복되는 모양새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비싼 전송 수수료와 느린 전송 속도는 라이트닝 기술의 개발이 아니더라도 ‘퓨즈엑스’카드 처럼 중앙화 거래소를 매개로 하는 거래가 이미 상용화 시점에 왔기 때문에 달러와 비트의 접점에 중앙화 거래소가 금융 중개자로 자리 잡아 비트코인과 피아트의 연결고리로써 매우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비트코인을 전송하는 게 아니라 거래소를 통해 실시간 시세로 팔고 그 현금을 이체함으로써 비트코인 전송의 필요성을 없애 버렸으니, 비싼 수수료를 물 이유도 느린 전송 속도 때문에 고통받을 이유도 없어졌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결제 방식이 피아트 통화를 전면 부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호공존 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기존 정치 권력의 반발을 줄일 수 있는 건 덤이다.

그리고 서서히 *그레셤의 법칙에 의해 양화인 비트코인은 악화인 피아트를 구축할 것이다.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저축하고 돈을 사용할 땐 악화인 피아트로 결제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걸 완벽하게 실행시켜줄 수단이 퓨즈 엑스와 아브라 같은 결제 앱이다.

*그레셤의 법칙: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뜻

 

요약하자면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시대의 변화와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의 확장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심플하게 정의하자면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암호화폐 이용자 수의 총합이다.”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해 이용자가 폭증할수록 비트코인의 내재가치 역시 비례해 오르는 구조인 거다.

비록 그 비례는 암호화폐 시장 성장 속도와 정비례 관계는 아닐지라도 비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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