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실적은 질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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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3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역시나 역대급입니다. 분기 매출 1조와 영업이익 1천억을 모두 넘기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였고, 특히나 영업이익은 7분기 연속으로 기록을 경신 중이라 하네요. 이렇듯 이익률이 좋아지고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신호인데요. 그래서인지 네이버와 다르게 실적 발표를 전후로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코로나 백신 소식에 둘 다 급락하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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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카카오의 실적 상승은 사실 비즈보드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 카카오톡이라는 어마어마한 플랫폼을 가진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광고사업에 진출하자 돈이 벌리기 시작한 것인데요. 광고주 입장에선 돈이 있어도 광고를 태울만한 지면은 늘 한정적이라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미 올해 비즈보드 광고주는 1만 2천 곳을 돌파했고, 일 매출 1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고 하니, 성장 안 하는 게 신기할 일이겠죠? 하지만 카카오가 정말 무서운 것은 카카오톡의 플랫폼 파워 자체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수료도 안 받는데, 수수료로 돈 버는 이상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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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것도 성장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던 카카오톡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고 하는데요. 우선 정량적으로 카카오톡의 일간 순방문자 수는 12%, 수발신 메시지량은 31% 증가했습니다. 언택트 사회로 전환되면서 카톡을 통한 소통량이 늘어났기 때문이겠죠.

 또한 샵탭(카카오톡의 내부 검색 서비스)의 성과 역시 두드러졌는데요. 특히 QR체크인으로 인해 신규 사용자 유입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전연령대에서 고르게 증가하면서, 순방문자 수가 15%나 성장했다고 하네요. 여기에 힘을 더 보탠 것이 바로 카카오TV! 특히 카카오톡을 떠나가던 1020세대를 붙잡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하네요. 사실 그동안 카카오톡은 모바일 플랫폼의 패권을 유튜브 등에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많이 받아왔었는데요. 올해를 계기로 다시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한 것 같습니다. 본진인 검색 점유율에서 수년간 계속 부진하고 있는 네이버에 비해 확실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포인트겠지요!

 이러한 부분이 왜 중요하냐면, 사용자를 많이 모은 소수의 플랫폼이 모든 시장을 독식하는 슈퍼앱의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곳이 카카오의 여러 비즈니스 중 하나인 카카오뱅크입니다. 카뱅은 아시다시피 송금과 ATM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은행인데요. 그렇게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비이자 부문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일반 고객의 수수료를 감면해주면서 트래픽을 모아, B2B 사업화에 성공한 것인데요. 여러 금융사로부터 주식계좌 개설 신청이나 신용카드 개설 대행 등의 업무를 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돈을 번 것입니다. 이처럼 사용자를 모아 생태계를 만들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카카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이렇듯 카카오는 사용자 친화적인 UX와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 그리고 콘텐츠 등의 재미요소를 더해 만든 생태계를 가지고 돈을 벌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영역을 빠르게 키우기보다는 전체 생태계와의 연계를 통해 다소 느리더라도 수익을 내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모델을 추구합니다.

 커머스를 향한 접근 방식도 동일한데요. 빠르게 거래액을 늘리는 경쟁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대신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실제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57억 원으로 흑자를 거둔 것은 물론, 대표적인 흑자 커머스 기업인 이베이(615억 원) 보다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현재 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이 거래액 확보 경쟁을 무섭게 펼치고 있는데요. 무리해서 이를 따라잡기보다는 선물하기 서비스를 기반으로 마련한 독자적인 영역을 탄탄히 지키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무서운 점은 이렇게 안정적으로 성장함에도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 올 3분기 카카오커머스의 성장률은 무려 68%였고요. 같은 기간 시장 성장률이 25%였으니 엄청나지요? 규모도 내년 예상이 5조 원으로 예상될 정도로 작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네이버와 쿠팡의 경쟁구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을 정도 아닌가요? 아무래도 1등을 노린다면, 회심의 한 수가 필요한 상황. 언젠가는 알을 깨고 나올 카카오의 행보가 궁금해지네요.

 

 

 

김요한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