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입니다.

여러모로 세상이 시끌시끌합니다. 유통사에는 배송 관련 문제들과 온라인 기업의 갑질이 큰 이슈가 되고 있네요. 갑질하면 매번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과 여러 그룹사가 욕먹는 것만 봤는데 이제는 유통사가 참 잘나가는 상황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심각한 이야기는 근래에 한번 한 적이 있으니 오늘은 가격 이야기를 한번 살짝 해볼까 합니다.

 

 

상품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격의 범위가 있다.

 

강의를 하러 가거나 멘토링 진행 중에 많이 받는 질문이 가격을 얼마로 정해야 하는가! 입니다.

 

얼마에 팔아야 할까요?

 

가격을 설정하기 전에 생각해야 할 부분은 어떤 상품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격 범위가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라면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라면을 파는 식당이 있습니다. 기성품을 끓여서 판매합니다. 신라면 등을 끓여주는 라면 맛집이라고 하면 그 라면을 얼마까지 내고 사 먹을까요? 5천 원, 6천 원, 8천 원, 진짜 맛있다면 1만 원까지 낼 수 있다는 답이 일반적입니다. 그럼 제가 물어보죠. 그럼 라면이 신라면에 계란 하나 넣은 라면인데 2만 원에 판다면 어떨까요?

“절대 안 사 먹죠! 라면을 누가 2만 원 내고 사 먹나요 ㅋㅋㅋ”

이어서 여쭤봅니다. 그럼 파스타는 얼마 정도면 사 먹나요? 파스타 맛집에서 파는 파스타! 1만 5천 원. 2만 원, 3만 원이라는 답이 나옵니다. 파스타는 왜 3만 원에도 사 먹고 라면은 1만 원을 넘을 수가 없는 상품인가요? 그리고 짬뽕과 라멘 등등 각각의 상품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가격 범위가 있죠. 커피는 그럼 얼마에 사실 건가요? 이게 가격 설정을 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물론 판매가를 정하는 데 필요한 건 당연히 원가+마진이죠. 내가 이거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을 합쳐서 원가로 계산하고 거기에 이익을 더해서 가격을 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계산해 봐도 원가(재료비, 제작비, 운영비, 임대료, 급여, 세금 등등)만 해도 일반적으로 시장에 나온 상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최저가로 팔고 있는 상품 가격과 내 생산 원가가 비슷하다, 그러면 접어야죠. 최소 마진이라도 즉 1원이라도 남는 수준이 되어야 어찌 만들어 볼 텐데 그렇지 않다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격 범위 내에 판매가가 들어가도록 원가를 조절하고, 가격을 설정해 줘야 합니다.

 

생각 가격 범위 밖에 있는 제품에 대한 인식은?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는 브레이브걸스와 소속사 대표인 용감한 형제(용형)의 약속. 일등 하면 사준다는 샤넬 백! 샤넬 백 가격은 알고 계시죠? 뭐 이제는 대략 1천만 원 합니다.

이 샤넬 백을 지나가다가 길거리에서 누가 50만 원에 팔고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나요? ‘우왕 샤넬 백을 50만원에 팔다니 횡재했다!!! 바로 사야겠다’라고 생각하나요? 대부분은 ‘에이 짝퉁인데 뭘 또 이렇게 비싸게 파는 거야’라고 생각하겠죠. 그냥 ‘몇만 원에 팔아야지 짝퉁을 이 가격에 팔다니!’라 생각하죠.

그래서 최근에 일어난 사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냐!!! 짝퉁인데 정품 가격과 비슷하게 판 겁니다. 샤넬 백 천만 원짜리를 10만 원 50만 원에 팔면 당연히 짝퉁이라 생각할 건데 900만 원 정도에 팔아버린 것. 최저가 수준에 근접하고 10% 정도 차이면 할인이라 생각하는 범위에 들어가니까 정품 가격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팔아 치운 사건!!

 

디자인·가격까지 베낀 폴로 짝퉁…네이버·쿠팡도, 소비자도 속았다

 

 

그럼 진유연 백을 만들어서 그걸 제가 천만 원에 판다면??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네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격 밖에 있으면 가짜 혹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겁니다. 가방을 예를 들어 설명했지만 일상적으로 사는 제품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최고 가격과 최저 가격 범위 사이에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가야 되는 거죠.

그럼 더 현대 서울에서 샤넬 백을 50만 원에 10개 한정으로 판다고 하면? 아마 난리가 날 겁니다. 백화점에서 파는 제품은 당연히 정품이라고 생각할 테고 빅 세일이라 생각할 테니까요. 이건 가격 이전에 신뢰도의 문제. 내가 충분히 고객의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한다면 가격 범위보다 낮게 판매하더라도 고객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초기 사업 영역에서는 어려운 부분이죠.

 

최저가 보다 중요한 배송 속도?

상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들은 각자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가격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요. 같은 제품이면 당연히 조금이라도 싼 것을 사는 게 정상이죠. 그런데 최근에 조금 바뀐 부분은 배송 속도에 따라서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이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구매한다는 거죠.

현재 많은 부정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쿠팡이 시장 1위 이커머스 기업이 된 가장 핵심 이유는 당연히 로켓배송입니다. 로켓배송. 이름부터 참 빠를 것 같고 실제로도 빠릅니다. 지금은 크게 차이가 없어졌지만 그래도 확실히 내일 도착을 보장한다는 것은 99.5% 이상의 확률로 내일 도착하는 일반 판매자의 택배와 차이가 있습니다. 그 0.5%~1% 차이를 두고 고객들은 로켓배송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서 로켓배송을 반복적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TMI: 네 로켓배송은 단순히 배송 속도만은 아니고 로켓와우 멤버십(2,900원/월)을 이용하면 얼마짜리를 사더라도 무료로 가져다주는 것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로켓배송 상품이 네이버에서 보여주는 최저가와 비슷하거나 더 싼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 로켓배송 상품은 대부분 최저가보다 확실히 비싼 편입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로켓배송을 주로 이용하고 있죠. 어떻게 보면 왜 그럴까 하는 부분이 배송 속도를 따져보면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로켓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면 배송비를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죠. 열심히 최저가를 검색했더니 배송비 2,500원 혹은 3,000원을 더하면 최저가가 아닌 경우가 많고. 오픈마켓에서 최저가 10,000원에 배송비 2,500원인 상품이 쿠팡에서 12,000원이면 2천 원 더 비싸다 하더라도 로켓와우 멤버십으로 배송비를 안 내면 최종적으로는 500원 더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있죠.

Tip: 최근에는 12,000원보다 13,000원에 가깝게 가격이 설정되어 있는 것이 함정. 물론 여전히 가격은 더 싼 제품과 비슷한 제품과 비싼 제품이 섞여 있지만. 랜덤으로 찍어보면 배송비를 포함한 금액보다 조금 싸게 설정되어 있는 게 대부분으로 2개 이상 사거나 쿠팡 외 채널에서 무료배송 기준을 맞춘다면 다른 데서 사는 게 더 싸다.

그래도 쿠팡에서 주로 사는 건 확실한 내일 배송과 배송비 고민이 없다는 것.

마지막에 뜬금없이 배송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품 자체의 차별성, 가격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채널이 주력 판매 채널이 된 만큼 배송 서비스에 대한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빠른 배송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확실하게 포장해서 배송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가격 이외에도 고객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하니 고려해야 한다는 점!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짜유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