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늘 고객 만족을 주장합니다. 

 

언제나 고객을 알아야 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습니다. 하지만 정작 고객이 되어 정말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처럼 느껴집니다. 회사의 정책 중에서 고객 입장에서 소중한 것이 종종 무시되곤 하니까요. 

실무자까지는 모두 알고 있는 고객 입장에서의 브랜딩 접점을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모를 때가 많습니다. 브랜딩이일관성이라고 한다면 일관성은 분명 어느 부분에서는 치명적으로 무너져 있죠. 광고에서는 어떤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좋은 브랜드였는데, 실제 체험하는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아 그 광고는 그냥 광고일 뿐인 것인지 배신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스티브 잡스의 패키지 설계 디테일 이야기는 굳이 더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애플 제품을 상징하는 흰 박스를 열 때의 감각과 향기, 디자인까지 모두 제품 및 광고와 하나가 되기를 원했죠. 애플 스토어에서도 애플 홈페이지에서도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출처 : https://www.apple.com/kr/shop

 

만약 매장에서 판매하시는 분이나 A/S 접수하시는 분들이 같은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좋은 물건만 팔면 그만이라는 생각, 물건을 파는 홈페이지나 광고만 그럴듯하게 찍으면 된다는 생각이 정작 고객이 탐색부터 제품의 결제, 배송에 이르는 부분에 소홀한 구멍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유통점은 환불할 때 최악의 경험을 선사해 주기도 하고 고객을 위해서 만들었다는 챗봇은 괜히 물어봐서 버벅거리는 걸 체험하게 하기도 합니다. 영업 사원이 돈 되는 고객처럼 안 보이면 어떤 박대를 하는지 느낄 수 있고, 때로는 작은 디테일에서 짜증을 내는 걸 고객이 받아주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단순히 채용을 잘못했거나 교육을 하지 않아서라고 말하는 브랜드의 공식 입장들은 너무 시시할 뿐입니다. 주력으로 판매하는 제품이나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 프런트 페이지만큼의 투자를 하고 있지 않아서는 아닐까요?

고객이 경험하는 브랜드의 모든 접점에 일정한 수준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소한의 투자 말이죠균일한 투자를 모든 부분에 하면 핵심 역량이라는 본질을 잃을 수 있지만 고객이 디브랜딩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투자는 필요합니다. 판매하시는 분이나 상담 접수, A/S 등에서 고객이 경험하는 분들의 처우가 너무 안 좋거나, 그분들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있는 기업은 가장 잦은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텔레비전 광고를 위해 엄청난 돈을 쏟는 것보다 있는 고객을 잘 유지하기 위한 이런 투자들이 더 실제적입니다. 

온라인 홈페이지의 개발과 운영을 값싼 외주 회사에 맡기는 일도 브랜딩을 유지하는 무리가 있습니다. 고객이 가장 자주 접하는 채널에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을 쓰지 않겠다는 값싼 원칙은 고객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가장 낮은 수준의 경험을 고객의 주요 기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한 브랜드를 표방하는 회사라면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회사 관련 수준도 일정 수준 스마트함과 비슷해야 차별화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많은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을 브랜딩으로 표방하는 커머스는 많은 브랜드가 고객에게 잘 보이도록 만드는 경험 설계가 핵심이겠죠. 이런 곳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브랜딩은 있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브랜드 그런 거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슨 브랜드다’라고 말하면서, 걸맞은 행동을 하지 않을 때 직원들은 방향성을 쉽게 잃습니다. 고객 피로도 증가하죠. 우리가 뿌린 광고로 유입되는 고객들이 만날 경로 모든 곳에서부터 구매와 사후 관리에 이르는 부분까지 시장에서 고객 머릿속에 남길 브랜딩이 유지되고 있는지 구조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