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싱크로니시티, 내 삶을 바꾸는 힘 / 조셉 자보르스키> 도서를 읽고 본문을 인용해 작성되었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추악한 사건으로 남아있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1972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백악관 참모들과 작당해 워싱턴 시내 워터게이트 호텔의 민주당 선거운동 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 했던 사건이었죠.

 

현직 대통령은 물론 전직 FBI, CIA를 비롯한 정보부 요원들이 합세해 전 국민을 상대로 벌인 전무후무한 정치 범죄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임기 도중 대통령직을 사임했으며, 이는 미국 역사에 크나큰 오점으로 남았습니다.

 

당시 정치 리더십에 환멸을 느낀 미국인들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그런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을까?’ 하는 진지한 질문에서 정치 리더십을 넘어 조직 리더십 전반의 문제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이에 당시 닉슨 대통령 재판의 특별검사직을 수행한 레온 자보르스키의 아들, 조셉 자보르스키는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했고 대규모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리더십의 열쇠를 찾아 제시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미국 닉슨 대통령

 

 


part 1. 리더가 빠지기 쉬운 함정

 

조셉은 한 조직의 리더로서 빠지기 쉬운 함정을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책임이라는 함정

 

이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사고가 일으키는 함정입니다. 한 조직의 리더는 종종 업무의 모든 과정에 자신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관련된 모든 사람을 자신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고,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죠. 조직의 더 큰 사명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의식을 집중한 결과입니다.

 

이런 리더는 자신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을 계속해서 늘려갑니다. 불안감이 증폭해 자신을 혹사하기도 하고, 엄청난 부담감과 중압감으로 강박에 가까운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죠. 이런 함정에 오래 빠져 있을수록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집니다. 생산성과 효율성은 지속해서 고갈되고 자신감도 점점 사라집니다.

 

이런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은, 스스로 대단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누구라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조직원들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마땅하지만, 과도한 책임감까지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2) 의존이라는 함정

 

두 번째는 의존이라는 함정입니다. 이는 팀원에게 느끼는 책임감의 이면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함정에 빠지면 핵심 직원이나 자금 제공자, 이사 등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게 됩니다. 이러한 요소가 빠지면 사업 전체가 실패할 것처럼 느껴지게 되죠. 이런 두려움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데요, 중요한 팀원이나 조력자가 팀을 떠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솔직하게 의견을 피드백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 됩니다.

 

사업이 성공하려면 특정 인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맹신을 떨쳐내야 합니다. 이러한 함정은 자신이 부족하고 하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나오는데요,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들과 계획한 특정 과정 자체에 집착하지 말고 결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는 새로운 결과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상황에 맞추고 적응하는 정신적인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3) 과잉 활동이라는 함정

 

또 한 가지 중대한 함정은 활동이 너무 ‘과잉되어’ 주위 변화에 맞춰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고 재교육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성장하는 조직의 리더는 종종 매우 많은 활동을 닥치는 대로 해내면서, 자신에 대한 성찰의 기회는 놓치곤 합니다. 이런 종류의 함정은 조직 내의 꿈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생기는 시기에 그 심각성을 드러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일이 진행되는 속도나 방향이 맞지 않는데도 거기에 맞춰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면, 업무의 방향이 선명하지 않고 일관성도 없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눈앞의 정말 중요한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천천히 일의 과정을 돌아보고 차분하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과잉 활동으로 인해 더 중요한 일이 잘 보이지 않게 되죠.

 

이러한 함정을 극복하는 열쇠는 내면의 성찰입니다. 성찰을 통해 개인과 팀 전체 차원에서 필요한 균형을 회복하고, 일의 중요한 기본 방향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팀원들과 정기적으로 모여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대화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성찰과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part 2. 서번트 리더십

 

조셉은 앞서 제시한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으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제시했습니다. 서번트 리더십은 말 그대로 타인에게 측은지심을 갖고 하인처럼 사람들을 섬기는 지도자를 뜻합니다. ‘로버트 그린리프’는 <리더로서의 하인(The Servant as Leader)>이라는 저서에서 “서로에게 봉사하고, 자신을 넘어선 무언가 고차원적인 목표에 봉사하고자 하는 바람이 리더십의 본질”이라고 말합니다.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따라 보면,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표현 자체가 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요. 조셉은 오래 지속할 확실한 변화를 끌어낼 리더십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행동 지침보다, 개인의 존재 방식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리더십은 곧 개인의 인격과 내면의 활동 상태와 관련되어 있다는 뜻인데요.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은 조직에 대한 ‘헌신’에 있습니다. 이는 행동으로 옮기는 헌신으로, 보통 상징적인 행동을 통해 드러납니다. 좋은 리더는 행동으로써 조직에 대한 헌신을 드러내고, 이러한 헌신적인 리더를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이는 훌륭한 리더, 구성원이 되기 위한 내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첫 단계입니다.

 

이런 ‘헌신’의 상태에서 우리는 과거 일하던 방식에 따르면 해내는 것이 이상하다 싶은, 몹시 어려운 일들을 해냅니다. 헌신의 태도에서 우리는 겉보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를 떠안고, 이를 해내기 위해 매우 열심히 일하면서 완전한 집중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진정한 서번트 리더는 대화 방식부터 다릅니다. 타인의 관심사를 대화의 중심에 두고 적절한 질문을 통해 사고를 자극합니다. 리더십은 결국 인간의 가능성을 해방하는 일과 마찬가지인데요. 따라서 훌륭한 리더십의 조건에는 집단 안의 사람들을 고무하고, 격려하는 능력이 포함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용기를 북돋워 실천으로 이끄는 동시에 이들이 힘을 모아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능력입니다. 좋은 리더는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이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상대방이 타인과 나눌 중요한 뭔가를 갖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조셉은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단순한 행동이 사실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능력을 갖춘 리더는 상대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최선을 끌어내게끔 만듭니다. 경청하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닌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실체와 방향성을 갖게 되고, 곧 실천으로까지 이어진 경험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part 3. 창조적 리더십

 

마지막으로 조셉은 미래가 도달했을 때 거기에 단순히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체념보다 가능성을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태도를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창조적 리더십‘을 위해서는 세 가지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변화가 필요한데요.

 

1) 세계를 생각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

 

먼저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확정되어 변하지 않는 것이란 생각에서 벗어나, 서로 연결되어 있고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미래가 고정되어 있다는 관념에서 벗어나면 비로소 체념에서 가능성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2) 관계에 대한 이해의 근본적인 변화

 

또한 조직원 서로의 관계를 개별적인 것이 아닌,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언뜻 보면 각각 분리된 독립적인 관계와 경험 같지만, 지나고 보면 모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단초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되면, 조직원과의 관계나 그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모든 경험을 긍정하게 되고 성공이든 실패든 모든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조직은 다른 조직원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기회와 미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3) 헌신의 성격 변화

 

앞서 ‘서번트 리더십’에서 제시했던 리더로서의 헌신은 의지(will)가 아니라, 기꺼이 하려는 마음(willingness)에서 시작됩니다. 이러한 헌신 상태에서 움직일 때 우리가 하는 일은 당연히 의미 있는 것이 되고, ‘빈약하고 자유롭지 못한 의지’를 ‘위대한 의지’를 위해 희생할 수 있게 됩니다.

 

헌신적 리더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이는 곧 더욱 큰 규모의 대화로 이어집니다. 이는 어떤 한 명의 리더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가능성으로 가득한 미래가 펼쳐지는 것에 본능적으로 끌리기 때문입니다. 조셉은 창조적/헌신적 리더십이 이러한 우연의 일치, 즉 ‘예측 가능한 기적’을 일으킨다고 설명합니다.

 

 

 


 

조셉은 리더십을 위한 여정은 영웅의 여정과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1) 분리 혹은 출발 2) 시련, 실패, 성공 3) 사회로의 귀환 및 재통합의 과정을 거쳐 깨달음, 자기 혁신을 통해 리더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그러한데요.

 

그렇다고 해서, ‘좋은 리더’를 위대한 성인이나 초능력자의 영역으로 격상하고 자신은 안 될 거라고 섣불리 벽을 치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주변의 모든 기회에 마음을 열어 놓고 중요한 인물들과 서로 연결된 상태로 있을 때, ‘1세제곱센티미터’의 기회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우연한 때에 꼭 필요한 사람이 조직에 합류하는 ‘예측 가능한 기적’은 이렇듯 준비된 사람에게 돌아오는 아주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전사든 아니든 우리 모두는 이따금씩 눈앞으로 튀어나오는 1세제곱센티미터의 기회를 갖고 있다. 범부와 전사의 차이는 ‘전사는 그것을 알아차린다’는 점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신중하게 기다리는 것은 전사의 중요한 의무다. 그래야 1세제곱센티미터의 기회가 튀어나왔을 때 대담하고 민첩하게 붙잡을 수 있다.”

 

– 카를로스 카스타네다Carlos Castaneda –

 

 

* 본 도서의 핵심 개념인 ‘공시성(synchronicity)’에 대한 기술보다는 리더십의 요소에 집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리더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존재 방식에 관해 보다 깊이 탐구하고 싶은 분들은 해당 도서의 전문을 일독하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