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 인턴의 위치와 기대되는 역할

 

 

인턴이라는 존재

 

인턴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혹은 첫 출근을 기다리고 계신가요?

아니면 인턴으로 근무하고 계신가요?

 

‘인턴’은 과도기적 존재입니다. 입사했지만 정식 직원은 아니고, 대학생(혹은 졸업생)이지만 동시에 직장인입니다. 직함은 있지만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지식도, 스킬도, 경험도 부족합니다.

이런 미완의 존재이지만 어쨌든 인턴 근무를 앞두고 있거나 하고 계신 분들은, 잘 몰라도 해나가야 합니다. 이 경험을 기회로 삼아야 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사수의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울 수 없는 경험을 전수해주고,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이런 것까지 물어봐도 되나 싶은, 하지만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전화 받는 법, 메일 쓰는 법 같은 세세한 내용까지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사수입니다.

 

 

사수 없는 인턴들

 

하지만 요즘 회사에서는 사수의 존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개인화된 사회에서 이제 구성원 각각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식이나 경험의 전수는 오랫동안 함께 할 사람을 위한, 소위 ‘가족같은’ 회사 분위기 속에서나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이직이 잦아지고, 개인의 커리어가 조직보다 중요시되면서 내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서 굳이 필요 이상으로 알려주는 사수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가장 당황스러운 존재는 인턴과 신입사원입니다. 특히 사회생활이 처음인 인턴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당황스럽습니다. 

 

지금 뭘 해야 하지?

업무 일지에 이런 것까지 적어야 하나?

아까 인사했는데 또 해야 하나?

 

궁금한 건 많은데 바빠 보이는 사수에게 물어보기는 눈치 보이고, 안 물어보자니 실수할 것 같고… 심지어는 사수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턴을 위한 가이드북

 

이런 분들을 위해 인턴을 위한 가이드북을 준비했습니다. 사수 대행사라는 이름으로 인턴에게 필요한 능력부터 능력을 기르기 위한 팁, 책 추천, 인턴 경험을 실력을 만들 수 있는 방법까지 담아보겠습니다.

그 첫 번째로, 회사가 인턴을 뽑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턴이라는 존재가 회사에 왜 필요한지를 알게 되면 본인의 역할과 해야 하는 일, 필요한 능력에 대한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인턴을 뽑는 이유

 

1. 고용 유연성이 있어 리스크가 적다.

 

정규직 고용에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한 번 정규직이 되면 회사와 맞지 않아도 그 직원을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공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는 지원자가 회사와 fit이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과 시간이 적습니다. 기껏해야 서류와 면접 한 두 번이 다고, 대화하는 시간으로 따지면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4시간 정도입니다. PT면접, 합숙면접, 토론 면접 등을 통해서 다각적으로 알아보려 하지만 여전히 지원자의 성향과 능력을 알아보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인턴의 경우에는 정규직 채용 전에 직무적합성이나 능력, 인성 등을 판단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 동안, 어떻게 일을 하고 사람을 대하는지 충분히 살펴볼 있습니다. 의외로 꽤 많은 사람이 책임감 부족, 논리력 부족, 배우려는 의지 부족 등의 모습을 보입니다. 

인턴은 기간 계약 형식이기 때문에 회사와 fit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면 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음으로써, 혹은 인턴 기간을 연장하지 않음으로써 관계를 중단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지원자를 판단할 시간을 충분히 둘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이러한 제도가 악용될 여지도 있습니다. 인턴 기간만 계속해서 연장해 비교적 낮은 연봉과 고용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인력을 사용하는 것이죠. 물론 제도적으로 인턴의 기간에 제한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법망을 피하며 이를 악용하는 회사도 있어 지원자 입장에서 불리한 상황도 많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인턴 기간 동안 어떤 것을 배울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인턴을 한 회사에서 정직원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고용 여부는 회사 입장에서 잘 맞다고 생각되면 판단하는 것이니, 정직원 고용 여부에 큰 신경을 쓰기 보다는 인턴 기간을 기회로 삼는 것이 지원자 입장에서 가장 큰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2. 난이도는 낮지만 품이 많이 드는 일을 맡길 있다.

 

한 사람이 일에 투여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평일 8시간씩 40시간 + 업무에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면 야근, 주말 근무 등이 수반되기도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한정된 시간 속에서 해야 할 일은 다양합니다. 

하나의 목표가 주어지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세부 작업들이 생깁니다. 세부 작업에는 전문지식이 낮아도 있는 이 있는 반면, 높은 전문지식이 필요한 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 캠페인 제안이라는 업무가 있습니다. 제안을 위해서 해야 할 세부 작업들이 생깁니다. 기초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 시장조사, 소비자 조사, 경쟁사 조사들이 필요하고, 이 자료들을 분석해서 전략을 세우는 일, 전략에 맞는 광고 컨셉을 만드는 일, 이를 보고하기 위해 하는 문서 작업 등이 있습니다. 문서작업을 위해서는 이미지나 아이콘 찾기 같은 작은 일들도 시간을 꽤 잡아먹습니다.

이 업무들을 투여되는 시간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나눠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인턴/사원의 업무

 

 

이 업무를 맡은 팀에 과장, 사원, 인턴 세 명의 구성원이 있는데, 만약 과장이 시장조사 자료를 찾고 있거나 피피티에 사용될 이미지를 찾고 있다면 전문성이 필요한 일에 필요한 시간을 그만큼 뺏기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업무 외에도 관계 부서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자료 해석, 전략 수립 같은 일들은 과장이, 업무에 익숙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인 자료 정리, PPT 마무리 작업 등은 사원이, 기초적인 자료 수집, 기초 피피티 작업 등은 인턴이 맡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배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인턴의 주된 업무는 비교적 업무 난이도는 낮지만 품이 많이 드는 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난이도가 낮다고 해도 주어지는 업무의 맥락을 이해한다면 결과물의 퀄리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찾아 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운동하는 여성’이라고 검색한 뒤에 아무 이미지나 찾아서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이미지가 운동화 광고 캠페인 제안서에 사용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화질을 고려하고, 다른 브랜드가 강조된 운동화 이미지를 피해서 구하겠죠.

일의 중요도를 떠나서 주어진 업무의 맥락을 잘 파악하고, 일을 시킨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3.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할 있다.

 

대기업에는 공채를 통해 입사한 직원이 가지는 독특한 지위가 있다는 풍문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임원까지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하는 것이죠. 그래서 공채 직원과 이직을 통해 입사한 직원 간의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회생활 초기부터 함께한 회사에 더 깊은 애사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고, 회사의 문화나 변화 과정에 대한 이해도 높기 때문에 인턴부터 회사와의 관계를 가져가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채의 비중이 적어지고, 인턴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가 인턴을 뽑을 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4. 저렴하게 실무에 투입할 있는 인력

 

마지막으로 가격 측면에서의 효율성입니다. 인턴을 보조적인 인력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실무에 주요 인원으로 투입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턴 입장에서는 운이 좋다고 할 수도 있는데요, 인턴 기간 중에도 실무 경험, 성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가격 효율성만 보고 인턴 기간을 최대한 연장해가며 인력을 사용하고, 인턴 등 저연차를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 인턴에게 부담이 과하게 커지는 경우입니다. 물론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적절한 보상을 주는 곳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스타트업이나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곳. 지식이나 전문적인 스킬보다 아이디어나 투여되는 시간이 더 중요한 직종에서 실무에 투입되는 인턴이 더 많습니다.

이런 점을 활용하기 위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인턴이나 신입사원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빠르게 실력을 쌓고 성장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맥락을 이해하고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파악하기 

 

회사가 인턴을 뽑는 이유 네 가지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인턴을 준비하는 입장, 인턴으로 일하는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본인이 가지는 역할과 가치에 대한 이해입니다. 본인이 인턴으로 채용된 이유와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고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보조적인 업무, 즉 전문성이 많이 요구되지 않지만 품이 많이 드는 일을 맡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는 인식을 가지기보다는 하나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업무 진행상황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본인이 하는 일들이 전체 업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같이 이뤄진다면 인턴 기간이 훨씬 더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계속해서 대화하고 관계를 쌓을 기회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인턴에게 필요한 능력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능력’이란 무엇을 뜻하는지, 그 구성 요소에 대해 살펴보고 그중에서도 인턴에게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인턴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글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실제 인턴을 준비하는 분이나 인턴을 하고 계신 분의 질문이 있다면 더 좋은 글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서 질문해주세요 🙂

 

 

느낀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