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부서와의 소통을 통해 리스크 발견하기

 
 

‘안 될 것 같은데…’

 

 회사에서 크고 작은 기획업무를 진행하며 유관부서와 논의하다보면 ‘안될 것 같은데…’라며 부정적인 어조로 말끝을 흐리는 경우가 있다. 혹은 ‘어차피 해봤자 안될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는 대화라도 해보겠지만 후자처럼 말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내가 준비한 자료를 잘 읽은 것인지 화가 날 때도 있다. 열심히 준비한 기획안인 경우엔 그 정도가 더 강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이유는 있다. 발표를 통해 소개된 문제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1:1로 매치가 잘 안되어 이해가 잘 안되는 경우도 있고, 내가 보는 문제와 상대가 보는 문제의 관점이 다른 경우도 있다. 이때 우리는 같다 애매모호한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기보다는안 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고민해봐야 한다. 또 그 말이 ‘이 기획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는 아니기 때문에 유관부서의 이런 ‘안 된다는 말’을 어떻게 소화해볼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가 불가능하고, 관리가 안 되면 개선할 수 없다.’

 

 피터 드러커가 측정의 중요성을 통해 언급한 바와 같이 무언가를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가 없다. 안 된다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정도의 데이터로 만들어 분석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가 필요하다. 상대가 제시한 문제가 나에게 명확하게 들리고 소화시킬 수 있다면 그 말에 적절한 답변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질문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어떤 부분에서 어려울 같나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왜 안 되는지 그 이유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리스크 식별(Risk Identify)’이라고도 한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에게 문제 정의에 대한 이의제기인지 아니면 대안에 빈틈이 있는 것인지를 물어보고,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것 같은지 물어봐야 한다. 그가 가정한 상황을 시나리오를 읽는다고 생각하며 살펴보고 실제로 리스크가 발생할 같은 영역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단순히 딴지걸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대부분 발생 가능한 상황을 가정으로 제시할 것이다. 이런 의견을 구체화하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리스크가 있고 이 리스크를 통해 어떤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식별할 수가 있다.

 

둘째, 어느 정도나 영향이 미칠 같나요?

 

다음으로는 이 식별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현실성 있는 이야기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상대방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발생이 가능한 수준의 고민인지 타당성을 분석(analyze)해봐야 하는 것이다. 이때 타사 사례 혹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분위기에 기초하여 상식적으로 발생 가능한 영역인지 보거나 혹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면 구체적인 지표를 찾아볼 수도 있다. 또한 발생한 사건이 미치는 여파가 어느정도 큰지를 가늠해볼 필요도 있다. 발생 확률이 낮더라도 영향정도가 것으로 예상된다면 우리 회사가 어느정도 받아들여줄 있는지 또한 중요하다

 

셋째, 예방할 있는 방법이 있나요?

 

위에서 분석한 리스크가 우리의 통제가 가능한 대상인지 평가(eveluate)해야 한다. 만약 상대방이 말한 시나리오가 현실 가능하고, 우려가 된다면 이 리스크가 우리 회사가 수용 가능한 범주인지 확인하고 그 영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개선을 해야 한다. 이 위험이 너무 높아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가능한 범주 내의 예방 영역을 벗어난 경우(예를 들어 고객의 평가가 수반되는 마케팅 활동 등)에는 기획을 전반적으로 갈아 엎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예방이 가능한 수준의 것이라면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미리 고민할수록 나중에 편하다.

 

위에서 제시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리스크 대응 전략을 있다.  시나리오를 통해 리스크를 파악했다면,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 상황을 미리 고려하여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경우 골든타임을 24시간으로 본다. 문제를 신속하게 대처하다가 최선의 답을 내지 못하면 오히려 문제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미리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 정도만 공유되어 있더라도 위험요소를 빠르게 캐치하고 해결할 있다.

번째 장점은, 상대방의 우려가 합리적인 것인지 답할 있다. 글의 도입부에서 말한 부정의 표현이 리스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면, 글에서 제시한 방법은 실제 문제 가능여부를 검토해보는 과정으로 이해할 있다. 만일 여러 사람이 동일한 문제를 머릿속으로 떠올렸으나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던 상황이라면, 이러한 ‘안될 것 같은데’에 명확하게 답변함으로써 우려하는 상황이 실제 발생 가능한지 아닌지에 대해 답변할 수 있다. 또한 만약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미리 암시하여 유관부서에 신뢰감을 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공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질문을 토대로 한 의사소통은 유관부서에 기획 내용을 더욱 세밀하게 설명하게 만든다. 이 과정을 통해 유관부서 직원들이 기획안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장점이 중요한 이유는 기획안에서 유관부서 팀원들이 본인들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고 수행할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이는 기획안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다른 팀과 편안하게 논의하고 이행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튼튼한 기초쌓기의 과정

 

우리는 모두 거절의 경험을 안고 있다. 그래서 가벼운 거절이나 부정적인 표현도 깊숙하게 와닿을 때가 있다. 그러나 기획자로서 좋은 이야기만 나눠서는 안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미리 잘못된 지점을 파악하고 보완을 거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 120%의 준비를 마쳤다고 해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위험을 예상할 수는 없지만, 미리 알게된 문제를 단순히 불편하다는 이유로 덮어두고 침묵한다면 결국 위험이 닥쳤을 때 그 문제가 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안된다는 말’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안된다고 말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명백한 대답을 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예상 가능한 리스크는 사전에 파악해서 측정하고 관리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처 방안과 전략을 미리 세워놓을  있다. 또한 스타트업 초기 단계에서 이런 문화가 형성된다면, 예측 가능한 문제 상황을 대비하고 관리하는 역량이 자연스레 내재화 된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은 스타트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단계가 되었을 튼튼한 뼈대를 갖추고 성장하는 도움을 것이다.

 

 

이열심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