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올라이브’는 뭔가 다르다

 

 

라이브커머스가 시장에 나온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출시 당시와 지금의 흐름을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많은 걸 변화시켰다는 표현이 맞겠다. 모든 플랫폼은 라이브커머스로 확장됐으며, 이를 실행하지 못하면 시대에 동떨어지는 것처럼 비추어졌다. 심지어 네이버는 대부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쇼호스트의 특성과 달리 그들과 전속 계약을 맺는 등 새로운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과연 쇼호스트의 수요만 늘었을까? 말하는 게 직업인 연예인, 인플루언서, 미스코리아, 아나운서도 너 나 할 것 없이 라이브커머스 생태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2월, 카카오가 SNS 기반 라이브커머스 기업 ‘그립컴퍼니’를 1,800억 원에 인수하며 모든 판도가 바뀌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이상하리만큼 잠잠하다. 호스트들의 출연료가 엄청나게 내려갔고, 기존에는 쇼호스트가 판매 수익의 일정량을 쉐어해갔다면 이제는 그 방법이 사라지고 고정비로 픽스됐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대박 쳤다는 사례도 최근에는 듣기 쉽지 않다. 그럼 이걸 과연 ‘커머스’라고 볼 수 있을까? 오히려 이러한 수익구조의 변형을 봤을 때 PR의 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는 게 더 큰 듯하다.

 

 

올리브영 올라이브 예고 이미지

 

 

예외는 있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활성화돼있는 기업을 꼽으라면 바로 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자체 라이브커머스 방송인 ‘올라이브’로 채널 파워를 성장시키고 있다. 아이돌 그룹 SF9, 메이크업 아티스트 레오제이 등 다양한 스타들과의 협업을 통한 팬덤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우리는 여기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트렌드가 매우 빠르다. 그리고 해외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스타트업 혹은 대기업에서 빠르게 적용시켜 트렌드를 만드는 것에 익숙하다. 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성공사례는 핑크빛 미래를 꿈꾸게 하기 충분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실체가 보일 수밖에 없다. 관건은 ‘지속가능성’이다.

라이브커머스도 마찬가지다. 중국 왕홍업계의 1, 2인자인 리자치와 웨이야가 천문학적인 매출을 내는 것을 보고 한국에도 라이브커머스가 도입됐다. 하지만 키워드 자체가 도입됐을 뿐 그들의 시스템과 본질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사람이 없다.

 

 

리자치 라이브커머스 방송 캡처

 

 

중국의 라이브커머스와 우리나라의 라이브커머스는 너무 다르다. 그들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성공사례를 만들어냈기에 내부 구조만큼은 탄탄하다. 핵심은 MD에 있다. 쇼호스트가 잘 팔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가장 좋은 브랜드를 가장 메리트 있는 가격과 구성으로 가져오기에 한정 시간 내에 완판시키는 게 가능하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MD가 구성에 힘을 쏟지도 않고 단일 브랜드 안에 속해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설명과 사용법을 얘기한 후부터는 방송을 이어나갈 소재가 떨어진다. 말하는 사람도 힘이 빠지고 듣는 사람도 재미가 없다. 내가 그동안 애용하던 제품이라 하더라도 메리트 있는 구성이 아니라면 굳이 1시간 넘게 방송을 보며 구매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리브영의 라이브커머스는 뭐가 다를까? 난 올라이브가 라이브커머스의 외형을 갖고 있지만 본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올라이브는 팬덤이 탄탄한 인물을 중심으로 갖고 가는 부분이 크다. 팬덤 관점에서 접근하는 비즈니스의 성격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확실한 팬덤을 가진 출연진이 호스트로 나온다는 건 너무나도 다른 접근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각화된 관점을 가져야 한다. 투자의 관점, 해외 성공사례에 대한 관점,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관점이다. 라이브커머스라는 단편적인 키워드에 매몰되면 신사업에 따라오는 리스크와 변수를 대비하기 쉽지 않다. 지금은 목적성이 아닌, 수단으로 활용되는 부분이 크다. 물론 X는 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본질이야말로 지속가능하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박진호 뷰스컴퍼니 대표와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

 

 

최근 포브스 인터뷰차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를 만났다. 간단히 설명하면 연예인 IP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하는 회사로 현재 메타버스 안에 백화점을 만들고 있다. 소비자가 백화점에 들어와 제품을 구매하면 실제 제품이 집으로 배송되는 구조다. 당신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또 메타버스라는 키워드에 꽂힐 것인가?

앞으로 수단은 계속 바뀔 것이다. 그건 다양한 형태의 모습일 거고, 기술을 기반으로 외형적인 요소가 끊임없이 변화할 거라 예상한다. 그래서 더 단순해져야 한다. 소비는 감성이고 가성비다.

라이브커머스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강력한 무기로 보이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한 가지 기획전 형태의 모습으로만 남아있다. 결국, 소비를 결정하는 건 소비자의 관점이고 그들이 어떤 이유로 구매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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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