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엠앤씨 이광호 마케터 인터뷰

 

 

애플, 구글의 개인 정보 보호 강화 조치로 퍼포먼스 마케팅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업계가 영향을 받아 기존의 마케팅 공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데요. ‘미디어커머스’도 프라이버시 이슈에 큰 영향을 받은 업계 중 하나입니다. 픽셀 기반으로 전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는 비중이 컸던 만큼 전반적인 업태의 전환을 불러올 정도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요! 마케팅 측면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한 미디어커머스 업계는 퍼포먼스 마케팅에 닥친 큰 파도를 어떻게 넘어가고 있을까요?

미디어 커머스 기업 ‘다다엠앤씨’에서 신규 플랫폼 런칭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이광호 마케터를 만나,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처하는 미디어커머스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2023년 트렌드까지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다다엠앤씨 이광호 마케터

 

 


 

 

Q. 안녕하세요! 이광호 님 본인과 ‘다다엠앤씨’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있는 마케터 이광호라고 합니다. 약 2년 정도 에이전시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주로 종합 이커머스나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페이드 마케팅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CJ ENM 산하의 미디어 커머스 계열사인 ‘다다엠앤씨’에서 신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런칭과 마케팅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회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나요?

 

지금은 입사 후 두 번째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데요, 이전에는 내부 디지털 브랜드의 D2C를 운영하는 업무를 잠깐 담당했었고, 현재는 신규 플랫폼과 관련된 모든 마케팅 및 데이터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퍼포먼스 마케팅의 기본적인 업무라고 할 수 있는 페이드 마케팅 매체의 KPI를 정리하고, 빅 매체 4개(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를 중심으로 유입 프로모션과 캠페인을 기획, 운영하는 업무를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획득한 사용자들의 행동 데이터를 측정하기 위해 이벤트 택소노미를 기획하거나 세팅하고, 스크립트를 점검하는 업무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 외부 데이터를 함께 보고 있는 상황이라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 개선을 위해 프론트/백엔드 관련된 제안도 하고 있어요. 보통 마케터들이 진행하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업무에 더해, 실제로 플랫폼이나 프로덕트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다다엠앤씨 홈페이지 화면 캡처. 출처 : https://dadamnc.net/

 

 

Q. 퍼포먼스 마케팅과 CRM 마케팅은 어떻게 다르며, 다다엠앤씨에서는 각각의 중요도를 어떻게 배분하고 있나요?

 

전통적으로 정의를 내렸을 때, 퍼포먼스 마케팅은 외부 광고 매체를 활용해서 광고를 운영하고 성과를 달성하는 게 주된 미션이에요. CRM 마케팅은 실제로 비용을 유가 집행하는 마케팅 매체나 외부 솔루션이 아니고 sns, 뉴스레터나 앱 푸시 팝업 혹은 내부 구좌를 운영하는 마케팅 영역을 말해요. 온드 미디어를 바탕으로 이미 획득한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미션이죠.

예전에는 활용하는 툴이 외부인지 내부인지에 따라 퍼포먼스 마케터와 CRM 마케터가 갈렸지만, 현재는 이런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어요. 퍼포먼스 마케팅 집행을 위해 퍼스트 파티 데이터의 타깃 리스트나 유저 데이터 분석이 중요해지고, CRM의 경우도 sns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같은 매체를 통해 푸시 메시지를 보내는 등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요. 요즘 마케터들 JD에 SQL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국 퍼포먼스 마케터에게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역량이 요구된다는 얘기거든요. CRM 마케터로 채용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퍼포먼스 매체에 대한 이해도나 경험이 있는 분들을 선호할 것 같아요. 기업들이 각각의 사이드에서 양쪽의 역량이나 경험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고 느껴요.

미디어 커머스는 서드파티 데이터를 활용한 페이드 마케팅의 비중이 높은 비즈니스여서 내부 고객 데이터는 있지만 데이터의 퀄리티가 좋지 않거나 모수가 좀 떨어지는 문제들이 있어요. 또 상품 카테고리별로 브랜드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각각의 고객 데이터가 단일한 고객 유형으로 정의되는 모수로 쌓이지 않고 각 브랜드로 찢어지곤 해요. 그래서 데이터의 분석이나 활용의 효율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제 미디어커머스 업계도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CRM의 중요도를 높게 보고 있어요. 따라서 현재는 브랜드와 상품의 가치를 바탕으로 정성 고객과 고객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Q. 애플·구글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로 퍼포먼스 마케팅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데요. 미디어커머스 업계는 어떤 영향을 받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사실 미디어커머스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은 업계예요. 미디어 커머스는 앱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가 많지 않아서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iOS의 정책이 앱 데이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고 전체 모수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중요한 이슈거든요. 따라서 픽셀 기반으로 전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던 비중이 클 수록 당연히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고, 특히 그 중에 하나가 미디어커머스였어요.

기존에는 어떤 사람들이 구매를 할 것 같은지 정확하게 찾을 수 있어서 그 분야에 전환을 만들 수 있는 소재만 열심히 만들어내면 그 문제가 해결이 됐어요. 데이터 고도화보다는 극단적으로 대량의 소재를 만들면서 전환 성과를 유지하는 전략으로 운영했었죠. 하지만 현재는 그런 소재 플레이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에, CRM이나 퍼스트파티 데이터에 집중하기 위해서 브랜드 자체의 고객 경험이나 상품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미디어 커머스’라는 워딩에서 ‘미디어’가 빠지고 실질적인 고객들의 커머스 액션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성적인 우선순위로 다시 돌아간 거죠.

 

그러기 위해서 사실 미디어커머스 업계는 LTV(고객생애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수준의 고객 데이터부터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고객을 모으기 위한 브랜드나 상품 경험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구요, 그걸 기반으로 브랜드가 고객 경험과 로열티를 만들어내면 두 번째 단계로 비로소 CRM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미디어 커머스 회사들이 1단계 아니면 2단계에 머물고 있을 거라고 예측됩니다. 혹은 데이터 자체를 확보하기 위해 상품을 매개로 한 브랜드가 아닌, 플랫폼을 만들어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도하고 있는 회사들도 있어요. 이렇듯 미디어커머스 업계는 업태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다엠앤씨 이광호 마케터

 

 

Q. 앱 트래킹 제한 이슈로 미디어커머스 업계가 변화의 분기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커머스 기업의 마케터가 되기로 결심하신 이유와, 업무적으로 겪는 어려움과 보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현재 기업에 합류할 당시 미디어커머스 업황 자체가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저는 기존에 플랫폼 비즈니스를 담당했었기 때문에 이 회사에서 기획하고 있는 플랜 중에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심이 갔어요. 기존에는 이미 어느 정도 성숙기에 다다른 서비스의 마케팅을 담당했었기에 초기 단계에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거든요. 스타트업 창업 멤버로 합류하는 것처럼, 신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으로 다다엠앤씨의 마케터가 됐어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일하면서 많은 도전을 겪고 있어요.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비즈니스의 경우 히스토리가 많이 누적되어 구성원들이 따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잡혀 있는데, 신규 비즈니스는 모든 것을 다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또 구성원 모두가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경험이 있던 것은 아니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반면, 성취감도 꽤 있어요. 완전히 처음 만드는 브랜드이니 제가 뭔가를 얘기하면 그게 바로 서비스에 반영이 되는 것을 보면 무척 재밌어요. 단순히 마케터로서 KPI나 OKR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과는 또 굉장히 달라서 커리어적으로도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Q. 개인정보보호 이슈와 더불어, ‘엔데믹’이라는 큰 변화가 찾아온 2022년이었습니다. 코로나 특수가 점차 사라지는 현재, 미디어커머스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변화했나요?

 

기본적으로 상품을 매개로 한 브랜드 사업을 운영하는 비즈니스에 엔데믹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특히 미디어커머스는 디지털상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업계인데, 그 공식이 깨졌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이나 기회들을 찾아야 해요.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이 새로운 브랜드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거죠. 브랜드나 상품은 판매 경로나 생태계를 굳이 디지털에 의존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커버낫과 같은 소규모 브랜드들이 처음에는 무신사를 통해 성장해서 브랜드 규모를 키운 뒤, 현재는 웬만한 백화점이나 아울렛에 다 입점되어있는 것처럼요. 이런 식으로 온라인을 통해 성장해서 오프라인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한 케이스들이 많은데, 미디어커머스의 경우도 비슷한 방법으로 엔데믹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오히려 디지털 환경은 상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경로가 부족하기 때문에, 브랜드 경험을 고도화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어요. 저희 회사 내부 브랜드 사례를 말씀드리면,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 ‘나른’의 경우 올해부터 올리브영에 입점해서 온·오프라인 연계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고객 경험이나 인지를 강화하는 판매 전략을 진행하고 있어요. 또, 캠핑 브랜드 ‘디어디어’는 ‘라이프 스타일 캠핑’이라는 브랜드 경험을 컨셉츄얼하게 표현하는 팝업 스토어를 더현대 서울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진행했어요. 이런 형태로 기존에 디지털을 통해서는 한계가 있었던 브랜드 경험을 오프라인을 통해 좀 더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경험시키고, 확장하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른X올리브영 입점 기념 이벤트. 출처 : https://nareun.co.kr

 

 

디어디어X더현대 서울 팝업 스토어 이벤트. 출처 :https://deardeerkorea.com

 

 

Q. 다가오는 2023년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주목해야 하는 마케팅 전략이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첫 번째로 이제 단일한 캠페인만으로는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퍼널별로 매체, 캠페인 운영을 해야 하고 그것들의 연계성 또한 잘 설계해야 해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UA 마케터는 UA에만 집중하면 됐었지만, 지금은 UA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UA 마케터 역시 UA 이후의 소비자 경험들에 신경 써야 하죠. 그래서 CAC(고객 획득 비용)나 CLTV(고객생애가치)와 같이, 여러 마케팅 목표를 이어주는 좀 더 큰 단위의 지표들을 볼 줄 알아야 해요. 캠페인과 캠페인 사이를 잇는 비즈니스의 상위 핵심 지표를 관리하는 부분이 점점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여러 캠페인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 캠페인 성과 관리를 넘어, 장기적인 스탭에 맞춘 로드맵을 설계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기간별로 단위를 설정해서 몇 월부터 몇 월까지는 액퀴지션에 집중하고, 몇 월부터 몇 월까지는 액티베이션을 만든다는 식의 설계를 하는 부분 또한 디렉터뿐만 아니라 마케터들에게도 점차 중요한 역량이 될 거예요.

세 번째로는 업계간의 변화인데요. 이제는 퍼포먼스 마케터도 CRM을 할 줄 알아야 하고 SQL 데이터도 뽑아야 하는 등 해야 하는 역할이나 요구되는 스펙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결국 이런 현상은 외부 환경보다는 데이터와 관련한 영역에 좀 더 집중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특히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플랫폼의 인하우스 마케터들은 점차 데이터와 관련한 제너럴리스트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 같아요. 그로스나 퍼포먼스, CRM 마케터 등 전문 마케팅의 경계가 점점 더 희미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한편 마케터의 역할이 매체 사이드에서 내부 데이터 기준으로 점점 제너럴리스트화된다고 하면, 누군가는 매체를 통해 액퀴지션하고 외부에서 내부로 리인게이지먼트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대행사나 렙사 같이 중간 단계에 있는 업계의 경우에는 조금 더 매체 사이드로 기울어 디지털 마케팅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된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다다엠앤씨 이광호 마케터

 

 

Q. 마케터로서 이루고자 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빠른 게 미디어이기 때문에, 마케팅을 하는 이상 미디어는 계속해서 변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그런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고객과 비즈니스 사이의 문제를 꾸준히 해결해 나가고 싶어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는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마케터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걸 기반으로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마케팅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자 하는 비전이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모비인사이드 구독자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린 이야기는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주변의 환경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틀린 얘기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저의 시선에서 말씀드린 작은 인사이트가 모쪼록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직무도 마찬가지이지만, 마케터 역시 꾸준히 적응하고 배워 나가야 하는 직업 중에 하나잖아요. 저 역시 다른 마케터 분들이 쓴 블로그 글이나 브런치 가이드를 계속 보면서 배우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다른 마케터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서, 모든 마케터 분들에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