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을 감에만 의존하면 안 됩니다

 
 

 경영은 숫자 놀음

 

 소규모 중소기업 직원들은 ‘숫자’ 하면 곧바로 매출과 연봉을 떠올립니다. 나머지 머리 아픈 숫자는 돈 만지는 경리 담당자가 일이라고 생각하죠. 이것은 사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장이 신경 쓰는 숫자는 그날그날 또는 월간 매출과 자금 지출이죠. 규모가 작은 회사는 회계 업무 자체를 세무회계사무소에 맡깁니다. 회사 내부에는 전표 처리하는 직원 1명 정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장이 회사와 관련된 전반적인 숫자를 접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재무제표는 1년에 한 번 보게 됩니다. 회계사 또는 세무사와는 세무조정 전에 한 번 미팅 시간을 가집니다. 그때도 사장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냐?’일 뿐입니다. 이익이 나는 회사라면 배당에도 관심을 가지죠. 나머지는 크게 관심 없습니다.

 회계사가 뭐라고 이야기하는데 내용이 어렵습니다. 사실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재무제표를 볼 줄 모르는 사장도 있습니다. 요즘은 회계의 중요성을 워낙 강조해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사장들은 많습니다만 일상에서 자주 접하기 어렵다면 그냥 공부일 뿐입니다. 그리고 재무제표는 결국 과거의 실적 자료일 뿐입니다. 참고는 할 수 있어도 현재 상황을 알 수 없습니다.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현시점에서 숫자를 알아야 합니다.

 ‘경영은 숫자 놀음’, ‘경영은 숫자로 이야기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경영을 하려면 숫자를 곁에 놓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장의 성과는 숫자로 말해줍니다. 아무리 직원에게 존경받고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장도 성과 즉 숫자가 좋지 않으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합니다. 사장은 회사 내부적으로 숫자를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숫자는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에 관여합니다. 숫자 기록이 없다면 회사를 분석할 수도 없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판단과 대처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사장이 숫자에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장은 숫자와 친해야 한다

 

 

 

 

 일단 회계 담당자에게 ‘자금일보’를 작성해서 보고하게 해야 합니다. 의외로 이 자금일보를 보고하지 않는 회사가 많습니다. ‘자금일보’란 하루 동안의 매출 및 매입, 일상경비 등 자금의 입출금에 관련된 모든 내역과 자금 시재를 정리한 문서를 말합니다. 자금 일보를 통해 사장은 최소한 오늘의 자금 여력과 지출 내역을 알 수 있습니다.

 ‘월 자금계획표’와 ‘월 자금실적표’도 작성하게 해야 합니다. ‘월 자금계획표’는 말 그대로 다음 달에 현금이 들어올 예상치와 지출 예상치를 작성하는 것이죠. ‘월 자금실적표’는 이번 달에 실제 들어온 현금과 지출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영 서적을 보면 재무제표의 ‘현금흐름표’를 중시하라고 합니다. 한데 필자의 경험상 중소기업에서 ‘현금흐름표’를 활용하는 회사는 없었습니다. 매월 현금흐름표를 뽑을 수 없는 회사는 효율적 자금 관리를 위해 위의 양식들을 이용해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월 마감을 반드시 하고 회사의 실적 분석을 해야 합니다. 월 마감을 하지 않는 회사가 많습니다. 마감을 하더라도 분기, 반기 마감을 하죠. 이는 월간 실적 발표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장이 “월간 실적을 발표하겠다.”, “발표는 하지 않더라도 난 꼭 봐야겠다.”라고 하면 회계 담당자는 마감을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월간 실적 발표를 하는 회사들은 매월 5일에 마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감을 위해 급여일을 바꾸기도 하죠. 마감일을 정해 놓으면 현업과 많이 부딪히게 됩니다. 세금계산서를 받아 놓고 책상 서랍 속에 묵혀 두거나, 출장경비도 정산하지 않는 직원들이 많으니까요.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회사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월 마감을 강력히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월간 실적을 집계한 자료를 통해 전월의 매출과 원가, 비용, 손익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분기, 반기, 년 실적은 누계치로 집계하면 됩니다. 이 누적된 자료가 재무제표 중 손익계산서가 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팀별 손익까지는 뽑기 어려우니 회사 전체의 실적부터 뽑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 해 경영계획 수립이 가능해집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예산 수립 및 관리까지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결산을 끝낸 재무제표는 일부 조정을 거치기 때문에 누적된 연간 자료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월간 실적을 회의에서 꾸준히 발표하게 되면 사장과 팀장들은 숫자에 점점 익숙해지게 됩니다.

 

 

회계 마인드는 사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가져야 한다

 

 

 

 

 경영 관련 서적들을 보면 직원들에게 회계 마인드를 교육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습니다. 임직원들이 회계 마인드를 갖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숫자나 회계를 자주 접해보지 않으면 회계 마인드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정기적으로 실적을 발표하고 자료를 공유해서 직원들이 어느 정도 숫자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회계 마인드를 갖게 됩니다. 물론 회계 교육도 병행하면 더욱 좋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의 숫자를 자주 접하지 않으면 매출, 비용, 이익 같은 것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매출은 단순히 회사가 달성하라고 한 숫자에 불과하죠.

 상장회사는 분기마다 실적 공시를 하기 때문에 직원들도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상황을 알고 회계 마인드도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 비상장 중소기업 직원들은 도대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회사에서 실적도 발표하고 공유를 해야지 회사의 상황도 알고 회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숫자는 공유하지 않으면서 ‘회계 마인드를 가져라?’ 어불성설이라고 봅니다.

 사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장의 입장에서는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숫자를 바탕으로 한 실적 분석 자료인 것이죠. 계속 자료를 축적해야 합니다. 한 해의 실적 자료만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으니까요.

 회계 아웃 소싱을 이용하는 회사가 많은데 비용절감 차원에서는 확실히 유리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적시에 자료를 봐야 하거나 다각도로 분석을 해야 할 때는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숫자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는 회계 담당자를 보강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장은 숫자와 친해져야 하고 회계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숫자를 자주 접해야 합니다. 숫자를 자주 접하기 위해서는 자금현황을 보고받고 실적 분석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현재를 파악하고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에 숫자나 분석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가 없는 백지상태에서 사장의 감과 직관에만 의존해서 결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합리적 의사결정의 기본이 되는 것이 실적 분석 자료입니다.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서 사장은 숫자와 친해야 하고 숫자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