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건 지키고, 가치를 만들어 혁신을 추구해요.

 

 

정도(正道), 사업을 운영함에 있어 올바르고 당당하게 함을 말해요. 정도를 지키는 것이 곧 혁신이에요. 비윤리적이거나 규제와 법규를 무시하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때때로 더 빠른 길처럼 보이고,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문제가 생기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훨씬 큰 시간과 자원을 필요로 하게 돼요. 그래서 정도를 지키는 것이 오히려 더 적은 리소스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이번 글은 제품을 만들면서 마주하게 되는 규제나 법률적 이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부분을 작성해 보았어요.

 

 


 

 

 

 

규제를 마주하다

 

2020년 타다 베이직 운영이 중단되고 타다 뿐만 아니라 여러 스타트업 규제 이슈를 접한 이후, 우리는 스타트업과 규제에 대해서 규제는 타파해야 하고 혁신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제품을 만들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던 우리는 어떤 문제를 개선해 사용자의 편익이 증가하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우리의 사용자가 느낄 편익의 크기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 보니 더 단순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음에도 규제에 가로 막혀 복잡하게 화면을 만들고 사용자에게 설명을 추가하려고 하는 것에 어려움 또는 불편함을 느껴요. 그래서 당국에 규제를 없애줄 것을 요청하거나 규제로 인해 진행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 또는 팀의 한계로 느끼고 접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곤 해요.

하지만 반대로 그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다른 사회 구성원의 편익은 감소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어요. 건전한 시장 질서의 확립과 유지,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수많은 구성원들을 모두 보호하고, 그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당국의 입장에서는 모두의 편익 증가가 중요해요. 사회 전체적인 임팩트를 놓고 보았을 때, 한쪽의 편익의 증가가 다른 한쪽의 편익의 감소를 일으킨다면 임팩트가 크다고 보긴 어려울 수 있어요. 그렇다면 오히려 시장 질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도록 만들거나 점차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편익이 증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정도(正道), 혁신이 솟아날 곳은 오히려 규제

 

우리가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왜 이 규제를 만들었는지 고민해보아야 해요. 또한 규제를 우회하려고 하지 않아야 해요. 규제 우회는 더 빠른 길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수 있어요. 규제는 무언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일 수 있어요. 또는 시장질서를 유지함으로써 사회 혼란을 방지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불편함 없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에요.

단편적인 예로, 더 높은 전환율의 증대를 도모해야 하는 제품팀의 입장에서는 간단한 화면 구성과 전환율의 증대로 이어질 간편한 동의 퍼널이 더 필요할 수 있어요. 그게 사용자들이 우리 제품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 뿐만 아니라 우리 제품을 이용하면서 그들의 편익 또한 빠르고 쉽게 더 커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사용자들에게 충분한 맥락 전달이 되지 않는 제품은 오히려 사용자의 선택권을 감소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요?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자가 스스로를 보호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오히려 사용자가 동의했다는 얘기를 꺼내며 팀과 조직을 방어할 수단은 아닐까요? 그럼 과연 그게 사용자의 편익 증대에 기여하는 요인은 맞을까요?

우리가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규제에 있을 수 있어요. 규제가 만들어진 이유를 고민해 보고 그 문제를 해결해하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렇게 보호와 가치를 동시에 만족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면, 사회 전체의 임팩트를 크게 만들 수 있다면 혁신은 바로 거기서 탄생해요. 정도(正道)는 결국 고객, 사용자를 보호하면서도 그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하는데, 사용자의 보호와 그들이 가질 편익의 크기를 확장하는 것이 곧 혁신이지 않을까요?

 

 

June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