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성 가능한 일정 : 작업을 수행할 팀원들이 상향식(bottom up)으로 추정한 일정
  • 달성해야 하는 일정 : 팀원의 의견과 상관없이 경영층이 하향식(top down)으로 지시한 일정

 

팀원들이 추정한 일정은 달성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팀원들이 추정한 일정은 팀원의 경험과 생산성에 근거할 뿐 아니라 팀원들의 일정준수 의지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반면 달성해야 하는 일정은 팀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외부상황이나 제약조건만 고려하기 때문에 달성 가능성이 낮다.

프로젝트 일정과 관련된 갈등은 프로젝트 내부 관리자와 팀원 사이의 갈등과 프로젝트 외부 관리자와 프로젝트 관리자 사이의 갈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유형의 갈등은 모두 달성 가능한 일정과 달성해야 하는 일정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달성해야 하는 일정의 달성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달성 가능한 일정과 달성해야 하는 일정의 유의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해야 하는 일정은 근거가 명확하지만, 달성 가능한 일정의 근거는 미흡하다.
 

달성 가능한 일정은 제약조건이기 때문에 논리가 필요 없지만, 달성해야 하는 일정은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달성 가능한 일정의 근거는 대표이사의 지시, 경쟁사의 상품출시일, 신규법규의 적용일 등과 같이 지켜야 하는 명확한 일정이 있다. 반면 달성 가능한 일정의 근거는 미흡하다. 프로젝트 팀원이 8개월은 걸린다고 했지만, 6개월에 끝내지 못하는 이유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둘째 두 가지 일정의 차이는 프로젝트 팀원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프로젝트 팀 외부의 경영층은 프로젝트 팀원들이 프로젝트 목표달성을 위해 헌신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프로젝트 팀원은 직장인으로서의 의무는 다하겠지만 흔히 말하는 영혼을 갈아 넣지는 않는다. 프로젝트 팀원들이 영혼을 갈아 넣는 경우는 그렇지 않으면 회사를 다닐 수 없는 상황 또는 큰 보상 또는 동기부여가 있을 때 가능하다. 경영층은 달성하기 힘든 일정에 대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달성하길 원하지만, 프로젝트 팀원들은 달성해야 하는 일정에 대해 ‘무리한 일정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말한다. 

 

 

 

 

셋째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낮아도 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할 때도 있다.  

 

목표달성에 실패하는 것은 용인해도 경영층이 보기에 크고 담대한 목표를 수립하지 않는 것은 용인하지 않는 조직도 있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일정뿐만 아니라 매출도 무리한 목표를 요구한다. 그러한 조직의 경영층은 달성 가능한 목표의 200%를 설정해야 15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을지 모른다. 10x(달성 가능한 목표의 10배를 목표로 수립하기)와 같이 큰 목표를 설정해야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고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예외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무리한 목표를 수립하여 보다 큰 대가를 치른 실패한 프로젝트의 사례는 더욱 많지만 책이나 블로그에서 인용하지 않을 뿐이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경영층 또는 승진의 기회가 걸려있는 관리자에게는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조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해야 하는 일정은 수용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범위를 줄이거나 보다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논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모든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프로젝트 팀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중 하나가 프로젝트 일정지연을 알리는 방식이다. 조금씩 알리는 것이 나을지, 한꺼번에 알리는 것이 나을지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은 프로젝트 일정을 정확한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정확한 상황을 공유했을 때 조직의 지원은 없고 대책을 수립하는 보고서 작성 시간만 늘어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넷째, 달성 가능한 일정의 논리를 튼튼하게 한다.  

 

경영층에게 프로젝트 팀원의 일정이 버퍼를 숨기지 않고 도전적인 의지를 반영했음을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난이도와 규모가 유사한 과거 프로젝트의 일정보다 X% 단축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과정으로 일정계획을 수립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때 유의할 것은 프로젝트 관리자와 팀원들이 일정목표를 수립할 때 달성 가능한 최대한의 생산성을 반영했음을 경영층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전체 업무 중 일부를 해보고 경영층과 함께 프로젝트 계획을 재검토하는 세션을 준비하는 것도 방안이다. 이 모두가 프로젝트 관리자(또는 팀원)와 경영층 사이에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다.  

 

김병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