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제작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폰트예요. 시중에는 수많은 폰트가 있는데, 그중에서 어떤 폰트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와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모바일 게임에서 폰트를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적일 수 있을까요? 실제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시리즈 사례를 통해 소개할게요!

 


 

모바일 게임에서 폰트는 왜 중요할까?

 

좋은 폰트와 나쁜 폰트의 기준이 있을까요? 다른 게임에서 사용한 폰트라도, 게임에 100% 잘 맞는 폰트는 아닐 수 있어요. 폰트에 따라 게임의 인상이 180도 달라지기도 하고요. 낮은 가독성으로 인해 글자를 읽기 어렵거나, 유저가 정보를 잘못 이해할 수도 있어요. 어떻게 하면 게임에서 폰트를 더 잘 사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정보’와 ‘이미지’ 전달로 폰트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어요.

 

둘 중 어느 쪽의 폰트가 더 어울리나요? (이미지: Royal Match)
 

 

글자는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직관적인 도구예요. 높은 가독성의 폰트는 글자를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그리고 유저가 정보를 다른 의미로 혼동하지 않고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도와요. 이는 곧 게임이 얼마나 쉽고, 빠르고, 편한가라는 서비스의 사용성으로 이어져요.

 

인지 시간이 가장 적게 드는 글꼴 (출처: MIT Agelab)
 

 

더불어 글자는 마치 이미지처럼 기능해요. 즐겁거나, 달콤해 보이는 폰트도 있고, 남성적이고 강렬함을 주는 폰트도 있죠. 폰트마다 가진 다양한 형태들이 주는 분위기는 게임 전체의 비주얼과 분위기에도 영향을 줘요.

 

다양한 분위기의 폰트들 (출처: Adobe Fonts)
 

 

이처럼 서비스 사용성으로 이어지는 ‘가독성’, 그리고 비주얼과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로서의 기능’은 게임에서 폰트를 사용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에요. 그렇다면 실무에서는 어떻게 폰트를 선정했을까요?

 

 


 

 

게임이 지향하는 컨셉에 맞추기

 

기존작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와 이 게임의 후속작인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라이즈>. 두 게임은 방치형 RPG라는 동일한 장르이면서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프랜차이즈지만, 차기작에서는 지향하는 게임의 이미지가 크게 바뀌었어요.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시리즈의 디자인 컨셉 변화
 

 

후속작에서는 기존작보다 대중적인 이미지를 지향했어요. 이에 따라 GUI, 캐릭터 원화 등도 변경됐죠. 이렇게 게임 속 그래픽 요소가 바뀌면서, 폰트도 하나의 게임이라는 시각적 조화를 이루기 위해 게임이 지향하는 컨셉과 일치하도록 다시 선택했어요. 이때 체크할 곳은 글자의 비율, 실루엣, 끝 마감 처리가 둥근지 각졌는지, 동그라미가 정원인지 타원인지, 직선 부분은 일자로 곧은지 변형이 있는지와 같은 디테일들이에요.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시리즈 메인 폰트
 

 


 

 

목적에 따라 여러 폰트 사용하기

 

하나의 게임 안에서도 사용하는 곳과 목적에 따라 여러 타입페이스의 폰트를 사용하기도 해요.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는 메인 폰트 외에 서브 폰트를 한 벌 더 사용했어요. 본문용 메인 폰트는 가독성의 비중이 높았는데요. 이 서브 폰트는 가독성이 덜 중요한 곳에 사용해 게임의 어둡고 호러블한 분위기를 강화했어요. 폰트를 통해 적 보스의 목소리가 느껴지는 것 같지 않나요?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의 서브 폰트
 

 

또 다른 사례를 볼게요.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라이즈>는 캐릭터의 대사에서 만화적인 연출과, 구어체의 맛을 살릴 수 있도록 손글씨 느낌의 이탤릭 폰트를 추가로 사용했어요. 이때 사용한 ‘Comic neue’라는 폰트는 원래는 얇은 두께를 가졌기 때문에 함께 등장하는 캐릭터에 비해 글자의 힘이 약해 보였는데요. 그래서 더 두꺼운 두께를 가지도록 폰트를 수정해 사용했어요.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라이즈>의 캐릭터 대사 폰트
 

 


 

 

유저가 쉽고 빠르게 읽도록 개선하기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해 기성 폰트를 수정해 개선하기도 해요.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에서는 숫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폰트를 바탕으로 숫자 폰트를 새로이 제작했어요. 게임에서 숫자는 재화의 수량, 상품의 가격, 캐릭터의 능력치 등에 쓰이는데, 모두 게임을 플레이할 때 유저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모바일 화면 속 작은 크기에서도 각 숫자끼리 잘 구분해서 읽을 수 있도록 가독성과 판독성을 높이는데 집중했죠.

 

새롭게 제작한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의 메인 폰트
 

 


 

 

게임의 경험을 좌우하는 폰트의 디테일

 

이번 아티클에서는 폰트의 가독성과 이미지로서의 기능을 중심으로 디자인한 <테일드 데몬 슬레이어> 시리즈의 사례를 통해, 우리 게임에 알맞은 폰트를 찾는 과정을 소개했어요. 소개한 내용처럼, 폰트의 존재는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소홀히 하기에는 게임에서 하는 역할이 커요. 이 아티클이 게임마다 더 좋은 폰트를 골라 잘 쓰고 싶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해 오늘도 고민하는 게임 제작자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랄게요!

 

 


당 글은 쿡앱스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