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귤마저 물러 터지기 전에

 

유명한 조직 이론 중 하나로 ‘썩은 사과’ 이론이 있다. 썩은 사과 이론이란 조직 내의 빌런이 있다면 조직 전체가 병들게 된다는 이론이다. 여기서의 빌런은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지 못하고 무례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래서 썩은 사과 이론의 결론은 결국, 이런 빌런들을 얼른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일을 하다 보면, 썩은 사과까지는 아니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특성은 다른 사람들에게 대놓고 막말을 하거나 무례한 태도를 보이거나 하는 유형의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뭔가를 요청하거나 물어보면 답을 하지 않거나, 자신의 업무 현황에 대해서 명확한 공유를 하지 않거나 하는 등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될만한 행동을 한다.

 

이들은 썩은 사과까지는 아니지만 조직 내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 때문에, ‘물러터진 귤’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다. 썩은 사과가 상자 내의 다른 사과들을 모두 썩게 만들 듯, 물러터진 귤도 상자 내의 귤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만약 조직 내에 물러터진 귤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약 조직 내 물러터진 귤에 해당하는 구성원들에 대해서 빠르게 조치하지 않으면,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구성원들이 더 많은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정상적인 귤에 해당하는 구성원들은 어떻게든 일을 완수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들은 필요하다면 야근도 하고, 자기 일이 아닌 경우에도 필요하다면 도맡아서 하며,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쓴다.

 

그러다 보니 물러터진 귤에 해당하는 구성원과 열심히 하는 구성원이 함께 일한다면, 열심히 하는 구성원이 더 많은 부담을 지며 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러터진 귤에 해당하는 구성원은 다른 구성원들의 요청에 대해서 잘 응답하지 않고, 먼저 현황을 잘 공유하지 않는다. 어쩔 때는 특정 업무를 완료하기로 약속한 시간에 갑자기 업무를 완성하지 못했다며 여러 이유를 늘어놓는다.

 

 

 

 

그런 상황에서 열심히 하는 구성원은 어떻게든 정해진 시간까지 정해진 퀄리티의 일을 완수하기 위해서 물러터진 귤에 해당하는 구성원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업무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앞으로의 어떤 업무를 우선해서 할 것인지,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차질은 없는지, 일을 하기 위해서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등등.

 

물러터진 귤에 해당하는 구성원이 매우 적거나, 이들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느 정도는 열심히 하는 구성원이 성장을 할 수 있는 환경이다. 열심히 하는 구성원이 이런 특성의 사람들을 대할 때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고, 이런 사람들과 일을 함께 할 때 일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을 써야 하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물러터진 귤에 해당하는 구성원들이 많고, 또 이들이 성장하지 않고 계속 동일한 모습을 보인다면 열심히 하는 구성원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열심히 하는 구성원들은 더 많은 업무량을 처리하고, 그러다 보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지고, 이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수많은 업무 중에서 놓치는 것이 발생하며 업무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열심히 하는 구성원들도 사람이라 뭔가 놓치는 게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에 다른 열심히 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이렇게 누군가 놓치는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물러터진 귤에 해당하는 구성원이라면 이렇게 놓치는 부분을 잡아줄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썩은 사과 구성원들만큼이나 물러터진 귤 유형에 해당하는 구성원들 역시 조직 내 다른 구성원들을 힘들게 하는 구성원들이다. 보통 조직 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구성원 1명 보다, 부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구성원 1명이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이 부정적인 구성원들의 영향력을 그대로 둔다면 조직은 병들고 망가지기 쉽다. 따라서 조직 내 부정적인 구성원들에 대한 대처는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부정적인 영향으로 가득 차지 않는다.

 

ASH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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