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장소와 출퇴근 시간 상관없이 일한 시간만큼 급여 지급

 

 

 

예전부터 자율 출퇴근과 선택적 재택근무 시행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2월 초부터 인썸니아는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전부터 이미 자율 출퇴근제였고, 어느 정도는 자유롭게 재택근무가 가능했습니다. ‘오늘 집에서 작업하려고 합니다’라고 슬랙을 보내거나 전날 퇴근 전에 저한테 구두로 말하면 됩니다. 출근하고 싶은 시간에 출근해서 통상적으로 7 ~ 8시간 정도 근무를 하고 퇴근하는데 개인적인 일정이나 컨디션에 따라 덜 근무해도 되고 더 근무해도 됩니다. 근무한 시간에 따라 시급을 계산해서 지급하며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지각의 개념이 없고 어느 날 근무 시간이 짧다고 해서 피드백하지도 않고 신경 쓰지도 않습니다. 늦게 출근하면 늦게 퇴근하게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발자분들이 10~11시 사이에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개발자분이 주간/월간 근무시간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면 업무 배정이 원활하지 않거나 프로젝트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이 때는 원인을 파악해서 업무를 더 배정하거나 덜 배정하거나 합니다. 반대로 근무 시간이 너무 늘어나면 장기적인 체력을 위해 무리하지 않도록 가이드를 할 생각인데 회사에서 야근 식대를 지원하지 않고(점심 식대만 지원) 야근/주말 근무를 권장하지도 않다 보니 월 근무시간이 너무 길어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주 5일 근무하는 정규직 직원들의 경우 월간 160시간, 즉 20일 X 8시간 정도 근무를 하고 있고 주 2일 ~ 4일 근무자들은 월간 100시간 전후로 근무를 합니다. 저희가 재택근무와 자율 출퇴근을 크게 어려움 없이 시행할 수 있게 된 이유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오늘 일한 시간과 한 일에 대해서 매일 기록


저희가 다른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는 개발자 모두가 매일매일 자신이 작업한 시간과 작업 내역을 회사 내부 시스템에 기록하고 있어서입니다. 개발자가 인썸니아 대시보드에 로그인해서 어떤 프로젝트를 위해 어떤 개발 작업을 몇 시간 동안 했는지 기록하면, 그날의 급여가 자동 계산되고 그날의 고객사에게 청구할 금액이 자동 계산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달 초에 월급여로 지급합니다. 고객사 프로젝트에 쓴 시간인지, 또는 인썸니아 내부 테스크 인지도 구분해서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사 프로젝트를 위해 쓴 시간은 고객사에게 청구하고 회사를 위해 쓴 시간은 인썸니아의 내부 비용으로 잡힙니다. 내부 테스크라고 하면 개발 문서 작성이나 자체 프레임워크 구축, 신입 개발자 교육 등이 있습니다.

작업 시간 기록에 따라 매출과 비용이 계산되고 개발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급여를 지급받기 때문에 채용한 그날부터 작업 내역 기록을 가이드하고 습관이 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회사는 작업 시간과 업무 내용을 프로젝트별로 시간 단위로 매일 기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업무 내역을 매일 기록하고 고객사나 회사에 보고(청구)하는 개념은 제가 1인 기업으로 업무를 했을 때부터 고객사에게 일 단위로 개발비를 청구하기 시작한 것이 시간 단위로 세분화되고 개발자분들이 한 분 두 분 늘어 15명이 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입니다.

이렇게 시간 단위로 개발 내역을 기록하고 청구 대상을 지정할 수 있으면, 인건비를 고정비로 보지 않고 프로젝트 매출에 대한 원가 개념으로 계산할 수 있기도 하고 업무 형태에 대해서 좀 더 자유로운 정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포괄임금제나 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한 이슈들에서 자유롭습니다. 물론 모두가 작업 시간과 내역을 허위로 기재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개발자분들의 일에 대한 동기가 지적인 성장과 성취에 있고, 비효율적인 작업, 즉 작업한 시간 대비 결과물의 크기가 작을 경우 신입 때부터 회사 차원에서 가이드하기 때문에 오히려 실제 업무 시간 대비 시간을 적게 기록하여 문제가 된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또 아직까지는 추천을 통한 채용을 주로 하고 있고, 개발자의 태도와 정직함, 소통에 대한 노력을 채용 시 가장 많이 고려하고 있어서 정직함과 관련한 문제는 지금까지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프로젝트별 최소한의 개발자 배정


프로젝트에 소수의 인원만 투입을 하고 책임에 따른 역할을 분리하고 있어서 업무 시간과 장소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도 있습니다. 프로젝트별 투입 인원을 1명 ~ 3명 정도로 하고 프로젝트 매니저, 디자이너와 기획자 직군은 아예 없으며 프론트엔드/퍼블리셔는 프로젝트 후반부에 부분적으로만 투입이 되고 한 명의 개발자가 앱과 웹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수 있습니다. 단 초반 설계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이슈는 시니어 개발자가 필요할 때만 백업을 하고 개발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주니어 개발자가 서브 역할로 UI 등 구현 난이도는 낮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배분받아 진행합니다.

프로젝트별 인원은 이 이상 늘리지 않으며 투입 인원이 적을수록 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줄어들고 책임감이 분산되지 않습니다. 메인 개발자가 고객사와 직접 소통을 나누며 프로젝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전체 구조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진행 상황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있어도 프로젝트 리스크는 급격하게 낮아집니다. 이 한 명만 있어도 프로젝트는 진행이 가능하고 메인 개발자의 주도로 백업 개발자에게는 기술 이슈 질문을, 서브 개발자에게는 테스크 배분을 하면서 원격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갈 수 있습니다. 기획/디자인/프론트엔드 등의 다른 직군이 없고 서버 개발자라는 동일 직군끼리 코드로 소통하면 되니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이미지에 대체텍스트 속성이 없습니다; 파일명은 GettyImages-1135282073-1024x693.jpg 입니다.

 

 

재택근무와 자율 출퇴근의 혜택과 한계점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근무 장소나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병원이나 은행을 갈 때 반차를 쓰는 것이 아니라 그날 업무 시간을 조절하거나 덜 일하면 됩니다. 출퇴근 시간 차막힘을 피하기 위해 덜 막히는 시간에 출퇴근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19 같은 공포스러운 바이러스가 유행을 할 때는 재택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혜택으로 느껴집니다. 육아를 하거나 커리어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경우는 업무 시간과 장소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혜택 정도가 아니라 일과 삶의 조화를 유지해주는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출퇴근 시간 조정과 재택근무를 완전 자율로 하지 못하는 그룹이 있는데 아직 트레이닝이 필요한 신입(루키) 개발자분들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루키분들은 어느 정도 정해진 업무 시간에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숙련도가 낮은 개발자들은 궁금한 것에 대해서 다른 개발자에게 질문을 하고 코드 리뷰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야 실력이 빨리 느는데, 출근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업무 시간에 혼자 떨어져 있다면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재택근무, 원격 근무가 수월하게 되려면 사무실 근무가 일정 기간 이루어지고 동료들과 점심시간의 잡담 외에는 거의 소통하지 않아도 될 정도까지 숙련도가 올라가야 합니다. 저희는 이 기간을 3개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 더 단축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계점은 재택근무로 각자가 떨어져서 일하는 것이 편할 수는 있지만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외로울 수도 있고 사무실의 쾌적한 환경보다 각자의 작업 환경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분들이 스트레스받는 이유는 고객 확보의 불확실성도 있지만 혼자 일하는 환경에서의 외로움과 더불어 편안한 환경에서 게을러지는 것에 대해 자책감도 있을 것입니다. 출퇴근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가 좋고 회사의 분위기가 좋아서 굳이 출근하고 싶은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해당 글은 인썸니아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