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HMD(Head Mount Display)를 발표하면서 가상현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삼성전자에 기어VR은 모바일을 HMD에 탈부착하는 방식이고, LG전자에 LG360VR은 모바일과 HMD를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기어VR은 모바일 디스플레이가 영상을 송출하는 반면, LG360VR 디스플레이에서 영상을 송출하는 셈이죠.

개인적인 의견으로 디바이스적 측면에서 두 HMD를 비교하면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비해 조금 밀린다고 생각하는데요. 모바일이라는 디바이스에 제약을 두지 않은 점에서 LG전자가 VR에 접근한 방식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어VR, 폭풍마경, 카드보드 등의 모바일 HMD는 작동방식 때문에 반드시 모바일을 필요로 합니다. 반면 LG360VR는 앞선 HMD보다 디바이스에 대한 제약이 자유로운 편이죠. 이를 증명하듯 LG전자와 디자인정글 그리고 그래텍이 협력하여 PC 환경에서도 모바일 HMD로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데이터 전송장치인 ‘VAGLE’을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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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LG프렌즈 홈페이지

VAGLE로 PC와 LG360VR을 연결한 후 곰플레이를 이용하면 HMD를 통해 360도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죠. (마우스로 스크린을 드래그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직접 VAGLE를 이용해 PC 환경에서 LG360VR로 VR 콘텐츠를 체험해봤습니다.

#PC 환경에서 VAGLE로 VR 콘텐츠 즐기기

PC와 LG360VR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VAGLE, HDMI 케이블 그리고 PC와 모바일을 연결하는 USB 케이블(USB 케이블 A-A(M/M) 타입)이 필요합니다. VAGLE은 아마존에서 99달러(약 10만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LG360VR은 약 30만원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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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GLE을 연결할 때 HDMI와 USB 2개의 케이블을 모두 연결해야 합니다. USB 케이블의 경우 USB 2.0 포트에 연결하셔야 PC에서 기기를 자동으로 인식합니다. 별도로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노트북으로 듀얼모니터를 사용한다면, 듀얼모니터를 해제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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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MI 케이블, USB 케이블을 모두 PC에 연결해야 합니다.

이제 VR 영상을 시청해보죠. VR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서 360도 모드가 포함되어 있는 곰플레이어 최신버전를 설치하면 됩니다. (단, 맥북에서 지원하지 않는 점을 유의하세요.) 곰플레이어 하단에 360 아이콘을 클릭하여 다운로드 받은 360도 영상이나, 유튜브를 통해(360도 영상 찾기) 360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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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플레이어 하단에 ‘360’ 버튼을 이용해 다운로드 받은 콘텐츠나 유튜브를 통해 VR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LG360VR에 있는 OK버튼을 통해 간단한 영상 콘트롤과 음향 조절, 시청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환경설정에서 4가지의 영상 모드(일반 영상, 일반 360도, 3D 영상, 3D 360도 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청하고 있는 영상 종류에 따라 모드를 선택해야 최적화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콘텐츠 성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영상이 송출되기 때문에 일반 360도 영상을 3D 360도 모드로 플레이하면 영상이 일그러집니다. 일반 영상 파일일 경우 영화관 모드로 감상할 수 있고, 3D 모드도 지원하기 때문에 영화를 좋아한다면 유용한 디바이스인 것 같습니다.

LG360VR의 OK버튼을 통해 간단하게 영상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LG360VR의 OK버튼을 통해 간단하게 영상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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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설정을 통해 4가지 시청모드를 시청할 수 있고, 시청하는 영상에 맞는 모드를 선택해야 최적화된 상황에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기대만큼 아쉬움도 크다

일반 영상부터 3D 360도 영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에 유용했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거추장스러운 연결 케이블

PC/콘솔 기반의 HMD와 같이 PC와 HMD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2가지 케이블이 사용되는데요. 영상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고개를 돌리다보면 은근히 불편했습니다. 크게 고개를 움직이지 않는다면 큰 무리는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기어VR 처럼 린백(Lean back) 모드가 지원되면 일반 영상의 경우 더 편하게 시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부족한 플레이어 UI

곰플레이어 화면을 ‘전체 화면’으로 설정해야 LG360VR에서 최적화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데요. ‘전체 화면’으로 설정해놓고 콘텐츠를 플레이하면 다시 작은 화면으로 전환되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또한, 1편의 영상을 시청하고 다른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를 재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총평

가격이나 콘텐츠 그리고 UI 등의 부분은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모바일이라는 제약을 넘어 PC를 통해 VR 콘텐츠 사용을 유도하는 시도는 참신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용자가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유튜브를 이용했지만,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체험하기에는 콘텐츠의 수가 부족하죠. 앞으로 이런 시도가 한번의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VR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모바일 HMD로 PC 환경에서 VR 게임도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