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환경에서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터,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함축된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등 그 방식과 형태는 다양하다. 간결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이용한 ‘카드뉴스’는 스토리텔링이나 목록형 정보를 전달할 때 사용되는 방식으로, 이제 하나의 콘텐츠 포멧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단순한 형태 때문에 ‘카드뉴스’ 제작을 만만하게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간결하게 메세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기획부터 구성까지 많은 공수가 필요하다. 주로 PPT, 포토샵 등 디자인 툴을 통해 작업하는데, 프로그램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학습이 필요하다. 기술은 배우면 된다고 하지만, 디자인을 해내는 건 또 다른 이야기이다.

다행히도 카드뉴스 제작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몇몇 있는데, ‘투블루’라는 스타트업에서는 콘텐츠 자동 디자인 도구인 ‘타일(Tyle)’을 운영하고 있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나만의 카드뉴스를 제작할 수 있다. 디자인에 문외한 마케터나 카드뉴스를 주로 이용하는 업체에게는 유용한 서비스인 셈이다. 타일의 핵심은 디자인의 자동화인데, 고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개발을 동시에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타일의 이흥현 CTO(사진)를 만나서 디자인 자동화 툴을 만들기 위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이야기 나눴다.

이흥현 타일 CTO
이흥현 타일 CTO

이흥현 CTO는 대학시절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취미는 개발이었다. 독학으로 학교 시간표 프로그램, 가계부 서비스 등을 개발했다. 전공이 개발과 관련되지 않았지만, 학과에서 배운 수업들은 사용자를 고려하는 서비스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A부터 Z까지 서비스 전방위적인 것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대학교 3학년 때 개발한 가계부 서비스 ‘후잉’이 반응이 좋아서 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죠. 생활코딩이 생존코딩으로 바뀐 순간이였습니다. 그 후, 4년 동안 고군분투하면서 개발, 서비스 운영 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됐습니다.”

2014년, 그는 학교 동기였던 우혁준 CEO를 만나게 됐다. 성향은 달랐지만, 사업적으로 비전이 통했던 두 사람은 투블루의 전신인 에이티스랩을 설립했다. 창업 이후, 시뮬레이션 게임형식의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는 ‘비노블’, 카드뉴스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 ‘투블루’ 등의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성공적이진 않았다. 두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을 항상 고민했는데, 이는 카드뉴스 자동제작 툴 ‘타일’의 개발로 이어지게 됐다.

“타일이라는 서비스는 짧은 기간에 개발 됐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에 그래픽 툴에 대한 접근 방식과, 복잡한 사용방법을 바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기 때문입니다. 포토샵이 대중적이고 인지도가 높은 툴이지만, 그래픽 전문가들을 위한 툴이지,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편이죠. 또한 많은 디자인 툴들이 툴바, 메뉴, 팔레트, 편집창 등 십수년 간 고정되어 온 인터페이스를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사용자가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디자인 툴을 상상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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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le 홈페이지

이렇게 타일의 시작은 사업적인 목적보다 디자인 툴에 대한 고민으로 진행됐다. 사업기회를 발견한 이후 프로토타입 개발과 시장조사를 병행하는 등 점진적인 서비스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는 미적인 디자인을 정형화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UX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Canva와 같은 온라인 그래픽 툴이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미리 만들어 놓은 템플릿 안에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들을 끼워 맞춰 넣는 방식인데요. 개인적으로 해외 툴들의 사용자 경험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콘텐츠에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제일 중요한데요. 그래서 사용자가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후 그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시각적 작업을 해주는 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크기는 10pt, 위치는 중앙 정렬…’등 사용자가 일일이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스스로 처리해주길 원했죠.”

카드뉴스를 제작할 때 이미지, 폰트, 가이드 라인 등의 색상 및 크기에 따라서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다. 위 요소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카드뉴스에 최적화된 양식으로 맞춰진다. 주관적인 형태의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미적으로 정형화하고 규율화 하는데 그는 어떤 방법을 썼을까.

“현존하는 모바일 컨텐츠들을 끌어 모아서 패턴을 분석하고, 공통 분모가 많은 부분들에 대해서 통계를 내고, 시각적 요소들을 규정하는 등 구성요소들 간의 관계를 정의했습니다. 바로 파악이 어려운 정성적인 요인들을 정량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죠. 대략 90% 정도로 반복되는 패턴이라면 100% 규칙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디자인 요소를 정형화하는 것에 누군가는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일이 지향하는 것은 창조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소비자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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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제작 페이지

기술과 결합된 콘텐츠 시장의 트랜드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트랜드를 쫓거나 트랜드를 만들면 된다. 마지막으로 이흥현 CTO는 현재 다양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들의 행보가 디자인 툴 시장의 새로운 트랜드가 되길 기대해본다.

“2017년은 크게 세 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디자인 고도화입니다. 카드뉴스를 넘어 포스터, 간단한 ppt 등 컨텐츠의 속성에 따라서 보강되어야 하는 요소들을 차차 추가할 예정이예요. 또한 전체적인 톤앤매너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각 이미지들 간의 결합관계도 보강할 예정입니다. 저희 팀의 최종 목표와 비교해보면 타일은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에 자유도가 좀 많이 제한되고 있는데요. 사용자의 자유도를 늘리면서도 결과물을 보장할 수 있는 부분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제작된 결과물을 동영상 형태로 추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지를 기반으로 각 요소들이 지루하지 않게 연결되고 에니메이션 되는 기능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80% 정도 진행됐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웹브라우저를 통해서만 타일을 이용할 수 있는데요. 우리의 핵심은 결국 자동화 알고리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개발자가 여러 디바이스에서 접근과 명령이 가능한 디자인 API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메일이나 채팅봇을 통해서도 자동으로 콘텐츠를 디자인 해낼 수 있습니다. 접근성의 한계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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