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지난 시간에 이익이 발생하는 실체를 알아보았습니다. 이익이 어떻게 창출되는지 아는 것이 정확한 현재 상황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말뿐이거나 단기적인 이익을 취하려고 회사를 망치는 일을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시 볼까요?

– 신제품의 매출 증가가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 : BEST : 계속되는 혁신의 성과, but ROTC or PP
– 이월 제품의 매출 증가가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 : NOT BAD : 재무적인 임시방편, 그다음 플랜은?
– 매출 증가가 아닌데 원가의 절감으로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 : Hmmm : 품질은…포지셔닝은…
– 판매 관리비의 절감으로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 : ???! : 중장기적으로 지켜봅시다!

지난 시간에 다루지 않은 이익 창출의 방법은 원가 절감을 통한 추가 이익 발생이었습니다. 원가 절감은 기본적으로 고객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은 충성도가 낮은 고객을 이탈하게 만들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의 진부화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쓸데없는 데 쓴 돈을 줄이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사람이 쉬운 방법으로 재임 기간 이익을 내기 위해 이런 방법을 가합니다. 대표적인게 프로토 타입의 성공 이후 지속적인 원가 절감형 양산 모델을 내놓는 것이죠. 물론 PLC(Product Life Cycle)가 어느 정도는 이어지겠지만 시장의 변화가 그리 여유롭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오늘은 이런 전략의 흐름보다는 팩트체크 쪽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1. 평균 판매 가격과 평균 원가를 보는 것은 기본이다

숫자의 장점은 팩트를 기반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숫자를 보는 프레임이 사실을 호도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룰에서 본다면 숫자는 그나마 기업 내부에서 가장 객관적인 정보입니다. 전략의 변화를 볼 때도 숫자는 제 역할을 합니다. 단기(보통 주, 월, 분기를 넘지 않습니다)와 장기(분기 이상부터 몇 년간을 보기도 합니다)로 전체 혹은 각 파트별 가격의 변화와 동시에 원가의 변화를 보는 게 그것입니다.

대충 정성스럽게 만든 표1

 

[표 1]을 봅시다. 만약 어떤 브랜드를 내세워 상품을 판매하는 팀이 시장 내 포지셔닝을 좀 더 고급스럽게 가져간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정체성이 흔들리는 브랜드에 기존과는 다른 고품질의 브랜드 정체성이 분명한 상품으로 포지셔닝을 명확하게 한다고 말하는 것이죠. 이 팀이 정말 말처럼 행동하고 있는지 [표 1]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분명 전체적으로 상품의 평균적인 가격과 원가는 같이 하락하면서 동시에 원가율은 점점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히 전체적으로 원가 절감을 통해 원가율을 1%라도 더 올려보자는 계산이 있습니다. 상품별로는 조금 다릅니다. A, B, C 상품 각각 가격과 원가, 원가율의 변화가 다릅니다. A 상품은 가격을 매 분기가 지날 때마다 지속적으로 올리고 원가도 올리는, 숫자로 보았을 때 고급화 포지셔닝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B 상품은 전체적으로 A 상품보다 가격이 낮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과감하게 가격과 원가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C 상품은 앞선 두 상품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가격을 가지고 있는데, 점차적으로 가격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해를 돕기 위해 단기간에 극단적인 예를 썼지만 기간의 길이만 다를 뿐 이런 일은 제조/유통업 기업에서는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선 이 기업은 주력으로는 A 상품을 팔고 엔트리 레벨 고객을 위해서 보급형인 B 상품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위해서는 C 상품을 상징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력 상품인 A 상품의 가격을 높임으로써 고객으로 하여금 실제로 브랜드 상품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고객 범위를 넓히기 위해 같은 브랜드의 저가 상품인 B 상품을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춤으로써 전체적인 파이를 넓힐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정도의 원가로 만들 수 있는 상품이 A, C 상품과 하나의 브랜드로 같이 가야 하는지는 의문이 드는 변화입니다. 실제 상태는 고객의 변화를 함께 봐야지 알 수 있을 겁니다. C 상품은 브랜드 디자인이나 기술 수준을 업계에 알리는 시그니처 모델이지만 점점 가격이 낮아지고 투입되는 원가도 줄어들면서 상징적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장하느냐의 기로, 전체적인 이 브랜드의 수준에 대한 다운 그레이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팀은 A 상품의 변화를 토대로 회사에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높이고 있다고 말하고 회사도 자세히 보지 않고 판매량이 높은 A 상품을 기반으로 그렇게 되고 있는 줄 매출이 성장할 때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A, C 상품은 최상위 고객의 이탈과 수익성의 저하, 포지셔닝이 흐려지는 효과를 만들면서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전체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 수 있습니다. 뚜렷한 선도 제품을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회사라면 이런 변화는 때로는 회사의 명운을 건 결정일 수 있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늘어나고 기존 엔트리 레벨 고객의 확대, 전체적인 원가율 절감으로 이익은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결정을 내린 사람의 실적으로 그것은 끝나고 브랜드는 망가질 수 있고 직원들은 앞으로 영원한 고통의 시작 단추 앞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이죠. 전체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보지 않고 하나의 상품 변화로는 다 알 수 없습니다.

 

2. 고객의 성향은 어떻게 바뀌어져 가는가

상품의 원가가 바뀌고 가격이 조정되면 고객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아주 중요합니다. 의도한 포지셔닝의 고객의 기본적인 데모 그래픽 정보뿐 아니라 포스트 데모 그래픽 정보에 잘 드러나는지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데모 그래픽(Demographic) 정보
고객의 연령, 거주지, 소득, 직업 등 전통적으로 CRM 분야에서 활용되는 속성들

– 포스트 데모 그래픽(Post-demographic) 정보
사상, 문화적 성향, 흥미, 취미, 라이프 스타일 등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고객의 취향과 관련된 성향들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고객 정보보다는 제조 과정 자체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우리 콘텐츠를 소비하는 고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단편적으로 인터뷰나 시장 조사 기관에서 시장 전체에 대해 조사한 설문 자료, FGI(Focus Group Interview) 등에 의존하는 회사가 아직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는 단순히 시장 전체를 알려줄 뿐 직접적인 내 고객, 내 세그먼트의 시장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나 설문조사도 실제 고객의 구매 성향 등을 정확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이유들이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팔린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다소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많은 자원을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내부적으로 제조나 유통을 하면서 고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 변화 양상을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가 절감은 제품의 퀄리티와 가격의 교환 관계(Trade-off)가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야만 하는 부분입니다. 의외로 필수재라고 생각하는 제품이 사치재로 고객에게 여겨질 수 있고 그 반대도 존재합니다. 제품의 포지셔닝을 이익 증가의 목적으로 변경할 때는 초기에 어떤 고객이 떠나고 어떤 고객이 유입되며 각 고객군을 나누어 고객군 별로 얼만큼의 이익과 방문, 구매의 지속성을 보일 수 있는지 촘촘하게 살피는 게 중요합니다. 수집하는 정보의 종류가 보통 충분치 않기 때문에 구매 데이터를 통한 가설 수립, 가설 수립을 검증해 나가는 모델링을 통해 파생 변수에 대해 분석하는 기법이 요구됩니다.

직접적인 소비자의 평가도 고객의 유입과 이탈로 드러나지만 콘텐츠를 유통하는 유통망의 변화를 통해 사후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통망의 포지셔닝과 함께 유통되고 있는 콘텐츠의 수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시장에서 우리 콘텐츠에 대해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가 됩니다. 물론 이런 변화는 중장기에 걸쳐 일어나지만 작은 이익에 일희일비하다가 전체적으로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되는지 가장 차갑게 알 수 있는 방법입니다. 직접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 외에 유통망의 접촉과 유통 구조의 변화도 함께 보면 좋은 이유입니다.

 

지난 아티클에 이어서 이익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해 여러 타입을 제시하고 하나씩 유의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 신제품의 매출 증가가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 : BEST : 계속되는 혁신의 성과, but ROTC or PP
– 이월 제품의 매출 증가가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 : NOT BAD : 재무적인 임시방편, 그다음 플랜은?
– 매출 증가가 아닌데 원가의 절감으로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 : Hmmm : 품질은… 포지셔닝은…
– 판매 관리비의 절감으로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 :???! : 중장기적으로 지켜봅시다!

기업마다 업태가 다르고 측정하는 디테일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 같은 방법론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숫자에 접근할 때 가장 나중에 나오는 매출과 이익을 먼저 보는 것이 가장 쉽고 가장 중요합니다. 보통은 큰 KPI를 먼저 보고 그 원인과 행간을 이해하기 위해 점점 단위를 좁혀 작은 KPI로 분석 대상을 좁혀 나갑니다. 앞서 [표 1]에서 제품을 나눈 것 같이 영업하고 있는 채널과 상품을 일정한 카테고리로 묶는 것은 분석과 해석, 활용의 편의를 돕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 구분 자체를 수요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두지 않고 기업 내부, 즉 생산자 입장에서 계속 프레임을 유지한다면 이런 분석은 처음부터 정확한 고객의 인식에 바탕을 두지 않는 겁니다.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딩 지키기] 시리즈

– 숫자를 시작하는 기획자에게…이익의 실체를 알아보자
– 육아휴직 못하는 아동용품 회사
– 일도 안되고 평가도 안되는 회사
– ‘관리’가 생기는 불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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