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 소식, 음원 시장이 들썩거린다

 

국내 음원시장이 꽤나 긴장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Spotify)’의 한국 진출 소식 때문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회사입니다.

2008년에 처음 출범한 이후에 2015년 글로벌 확장을 시작해 전 세계 79개국에 진출했습니다. 디지털 음악, 팟캐스트 등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음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로 현재 2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Spotify 월간 활성 이용자 (MAUs) 추이 (출처 : Statista 2020)

 

물론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원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우선 국내의 많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미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관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음원 사업자들은 카카오와 같은 메신저 서비스나 SKT, KT 등 통신사와 결합해서 제공한다는 점은, 스포티파이가 분명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그 밖에도 음원에 대한 저작권의 사전 승인 등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애플 뮤직도 그런 이유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스포티파이의 등장에 많은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스포티파이의 대표적인 성공 요인인 Discovery Weekly를 통해 취향을 분석하는 데이터 마케팅 방법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어떻게 취향을 찾아줄까

Discovery Weekly, Relase Radar, Daily Mix로 알아가는 나의 음악 취향

 

쿠팡, 넷플릭스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고객들은 특정 서비스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추천해줄 때 해당 서비스를 신뢰합니다. 특정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자주 이용하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에도 호감을 가지고 지속적인 이용으로 이어집니다.

음원 플랫폼에 고객들이 남긴 흔적은 콘텐츠와 음악 및 아티스트에 대한 온라인 대화 및 고객 데이터 등이 있습니다. 이는 관련 통찰력을 추정하는 알고리즘을 학습하는 데 사용되고, 음원 사업자는 고객 데이터를 재활용해 사용자 경험을 더욱 향상시킵니다.

스포티파이에서 제공하는 Discover Weekly는 매주 월요일에 제공되는 사용자를 위한 30 곡으로 구성된 음원 목록입니다. 권장 재생 목록은 사용자가 이전에 들은 적이 없는 트랙으로 구성됩니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무명 아티스트들의 노래 역시 다양한 이용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음원 추천 목록은 사용자의 검색 기록 패턴 및 잠재적 음악 선호도에 따라 생성됩니다. 머신러닝을 통해 권장 사항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계속 재방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유기적으로 검색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에게 더 많은 노출을 제공합니다.

 

스포티파이는 어떻게 이용자들에게 음악을 추천해줄까요?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하는 기업들은 크게 협업 필터링과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조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① 협업 필터링 (collaborative filtering)

협업 필터링은 경향성을 통해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예측하는 방법입니다.

특정 사람이 로맨스와 관련된 영화를 많이 봤다면, 다른 로맨스 영화를 추천할 때도 많이 볼 것이라고 예측하는 방법입니다. 협업 필터링 중 하나인 아이템 기반 필터링은 두 상품에 입력한 선호도를 통해서 유사도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대형마트 타깃에서 고등학생에게 유아용품 할인쿠폰을 보낸 것이 이런 아이템 기반 필터링의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타겟이 고등학생에게 유아용품 할인쿠폰을 보낸 것은 빅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여성이 임신하면 초기에는 영양제, 중기에는 로션, 말기에는 유아용품을 주로 구매한다는 통계분석 결과가 바탕이 됐다. 여고생이 영양제를 구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로션을 구매하자 타겟 측은 출산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판단 아래 유아용품 할인쿠폰을 보낸 것이다.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이 일화는 한 달 뒤 반전됐다. 알고 보니 이 여고생이 진짜로 임신 중이었던 것이다. 부모조차 몰랐던 딸의 임신 사실을 유통업체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구매 행태 분석 기반의 예측 시스템을 통해 ‘먼저’ 알았던 것이다.

여고생 딸 ‘임신’ 엄마보다 마트가 먼저안다?, 머니위크 2013.05.19

 

 

Spotify의 Discover Weekly (출처 : Spotify)

 

또한, 스포티파이는 사용자의 행동 경향을 비교해 추천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시용자가 관심을 보인 ‘스타 기반 영화 등급’을 사용해 다른 유사한 사용자를 위한 권장 사항을 작성하여 추천 모델을 강화합니다. 사용자의 행동 경향은 노래를 재생하거나, 노래를 목록에 저장하거나, 노래를 들으면서 ‘특정 아티스트’에 관심을 보인 횟수 등을 활용해서 작성합니다. 유사한 것으로 간주되는 다른 사용자에게 관련 권장 사항을 제공합니다.

② 자연어 처리(NLP)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는 텍스트를 통해 사람의 말을 분석하는 방법론입니다.

텍스트 데이터를 형태소, 구문 등의 단위로 쪼개서 분석하고 이를 통해서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NLP는 기업의 브랜드 키워드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및 감정을 분석하는 것부터 크게는 챗봇 서비스로 활용되는 등 다양한 분석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에 대해 분석한 버즈데이터 (출처: 데이터마케팅코리아 인공지능 솔루션 마대리)

스포티파이의 인공지능, AI는 트랙의 메타 데이터와 특정 음악가에 대한 블로그 게시물 및 토론, 인터넷의 노래 또는 아티스트에 대한 뉴스 기사를 스캔합니다. 아티스트와 노래와 함께 나타나는 버즈 데이터 분석하고, 이를 통해 추천을 하는 방식입니다. 각 키워드에 가중치를 부여해서 개인이 그 키워드와 연관된 노래를 많이 들으면 추천해줍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매주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제가 찾아듣는 음악들이 있을 것이고, 이 음악에 대한 버즈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그 주에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이 연관된 키워드로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 인공지능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연관 키워드로 자주 등장하는 새로운 음원이 있다면, 그 음원을 저에게 추천을 해주게 됩니다.

스포티파이는 그들의 정교한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전 세계의 새로운 음악 용어를 식별하고, 동시에 스팸과 비음악 관련 콘텐츠를 필터링해서 최적화된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합니다.

이처럼 스포티파이는 데이터를 활용한 큐레이션, 마케팅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오늘과 같은 세계적인 오디오 스트리밍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Spotify는 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했다 (출처 : Crunchbase)

 

 

데이터 강자들이 붙는 오디오 시장, 지켜봐야 한다

스포티파이가 강력한 데이터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경쟁 역시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 역시 카카오라는 엄청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입니다. 동시에 네이버 역시 자신들의 ‘오디오 클립’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오디오 전용 플랫폼 오디오 클립이 서비스 1년 만에 누적 사용자 수 21만 명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오디오 클립은 약 5개월간의 베타서비스를 거쳐 지난해 12월 유료 오디오북 서비스를 정식으로 선보였다. 출시 1주년을 맞이한 오디오 클립은 현재 60여 개 출판사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인 1만여 종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서비스 1년 만에 사용자수, 작품수 국내 1위”, 중앙일보, 2019.12.31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춘 외산 음원 강자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원시장에 진입한 것은 다소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는 글로벌 음원 기업과 국내 토종회사의 싸움이 아니라, <데이터 강자와 국내 음원기업의 충돌>이 아닐까요?

우리가 유튜브에 빠지는 배경에는 유튜브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으로 영상을 추천을 해주고 있는 그 <데이터 분석 기술>에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진단해봅니다.

 

과연 스포티파이가 자신들이 보유한 데이터 마케팅 기술을 통해,

국내 이용자들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참고 자료

“How AI helps Spotify win in the music streaming world”, Outside Insight, 2018.05.22

“Spotify Stock is Profiting off an Increasingly Audio-First World”, Investorplace, 2020. 02. 04

“How to Discover New Music on Spotify”, HowToGeek, 2020.02.06

 

 

 

데이터마케팅코리아의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