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나이 25세, 직원 7명, 누적투자규모 62억.

 

웹 하이라이팅 서비스 라이너를 운영하고 있는 ‘아우름플래닛’을 요약할 수 있는 키워드이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가도를 달리며 픽사 창업자 에드윈 캣멀, 트위터 창업자 비즈 스톤, 넷플릭스 부사장까지 매료시켜 서비스 구독을 이끌어낸 라이너의 김진우 대표를 만나보았다.

 

▲’라이너’와 ‘오션’을 운영 중인 ‘아우름플래닛’ 김진우 대표

 

 

Q. 안녕하세요,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라이너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아우름플래닛(라이너)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김진우라고 합니다. 저는 연세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며 인사이더스라는 연고대 창업학회를 공동 창립했고,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라는 프로그램의 4기 연수생이었습니다.

지금의 회사는 대학교 2학년 때 공동 창업한 회사인데, 전에는 미술과 IT를 접목한 사업을 하 다가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미술 사업을 하며 창출했던 모든 수익금을 갖고 (공동 창업자와) 실리콘밸리로 넘어가 에어비앤비로 렌탈한 방에서 라이너 서비스를 런칭하며, 사업 분야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라이너에서 대표이사로서 경영, 전략, 팀이 성과를 내는 구조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고 약간의 프로그래밍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Q. 하이라이팅 서비스 ‘라이너’에 이어, 전용 브라우저 ‘오션’까지 런칭 하셨는데요. 하이라이팅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어떠한 방향성을 갖 고 사업 개발에 임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라이너는 사용자 수를 기준으로 세계 1위의 하이라이팅 서비스이며, 가장 많은 플랫폼에 지원이 가능한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라이너 서비스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웹 페이지에서 쓸 수 있는 ‘형광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문 기사나 유명 논문 등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들의 중요한 문장에 하이라이트와 코멘트를 남길 수 있고, 특히 웹 PDF까지 도 혼용이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현재 모바일 앱과 데스크탑 환경에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하이라이팅 기능 외에도 하이라이트 정보에 기반한, 개인화된 정보 추천과 검색 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형광펜 유틸리티가 갑자기 정보 추천이라니,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니 조금 더 설명 드리겠습니다.

라이너의 사용자 하이라이팅 데이터를 통해서 단순하게 사용자가 어떤 웹 페이지에 방문했는지를 넘어서, 그 웹 페이지에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 했는지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정보를 탐색하고 있는 목적 등의 맥락을 매우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내부에서는 이를 ‘개인화’를 넘은 ‘초개인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확하게 파악한 ‘초개인화된 맥락’을 이용하면 A라는 사용자와 비슷한 정보를 찾던 B,C,D등의 사용자는 다 보았는데, A사용자만 놓친 정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파악한 ‘A사용자만 놓친 정보를 실시간으로 서비스에서 추천해드리기도 하고, 정보들을 묶어서 뉴스레터로 발송해드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라이너는 이런 식으로 단순한 형광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가 하이라이트를 하는 맥락에 대한 전방위적인 파악을 통해 하이라이트를 하는 이유인 ‘리서치’, ‘연구’, ‘공부’ 등의 활동 자체를 초개인화된 추천으로 혁신하고자 합니다.

 

 

 

▲[사진] 하이라이팅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된 정보를 추천

 

 

▲[사진] 라이너 모바일 서비스를 위한 전용 브라우저 ‘오션

 

 

 

Q. 라이너의 전체 유저 중 국외 유저가 80% 이상이고, 미국 유저가 50%를 차지할 만큼 해외 시장에서 인기 있는 서비스인데요, 국외 시장을 주로 타겟팅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국내 시장보다 국외 시장을 타겟하게 된 이유는 간단한데,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에서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해외 시장을 타겟하게 된 이유보다는, 라이너가 어떻게 실제로 글로벌한 사용자 군을 확보하게 되었는지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라이너 유저의 대부분이 미국에 있고,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한 사용자 군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별한데, 이는 우연이 아니라 전략의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략을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글로벌 유저에게 유익한 사용자 경험을 주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저희 팀에게 중요했던 것은, 각각 다른 문화와 성향을 지닌 글로벌 타겟에게 어떻게 하면 동질적이고 유익한 사용자 경험을 주는 서비스를 만드는가?’였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이었습니다. 가끔 ‘한국에서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이러한 방법으로 진정 글로벌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저희 팀 경험에 근거하여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라이너 이전에 미술과 IT를 접목한 서비스를 운영하던 당시에도 영어 버전을 만들었으나, 해외의 사용자는 이 서비스를 전혀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확인한 결과 이는 ‘사용자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버튼의 위치와 크기도 해외에서는 당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이 경험을 통해 저희는 고객의 문화에 따라서 사용자 경험이라는 것이 너무 달라서 고객의 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고객을 위한 사용자 경험을 만들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큰 시장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상태에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시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실리콘 밸리에 가서 고객이 될 사람들과 매일 마주하며 문화를 습득하고, 라이너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Q. 아직까지 ‘그로스 해킹’의 영역에 모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라이너에게 그로스 해킹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그로스 해킹이라는 개념은 Product Funnel의 모든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야하는 개념인데, 바이럴 루프를 만든다던지 하는 식으로 사용자 유입(Acquisition) 단계에만 과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를 정말 간단하게 설명 드리자면, 고객이 우리가 만든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데 까지는 서비스 유입(Acquisition), 서비스 사용(Activation), 서비스 구매(Revenue)라는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 유입 단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단계들을 개선하는 것을 통해서도 아주 큰 Growth를 만들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또 그로스 해킹이라는 개념은 해킹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정석적인 접근보다는 독특한 아이디어에 기반하는 업무 프로세스라는 느낌도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로스 해킹이 꼭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독특한 아이디어가 아니라도 임팩트가 큰 아이디어라면 그로스 해킹 아이디어인 것입니다.

위와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라이너에서는 그로스 해킹을 녹인 우리만의 업무 프로세스인 ‘UGM(Unstoppable Growth Machine)’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UGM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올바른 목표에 대한 주기적인 선택과 선택된 목표에 대한 주기적인 집중과 정렬을 통해 팀원이 노력하면 팀이 성과가 나도록 유지하며, 과정과 결과에 대한 학습을 통해 다음 주기에 팀이 전보다 개선된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구조”

 


라이너가 생각하는 그로스 해킹은 UGM에서도 특히 ‘올바른 목표에 대한 주기적인 선택’과‘팀이 전보다 개선된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구조’에 녹아있습니다. 라이너가 생각하는 ‘그로스 해킹’을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한 팀은 당연하게도 유입, 활성, 구매, 재사용, 입소문 중 하나에만 계속 집중하면 안됩니다. 각각을 주기적으로 챙겨야 건강한 비즈니스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목표에 대한 주기적인 선택은 중요합니다. 또 한 팀은 당연하게도 계속해서 학습하고 개선되어야 합니다. 임팩트가 큰 활동이 무엇인지 찾는 능력, 그 활동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보장하는 구조 등 팀은 계속해서 자기만의 구조를 더해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비극을 겪게 될 것입니다.

 

 

 

Q. 현재까지 라이너가 성장해오며 진행했던 마케팅 방법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를 많이 알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새롭게 출시된 웹 브라우저인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의 익스텐션으로서 초기 파트너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네이버에서 ‘웨일’ 브라우저를 출시할 때에도 익스텐션 제안을 받았었고요. 삼성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로, 삼성 갤럭시 스토어 전용으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안드로이드 유저이시면,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 라이너 포 갤럭시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다른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라이너는 인게이지먼트 마케팅이 성공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유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유저 모집을 시작했지만, 이를 점점 최적화해가며 진성 유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케이스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첫번째로는 라이너 내부 지면에 구매넛지를 넣은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구매 전환을 일으킬까 고민하던 중에, 대체제가 없고, use case가 명확하다는 툴 의 특성을 살려서 사용자들이 서비스가 유용하다고 느낄 즈음에 자연스럽게 구매넛지를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내부 지면을 선택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유저 케이스를 세분화했다는 점입니다. 세 달 정도 운영하며 어느 정도 유저들의 행동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구매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행동 패턴에 차이가 분명해졌고, 이를 면밀히 분석해서 티핑포인트를 만들었습니다. 특정 미션을 달성한 사람에게는 메일을 통해서 구매를 유도하고, 아직까지 도달하지못한 사람에게는 미션을 달성하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케이스를 통해 라이너는 리텐션율을 80%까지 제고할 수 있었습니다.

 

 

 

Q. 라이너팀만의 마케팅 전략과 방향성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한 가지만 전제된다면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마케팅 예산을 집행하는 식으로 사용자 규모를 키우는 것은 훌륭한 성장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한 가지 전제까지 충족된다면 성공 방정식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너에서 말하는 성공 방정식을 위한 한 가지 전제는, 마케팅을 통해 1 다운로드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1 다운로드로부터 발생하는 매출보다 적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비용<매출).100명이 서비스를 다운로드(유입) 받은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100명 중 50%가 회원가입(활성)을 하고 가입자 중 0.5%가 $0.99를 구매했다고 치면 100 다운로드의 가치는 $0.2475가 됩니다. 그러면 1 다운로드의 가치는 $0.002475가 되고 이는 약 3원입니다(원달러환율 1200원 가정).

이런 상황에서 만약에 A라는 회사가 마케팅을 통해서 100 다운로드를 만들어냈고 만약에 그 100 다운로드를 300원 넘게 들여서 만들어냈다면 나머지는 전부 손실이 되게 됩니다. 보통 1 다운로드를 만드는데 1,000원은 들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면 A라는 회사는 100 다운로드가날 때마다 9만 9,700원씩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B라는 회사는 그 구조가 달라서 100 다운로드로부터 80%가 회원가입을 하고 그 중 4%가 $100을 구매했다고 생각해보면 이 경우 B라는 회사는 1 다운로드를 만드는데 약 3천 8백원까지는 써도 돈을 잃지 않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1 다운로드에 1,000원이 들어간다고 치면 100 다운로드 뒤 B는 284,000원의 수익을 얻게 됩니다.

위 경우, A는 성공 방정식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마케팅을 마구잡이로 하면 안되는 반 면, B는 성공 방정식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마케팅을 해도 괜찮다는 것이 라이너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B의 상황이 되기 위해서는 리텐션을 높이고 진성 유저를 늘려야 합니다. 작년 말까지의 라이너는 아직 성공 방정식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하기 보다는 앞서 말한 그로스 해킹 방법론을 통해서 성공 방정식을 충족시키기 위한 활동, 특히 리텐션을 높이고 진성 유저를 늘리는 활동을 계속해왔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올해 3월부터 라이너는 성공 방정식을 충족시키게 되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직업적으로 글을 많이 읽거나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사용자들이 진성 유저로 남게 되었는데, 이들이 소프트웨어에 지불하는 비용이 다른 고객군에 비해서 여유롭다는 점이 성공 방정식을 여유롭게 충족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례로, 평소에 존경하던 에드 캣멀(픽사 창업자)이 저희가 만든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고 이용하기도 하고, 트위터 창업자인 비즈 스톤, 넷플릭스 부사장까지도 라이너를 이용했으니까요. 라이너가 이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도 되는 상황이 되었다고 판단되어 최근 투자를 유치했을 뿐 아니라, 지난주부터는 구글과 페이스북을 통해 마케팅을 시작한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공 방정식을 충족하기 전과 후의 마케터의 역할은 매우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성공 방정식이 충족되기 전, 마케터는 유입된 고객과 대화하는 인게이지먼트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성공 방정식을 충족시키기 위한 요소들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성공 방정식이 충족된 후의 마케터는 양질의 고객이 유입되게 하는데 집중하는 퍼포먼스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성공 방정식이 충족된 상태를 유지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수 많은 사람들이 각자만의 철학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더 편하고, 더 유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글로벌 유저에게 유익한 사용자 경험을 주겠다’는 자신들만의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는 라이너.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해당 인터뷰는 모비데이즈 이인지 매니저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