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을 만들지 말고, 간단한 웹으로 만들어라.

최대한 간단하게 여러 번의 샘플 사이클을 돌려라

 

애자일 샘플링의 핵심이다. 당신이 어떤 서비스를 만들든지 간에, 처음 나온 아이디어는 무조건 구리다. 모두가 그렇다. 서비스를 잘 만드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구린 것을 좋은 것으로 바꿔나가는 과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달렸다. 저렴한 방법으로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언젠간 근사한 서비스가 완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실패의 확률을 줄여서 정답에 다가가게 만드는 애자일 샘플링을 시도할 방법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다.  

 

1. 아이디어를 가능한 한 단순한 형태로 정리해라

 

모든 것을 가능한 한 간단하고 단순한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다. 누구나 서비스를 기획하다 보면 이것저것 붙이고 싶은 욕구에 휘말리기 쉽다. 성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의 동선을 줄여야 한다. Straightforward. 의미 그대로 해석하면 직진으로 쭉 간다는 뜻이다. 좌 코너 우 코너, 꺾여서 되돌아가는 지점을 줄이고, 한 방향으로 쭉 떨어질 수 있게 퍼널을 구성해야 한다. 샘플링을 할 때는 동작 가능한 선에서 가능한 한 간단하게 만들어라. 그래야 변수를 통제하기 쉽고,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  

 

2. 가능한 한 적은 자원이 들어가는 샘플링을 택하라

 

샘플링을 여러 번 하려면, 가능한 한 적은 자원이 들어가야 한다. 자원은 현금이 될 수도 있고, 노동력이 될 수도 있고, 사고력이 될 수도 있다. 성공을 위해 거창한 서비스나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일단 버려야 한다. 앱을 만들고 싶다면 웹을 먼저 만들고, 웹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메신저로 서비스를 시도해 보라. 카톡으로 천 명대의 수강생의 영어 학습을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고, 간단한 테마로 만든 블로그도 잘 굴리면 수천만 원짜리 비즈니스가 되기도 한다. Typeform, 워드프레스, Wix, Squarespace, Google Form 등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에 이용할 수 있는 외부 플랫폼은 찾기만 하면 어디에나 있다. 빠르게 실험의 사이클을 돌려서, 가설을 검증하고 정답을 찾는 데엔 근사한 앱이나 복잡한 웹 서비스는 오히려 큰 단점이 된다. 가능한 한 적은 자원으로, 빠르게 시도하라.  

 

3. 버릴 것은 빠르게 버리고, 취할 것은 빠르게 취해라

 

여러 번의 샘플링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는 것이다. 왜냐면,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것과 잘 되는 결과물이 분명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잘 되는 것이 나왔다면,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을 가능한 한 빨리 포기해야 한다. 내가 생각한 정답과 실제 정답이 다르다면, 고집을 얼른 버리고 정답을 취해야 한다. 사실, 애자일 샘플링에서 가장 어려운 건 고집을 버리는 부분이다. 방법론 자체는 굉장히 수학적이고 과학적이지만, 그 걸림돌은 인간의 고집이라는 것, 묘하지 않은가? 이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샘플링을 통해, 무언가를 버려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납득하고 행동해야 하지만, 그것이 내키지 않아서 고집을 부리다 망한다는 뜻이다. 내 생각은 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프로토타입의 고객들이 보여주는 데이터에만 귀 기울여라. 잘 되는 걸 여러 개 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기기 마련이다. 

 

 

김재일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