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조직에서 전략을 수립할 때 가져야 할 기준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라면 전략 자체를 수립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새로운 환경의 변화로부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 시장이 외면하고 있는 숙제를 푸는 것에 집중하면 시작은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설명이 간단한 비즈니스 모델일수록 파급력이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한 것에 수요가 있기 때문이죠알리바바의 마윈이나 아마존의 제프 베소스가 창업 이념, 사업 아이디어라고 말한 것은 대부분 당연하면서도 큰 내용이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사업은 복잡한 설명보다는 큰 관점의 해결에 집중하면 됩니다.

하지만 기존 조직에서 새로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기존에 하던 일이 있기 때문이죠. 여기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실적과 투입된 조직 등이 낳는 복잡한 이해관계는 뚜렷하게 가야 부분을 상당히 희석하고 맙니다. 조직의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끌어내는 과정까지 너무 큰 손실이 중간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략 수립부터 그렇죠. 가장 대표적인 어려움은 병렬적 전략 설계, 즉 포기하는 게 별로 없는 것입니다.

자원 집중 시장 침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방법입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후발 주자의 혁신 전략으로 자원 배분을 모든 분야에 비슷하게 하는 게 아니라 차별적으로 새로운 혁신에 집중하는 것을 주장합니다. 듣고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방금 말씀드렸듯 우리가 신경 써야 하는 기존의 것이 너무나 많기에 이 메시지는 회의실 어딘가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머릿속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모든 사업을 순차적으로 살려내겠다‘, ‘이것과 저것을 순차적으로 달성하겠다… 식의 전략이 그것이죠. 이런 전략들은 마치 큰 그림을 조망한 체계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중 하나라도 제대로 이루게 할 확률을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투입할 자원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죠. 드러커 역시 기존 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폐기 계획 세우라고 책을 통해 말합니다폐기 계획을 미리 세워야 하는 것은 혁신 활동에 투입할 정확한 예산을 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포기인 것이죠.

스티브 잡스도 포기를 통해 애플의 부활을 이뤘습니다. 1997년 복귀 후 10개가 넘는 매킨토시 제품을 소비자-전문가, 데스크톱-휴대용의 2*2 매트릭스에 각 하나씩, 즉 4개만 남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부활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모든 사업을 새롭게 변하게 만들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를 크게 만드는 오히려 중요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사물은 하나의 이미지로 각인됩니다Adobe 하면 PDF, CocaCola 하면 Coke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이 기업들의 실적을 분야별로 보면 각인된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Adobe는 SaaS 기업이고 CocaCola는 거대한 음료 기업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각인되고 있는 것은 처음 만족한 상품, 핵심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전략의 속성 하나는 핵심을 확장하는 입니다. 잘하고 있는, 잘할 원인을 토대로 인근 분야로 확장하는 것이죠. 그렇게 된다면 필요하지 않은 비핵심은 포기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높은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말할 필요가 없죠. 어떤 기업에서 A, B, C, D 크게 네 개의 카테고리 사업을 한다고 하면 상당수 대기업에서는 각각 예산과 인재를 비롯한 자원을 나누어 씁니다.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내부 이해관계 속에서 차별적이라고 받아  들여지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미래 전략에도 이 네 개는 모두 담겨 있습니다. 다만 성장하고 투자할 차이는 있죠. 이것은 엄밀하게 보면 새로운 혁신을 위해 체계적인 폐기를 해서 시장에서 비대칭적인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도 신규 사업에 대한 수요가 많은 시기입니다. 평균의 함정에 빠져 혁신을 방해하는 차별적이지 않은 전략은 실제 혁신을 이루어가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1번은 무엇, 2번은 무엇 식의 전략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만 있을 뿐입니다. 하나를 하고 그 하나를 통해 다음 하나가 열리는 식의 혁신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병렬식으로 포트폴리오 방식의 혁신을 단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