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시장의 지형 변화

 

 

중국의 빅테크 기업인 텐센트2020년 매출의 약 1/3을 게임에서 창출했습니다. 게임을 주요 비즈니스로 삼는 거대 기업인만큼 전 세계에서 게임 업계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이기도 한데요. 텐센트가 작년 한 해 동안 투자한 게임사는 로블록스(미국), 마벨러스(일본), 펀컴(노르웨이), 부두(프랑스)를 비롯해 무려 31개에 달합니다. 2021년에는 이러한 텐센트의 게임 투자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상반기에만 이미 62회의 투자 혹은 인수를 진행했고, 하반기에도 이 움직임은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텐센트가 이렇게 게임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변하는 지형, 치열해지는 경쟁, 흔들리는 왕좌

 

텐센트의 게임업계 투자/인수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게임 시장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텐센트는 중국 게임 시장,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는데요. 작년부터 텐센트에 대항하는 거대 게임 투자사들이 등장해 중국 게임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1. 급부상한 경쟁자, 바이트댄스

 

텐센트의 가장 큰 경쟁사로는 바이트댄스(ByteDance)를 들 수 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TikTok)이라는 짤막한 동영상을 올리는 SNS 플랫폼으로 유명한 회사죠.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성공과 이에 따른 젊은 유저층을 기반으로 게임 시장까지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틱톡의 유저를 게임으로 끌고 와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인데요. 이를 위해 게임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려고 하면서 텐센트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 4월에 있었던 ‘문톤(Moonton Holdings)’ 인수 경쟁입니다. 문톤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중 하나인 ‘모바일 레전드 뱅뱅’의 개발사인데요. 텐센트와 바이트댄스의 인수 경쟁 이전에 문톤의 기업 가치는 약 5억 5,100만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두 회사가 동시에 문톤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결국은 바이트댄스가 문톤을 약 40억 달러에 인수하게 됩니다. 텐센트도 문톤을 인수하기 위해 계약서까지 작성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양사의 경쟁이 끝까지 치열했다고 합니다.

 

 

<바이트댄스 로고(좌)와 문톤의 인기게임 ‘모바일 레전드’ 로고(우)>

 

 

바이트댄스는 문톤 외에도 C4 Games, CMGE Technology, Shanghai Yaoji Technology, Kaiser China Culture Co. 등에도 투자했습니다. Kaiser는 Naruto: Slugfest, CMGE는 One Piece: The Voyage 등 일본의 인기 애니 IP를 가진 회사인데요. 바이트댄스가 이 투자를 통해서 이들의 게임을 바이트댄스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면서, 게임업계의 신흥 강자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2. 게임 투자에 가세한 알리바바

 

바이트댄스뿐 아니라 알리바바도 게임 쪽 투자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사실 알리바바는 창업자 마윈이 2008년과 2010년에 ‘게임업계에 들어가지 않겠다. 1가정 1자녀 상황에서 아이들이 게임에 중독되는 것은 나라에 해롭기 때문이다’라는 선언을 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2014년부터 게임에 대한 투자를 서서히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게임개발사 이조이(Ejoy)를 인수하고 온라인게임 사업부 신설을 발표했죠.

알리바바가 이조이를 통해 개발 및 퍼블리싱한 게임 ‘삼국지: 전략판’은 2020년 중국에서 텐센트 ‘영광의 왕’과 PUBG 모바일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 성공 때문일까요. 알리바바도 작년부터 게임 쪽 투자를 확대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알리바바 로고(좌)와 알리바바의 게임 ‘삼국지: 전략판’ 이미지(우)>

 

 

3. 텐센트의 우위를 흔드는 스타트업들

 

바이트댄스나 알리바바와 같이 거대 기업만 텐센트를 위협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규모 혹은 스타트업 개발사들의 게임이 히트를 치면서, 비슷한 장르의 텐센트 게임들과 경쟁을 하고 우위를 점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miHoYo, Lilith Games, Hypergryph, Qingci Digital 등이 각각 원신, AFK 아레나, 명일방주, The Marvelous Snail 등의 게임을 히트시키면서 같은 장르의 텐센트 게임과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신의 개발사 miHoYo의 로고, 이미지 출처: miHoYo 공식 웹사이트>

 

 

과거 별 무리 없이 텐센트가 우위를 점해오던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 이제는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유망 스타트업들의 부상으로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되었는데요. 텐센트가 올해 들어 작년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게임업계에 투자 및 인수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어느 정도 이해되시나요? 과연 텐센트가 치고 올라오는 경쟁사들에 지지 않고 왕좌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번 포스팅의 후속으로 텐센트가 게임업계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조금 더 자세히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을 기대해주세요!

 

 

텐투플레이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