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앤리 법률사무소의 최철민 변호사입니다.

지난 시간에 두 번에 걸쳐 “플립(flip, 플립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왜 하는지, 그리고 그 장단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반대를 한번 말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역플립 또는 플립백입니다. 플립도 어려운데 역플립은 또 무엇일까요?

 

 


 

 

1. 역플립이란?

 

역플립은 생각하기에 따라 우선 플립되어 있던 구조를 다시 정반대로 바꾸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법인이 지사이고 미국 법인이 본사인 관계에서 다시 한국 법인을 본사, 미국 법인을 지사로 만드는 과정이지요. 그런데 이 경우보다는, 애초에 미국 법인으로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시장의 주요 위치가 한국이거나 향후 투자자들이 한국일 경우 한국에 법인을 새로 만들어 이를 본사로 하고 미국 법인을 지사로 하는 것이 빈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역플립이라는 용어도 우리나라 기준에서 “역”인 것이지, 미국 기준에서 바라보면 한국으로 플립하는 것일 뿐입니다.

 

 

 

 

2. 반드시 역플립을 해야 하나?

 

플립이나 역플립이나 정석대로 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무척 많이 듭니다. 그 심리적 부담감은 더욱 크죠. 이 때문에 주주 구성이 단순하거나 의사 결정이 잘되는 상태라면 최대한 복잡한 구조는 피하자고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미국에서 법인을 설립하여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투자를 받지는 않았고 주주 구성도 심플할 경우에는 역플립보다는 별도 신규 한국 법인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미국 본사 법인은 그냥 일단 그대로 두고 한국 법인을 새로 설립하여 미국 법인과 포괄적 영업양수도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별다른 재산이 없을 경우에는 결국 인적 재산과 무형의 자산이 중요하니 신규법인을 설립해도 사실상 미국 법인과 실질적, 형식적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죠.

 

 

 

 

3. 미국법인에서 투자를 받은 경우

 

미국법인에서 주주 구성이 복잡하거나 투자를 이미 받은 경우에는 플립 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설득과 합의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SAFE 투자계약(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 많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대부분 SAFE로 투자를 받기 때문에 SAFE 투자를 받은 미국 법인이라면 주주 구성은 아직 단순합니다. 따라서 한국 법인을 신규 설립하여 이를 본사로 하는 형식적 절차는 최대한 심플하게 하되, 한국 법인에서도 SAFE 투자자들에게 피해 없이 투자 계약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SAFE 투자자들과 별도 부속 합의서 등 법률 문서를 작성하여 피투자자 주체가 변경되더라도 동일하게 적용 되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으로의 플립이든 한국으로의 역플립이든 기존 법인의 사업 상태, 주주 구성, 재산 가치 등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골치 아픕니다. 따라서 플립과 역플립을 고려하신다면, 최대한 절차를 최소화하고 실질이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의외로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앤리법률사무소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