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일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상담을 받은 이들 중 열에 아홉은 대부분 이런 반응이다. 

커리어 관련 상담을 신청하는 분들은 현장에서 꾸준히 곤란함을 겪고 있는 이들이다. 그리고, 대부분 이를 문제라고 여기고 그 문제의 해결책으로 ‘이직’이라는 선택을 꺼내 든다. 회사만 옮기면, 회사를 옮기게 되면, 지금 겪는 문제로부터 해방되거나,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생각을 갖고 오셔서, 이를 확인받으려는 분들에게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그렇다. 오히려 회사를 옮긴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보다는 오히려 문제가 꼬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가 본인에게 있기보다는 ‘회사에 있다’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회사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가 그렇듯이 이번에도 쌍방이다.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를 다니는 자신도, 그 자신에게 일을 주고 시키는 회사도 모두 문제가 있다. 그리고, 회사를 바꾸기보다는 나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더 쉽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나의 생각을 바꾸자’라고 말한다. 

 

 

 

나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오래도록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는 환경을 구축해줘야 한다. 마치, 살을 빼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먹는 것부터’ 바꿔야 하듯이 당연하다. 단,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투자를 하겠다는 스스로의 결심이 서야 가능하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의 원인(동인)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커리어를 위해 각자가 지향하는 미래 커리어의 모습과 여기에 다다를 수 있는 적절한 단계, 과정, 방법 등이 수십 가지가 있고, 이를 언제든 시대, 상황에 맞춰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것은 없다. 현재 소속된 업계, 직장, 직무에 기댈 뿐이다. 

만약, 지금까지 품었던 기대(?)의 일부라도 나에게 돌려서 스스로 제어 및 관리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난다면 어떠할까? 최소한 다니는 회사와 조직에 기대어 무언가를 막연하게 접근하고 얻기보다는, 이를 영리하게 커리어를 위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생각을 바꾸고, 이를 바꾸기 위한 행동 교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나는 단기 혹은 중장기의 (유료) 코칭과 컨설팅을 통해 바꿔보시라고 권한다. 하지만, 여기서 대부분 도망간다. “뭘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의 반응”이다. 그 정도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본능적 반응이 드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렇게 따지면회사에서는 그렇게 열심히일하는가

 

그것도 ‘내 일’이 아닌데 말이다. 엄연히 따지면, 내 소유의 일이 아니다. 회사로부터 잠시 빌린 자리이고, 그 자리의 임시 주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해야 하는 것으로 배웠다. 그런데, 왜 자리에 맞는 일을 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일만 하고 있는가 말이다. 그것도 인정받기 위해서 말이다. 

스스로 돌아볼 때, 직장 상사 또는 리더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인정받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면 그런 경향이 많다고 하면 결국 그 성장의 끝이 정해진 것이라 말하는 편이다. 결국, 내가 모르는 것, 못하는 것,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거나 무엇이 옳거나 맞는 것이다 판단해주는 이들이 시키는 대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은+사람이다

따로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 여기서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 주어지는 최소최대의 역할과 책임이다. 따라서, 이미 내가 오기 전부터 누군가가 그 일을 위해, 일을 통해 해온 전통과도 같은 ‘꼭 해야 하는 / 해야만 하는 / 하면 좋은 일’이 뒤섞여있다. 그것이 내가 해야 하는 기본적인 일이고, 이를 잘 해내는 것과 거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여 더 나아진 모습으로 만드는 것은 내 몫이다. 

단, 내 몫을 만드는 데 온전히 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주변의 손길은 필수다. 따라서 ‘일+사람’에서 ‘사람 = 나+동료’를 모두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나대로, 동료는 동료대로 나 또는 조직이 정해준 일을 제때에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나는 빼고, 남만 생각한다. 이미 ‘나 스스로를 다루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어떻게 잘 활용하여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려고 할 뿐이다. 혹은 나를 평가하고 인정해줄 수 있는 이들의 입맛에 맞는 접근만으로 일을 만들어나갈 뿐이다. 

그러다가 무언가가 수가 틀어지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회사를 옮기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그렇게 일 관련 문제는 해결되지만, 커리어 또는 인생과 연결되는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못한다. 영원한 미제로 남아 계속해서 괴롭히게 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대부분 인생 속 일 관련 문제를 규정짓고 뻔한 해결책만을 내세우며, 스스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간다. 그게 최악 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