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을 감에만 의존하면 안 됩니다

 

 

자금 문제로 속 썩지 않아 본 사장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급여를 줬는데 며칠 지나서 구매대금, 법인카드 사용 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어? 그런데 또 급여일입니다. 사장은 급여를 한 달에 두 번 주는 느낌입니다. 회사에 돈이 없으면 사장은 항상 불안합니다. 

 

 

 

 

필자가 예전에 직원들에게 했던 질문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장은 어떤 사장일까?” 직원들은 여러 가지 대답을 하죠. “존경할 만한 사장이요.”, “항상 웃는 사장이요.”, “일 적게 시키고 월급 많이 주는 사장이요.” 이때 전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장은 돈 잘 버는 사장이야.” (돈 잘 벌어도 자신의 사리사욕만 채우는 일부 사장도 있죠.) 

 회사가 돈을 잘 벌면 사장은 항상 싱글벙글 웃습니다.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상여금이나 성과급도 팍팍 줍니다. 회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사장도 웃을 수 없습니다. 얼굴에 걱정이 모두 나타나고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변합니다.

 이렇듯 회사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금 즉 현금입니다. 회사에 현금이 넉넉하면 사장의 눈은 미래를 향하고 현금이 달랑달랑하면 눈앞만 보게 됩니다.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 이죠. ‘오직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까?’에만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소규모 중소기업의 효율적인 자금 운용법

 

 

 

 

사장은 항상 회사의 자금, 현금 흐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영업을 잘해서 돈을 잘 버는 것이 최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 소규모 중소기업에서 어떻게 하면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까요? 

 소규모 회사라도 ‘자금일보’, ‘월 자금계획표’, ‘월 자금 실적표’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 중 ‘월 자금계획표’는 특히 작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 달 큰 규모의 외상매출 대금이 입금될 예정입니다. 갑자기 그 업체에 어려운 사정이 생겨 1개월 연기 요청을 해 놓은 상태라고 하죠. 그런데 회계 담당자가 영업팀에 확인도 하지 않고 자금계획을 작성해서 보고합니다. 현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차질이 생긴 겁니다. 상황이 바뀌면 모든 지출 계획을 수정해야 합니다. 사장은 부랴부랴 지급 우선순위를 정하느라 머리를 싸매야 하고 자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됩니다. 이 같은 일을 피하기 위해 회계 담당자는 항상 영업팀과 긴밀히 연락해서 대금이 제 때 입금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장기적인 자금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매월 영업에 의해 들어오는 현금으로 일반적인 경비를 다 충당하고 어느 정도 여유를 갖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특정 시기에 큰돈이 필요할 때가 있고 은행 대출을 상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 자금조달은 계획적으로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합니다.

 셋째, 아무리 규모가 작은 회사라도 자금 집행일을 정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10일은 급여일, 20일은 법인카드 결제일, 30일은 구매대금 결제일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정하더라도 직원들 중 자신이 거래한 업체의 대금을 미리 지급해 달라고 요청하는 건이 많습니다. 한두 번 들어주다 보면 자금계획 자체가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원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주지 시켜야 합니다. 

 대금 수금일과 자금 집행일 사이에는 여유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 업무 특성상 수금이 매월 말일이나 그 전일에 입금되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수금일에 맞춰 직원들 급여일도 말일이었습니다. 수금이 차질 없으면 별 문제가 없었지만 수금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급여 지급에 문제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급여일 오전에 통보가 옵니다. “12시까지 사원, 대리급 월급이 지급됩니다. 아마 3시쯤 과, 차장 월급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부장 이상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실제로 필자가 겪었던 회사의 일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채도 자주 끌어다 썼습니다. 결국 회사는 부도가 났고요. 이런 급박한 자금 집행계획을 세우면 회사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넷째, 현금 거래가 아닌 외상 거래를 많이 하는 회사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외상 거래를 한다는 것은 외상매출금도 많고 어음 거래도 많다는 것이죠. 이 경우 매출이 발생해도 자금이 들어오기까지 몇 달이 걸리지만 상품과 원자재 매입대금이나 직원 급여는 먼저 지급해야 합니다.

 매출은 늘어났고 장부상 이익인데 회사에 현금 여력이 없을 수가 있는 것이죠. 이럴 경우 흑자 도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매월 실적 보고에서 손익계산서만 보고받고 자금실적표와 계획표를 생략하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또 외상거래가 많은 회사는 첫 거래 시 반드시 고객의 지급능력을 파악해야 합니다. 신용할 수 없는 상대에게는 물건을 팔지 말아야 합니다. 발생한 외상매출금은 절대로 방치하면 안 됩니다. 외상대금은 최대한 악착같이 받아내야 합니다. 

 다섯째,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되면 매월 이자를 내야 하지 않느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 이자를 내더라도 자금에 여유를 갖는 것이 낫습니다. 긴박한 자금이 필요해 은행에 가면 은행이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먼저 압니다. 대출받기 어려울 수도 있고 가능하더라도 승인에 시간이 걸려 적시에 자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장은 현금흐름에 집중해야 한다

 

 

 

 

『현금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보면 역사상 가장 뛰어난 CEO라는 잭 웰치보다 탁월한 성과를 올린 CEO 8명의 공통점이 나옵니다. 그것은 바로 현금흐름에 집중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현금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났다는 점입니다. 이렇듯 사장은 매출과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금, 즉 현금흐름에 신경 쓰고 집중해야 합니다. 이것은 곧 회사의 생존과도 직결됩니다.

 원활한 현금흐름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상에서 숙고해봐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회사의 사업 구조에서 수익이 적거나 손익분기만 만족하더라도 현금흐름이 꾸준할 수 있는 사업이 하나쯤 있으면 좋습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된 현금흐름 위에서 주력 제품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양날의 검일 수도 있지만 현금흐름 개선에는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자체 브랜드와 별개로 대기업에 OEM 제품을 공급한다든가, 건설엔지니어링 회사의 감리 업무 같은 경우입니다. 사장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죠.

 자금과 현금흐름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장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입금과 지출만 신경 쓸 수도 없는 노릇이죠.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사장이 혼자 하기에는 한계도 있고요. 사장은 회계 전문인력을 보강하여 자금 조달과 집행 등 현금흐름을 체계적,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