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

 

 

TL:DR

1. 쏘카는 초단기 렌터카 사업입니다. 렌터카 사업과 다르게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차량에 따라 증가하는 운영비를 효율화하고, 동시에 가동률을 높여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2. 쏘카 패스포트는 마케팅비의 효율적인 지출과 쏘카 유니버스로의 규모 확장에 기여합니다.

3. 쏘카는 23년 1분기 가격최적화에 성공했습니다. 동시에 가동률 개선을 위해 쏘카플랜, 편도, 평일패스 등 다양한 수단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4. 인공지능기반 기술개발에 적극적입니다. 특히 자율주행 같은 미래지향적인 기술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비용 감소를 위한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입니다.

 

 

저는 쏘카를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쏘카가 최근 23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 쏘카 2023 Q1 IR자료

 

 

실적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체 매출 : 857억 (YoY 25.9%)
  • 카셰어링 매출 : 794억 (YoY 19.6%)
  • 모빌리티 플랫폼 매출 : 63억 (271.9%)
  • 영업비용 : 907억 (YoY 18.4%)

이번 글에서는 쏘카의 비즈니스 모델, 즉 현재 쏘카는 어떻게 돈을 벌고 있고, 어떻게 해야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쏘카는 렌터카 회사다?
맞지만 BM은 조금 다릅니다

 

쏘카의 매출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의 90%가 카셰어링 사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 카셰어링 사업이 우리가 잘 아는 쏘카 서비스입니다.

보통 해외에서 카셰어링은, 차주가 차를 이용하지 않을 때 렌트비를 받으며 수익을 올리고, 빌리는 사람은 일반적인 렌터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빌리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그런 개념에서 본다면, 쏘카의 카셰어링은 사실상 렌터카 사업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쏘카는 차량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쏘카가 차량을 직접 매입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3년 1분기에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로부터 약 168억원 수준의 차량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 쏘카 2022 사업보고서

 

 

다만, 비즈니스 모델에서 차이가 존재합니다. 기존의 렌터카 업체와 달리 시간 단위로 차량을 빌려주는 초단기 렌터카의 방식인데, 이는 기존 렌터카 업체와 비교할 때 보다 고위험-고수익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렌터카 업체는 차를 매입 후, 1명에게 해당 차를 빌려주고 일정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렌트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쏘카는 하루 중 여러 번 대여와 반납이 발생합니다. 시간 단위로 나눠서 대여하는 쏘카는, 장기렌터카보다 시간당 렌트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렌터카보다 고수익 비즈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쏘카가 훨씬 돈 잘 버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을까요? 3가지 어려움이 발생하며, 그런 이유에서 상대적인 고위험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관리의 문제입니다. 차량의 대여와 반납, 관리 등 시간 단위로 신경 쓸 일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인건비 및 운영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매일 차량이 운행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일반 렌터카 회사는 빌려간 사람이 주차장에서 움직이지 않아도, 매월 꾸준히 수익이 발생합니다. 반면, 쏘카는 차량이 계속 주차장에만 있다면 손해입니다. 따라서 보유한 차량이 지속적으로 ‘일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쏘카는 이를 ‘가동률’로 지표를 관리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규모의 경제가 필수 조건이 됩니다. 왜냐하면 4시간 차량 렌트를 위해서 먼 거리를 나서야 한다면, 차라리 택시 등 다른 선택지를 찾아 이탈할 수 있습니다. 차량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초기 자본 투자도 많이 필요하고, 또한 이를 이용할 사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비 역시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쏘카의 카셰어링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케팅비를 최적화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보유한 차량의 가동률을 높여 매출을 극대화하고, 마지막으로 차량 증가에 따른 운영비와 인건비 상승폭을 낮춰야 합니다.

글로 작성하기 쉽지만,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쏘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쏘카 2023 Q1 IR자료

 

 

1) 쏘카 패스포트
: 쏘카 유니버스의 기반 & 마케팅 최적화

 

ⓒ 쏘카 2023 Q1 IR자료

 

 

쏘카가 발표하는 카셰어링 핵심 지표 중 하나는 패스포트 구독자 수입니다. 패스포트는 구독료를 내면, 쏘카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할인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쏘카의 멤버십 서비스입니다.

이번 분기 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22년 1분기는 방문자 중 1.7%가 쏘카 패스포트를 활용한 반면, 23년 1분기는 방문자 중 2.5%가 쏘카 패스포트를 활용했습니다. 방문자 중 패스포트를 신청한 인원 비중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패스포트 신청자가 증가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우선 패스포트와 같은 멤버십을 활용할 경우, 꾸준한 현금과 소비자 락인(Lock-in)을 통해 적은 마케팅/인센티브로 서비스 참여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삼성증권

 

 

또한 삼성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쏘카 패스포트 구독 회원은 비구독 회원 대비 인당 사용시간은 4.6배, 공헌이익은 4.3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또한 비수기의 이용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비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쏘카 패스포트는 쏘카가 구상하는 슈퍼앱 내 서비스의 시작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쏘카는 현재 차로 이동하는 순간뿐만 아니라, 주차를 하거나, 이동이 발생하는 모든 접점을 다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쏘카는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위해 KTX 연계 판매, 쏘카스테이, 전기자전거 일레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로켓와우 멤버십을 통해 쿠팡플레이, 쿠팡이츠와 선순환을 만드는 것처럼 패스포트가 그런 선순환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2) 매출 극대화 전략
: 시간과 공간의 측면에서 가동률을 높이기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많이 유입시켰다면 이제 돈을 벌어야 합니다. 쏘카 카셰어링 서비스가 ‘매출’을 높이려면,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렌트비를 높이거나, 차량을 더 늘리거나, 현재 보유한 차량의 가동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선 23년 1분기는 차량 대수와 가동률은 감소했지만, 가격 최적화를 통해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Pricing 전략은 기업의 성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마케팅 믹스(4P) 중 기업이 단기간에 변화를 줄 수 있으며, 동시에 직접적으로 매출과 이익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변화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과 수요 변화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다루는 것은 기업 수익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쏘카의 지표를 살펴보면, 실제 유의미한 Pricing 개선이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2년 1분기 17,090대의 차량이 하루평균 9.12시간(24시간*38.0%)을 일하면서, 663억 9500만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면, 한대의 차량이 하루평균 1시간을 일하면서 벌어들인 금액은 42.5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23년 1분기의 경우 15,910대의 차량이 하루평균 8.4시간 일하면서, 794억 1900만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면, 이때 한대의 차량이 하루평균 1시간을 일하면서 분기에 벌어들인 금액은 59.4만 원 수준입니다.

최근 금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차량 대수를 무리해서 늘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가격을 유지하면서, 가동률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가동률을 개선하는 방법은 크게 시간과 공간의 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쏘카는 수요가 적은 시간대 이용을 늘려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주로 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이나 늦은 저녁시간, 또는 비수기 등 비교적 차량 운행이 적은 시간에 차를 빌리게 한다면 이 가동률이 개선될 것입니다.

쏘카는 현재 심야시간에 이용을 하면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가동률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IR자료에서 나온 퇴출근 시간을 공략한 평일패스 등도 시간을 공략한 방법입니다.

 

(2) 쏘카는 ‘까다로운’ 주차장에서도 차량이 운행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차를 빌려서 이동한다는 것은 결국 편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니, 내가 선호하는 차량 대여 장소는 대부분 남들도 선호합니다. 다만, 쏘카의 입장에서 모든 쏘카존을 역세권 근처, 주거단지 근처에만 만들 수 없다 보니 조금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쏘카존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경우 사람들을 쏘카존으로 부르기 위해서 다양한 할인존을 만들어서 부르고 있습니다. 4시간딜, 세이브 등 차량을 저렴하게 대여할 수 있는 장소를 설정해서 할인을 제공합니다. 그 밖에 IR자료에 언급된 부름, 편도 역시 대여 장소와 반납 추가적인 요금을 받고 장소의 허들을 줄이고 가동률을 높이는 사례입니다.

 

(3)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통으로 넘기는 것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렌터카 회사에서 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쏘카는 쏘카플랜을 통해서 이런 렌터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확인했을 때 장점은 간단한 프로세스와 짧은 기간 렌트에 유용하다고 합니다. 쏘카플랜이 잘 정착된다면, 기존의 카셰어링 100% 때보다 차량의 가동률뿐만 아니라 수익 안정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인공지능 기술 활용
: 비용 최적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규모를 키우고, 매출을 늘렸다면 이제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쏘카가 어려운 비즈니스인 이유는 차량 대수가 증가할 때 함께 증가하는 비용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쏘카가 사업보고서에서 제공하는 ‘차량유지비’, ‘보험비’ 등의 항목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이를 관리하는 인력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비용을 효율화하지 않으면, 차량 대수가 늘어도 사업을 확장/지속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쏘카 분기보고서

 

 

쏘카는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쏘카는 인공지능 기술에 진심인 기업입니다. 자율주행 연구를 위해 라이드플럭스 지분을 보유하고, 제주공항과 쏘카 스테이션 제주 구간에 활용하는 등 인공지능과 사업의 시너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더 눈에 띄는 점은 기술을 활용한 운영인력의 최적화입니다. 차량 파손, 수요 예측, 보험사기 적발 등 운행 차량의 증가에 따라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보험뿐만 아니라, 차량 파손 확인 등 관리가 필요한 영역에서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쏘카가 성공적으로 상장했지만, 아직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선 상태는 아닙니다. 쏘카가 풀고 있는 문제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만, 그 문제가 사회에도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응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연 쏘카가 슈퍼앱 전략이라는 큰 방향과 가동률과 비용이라는 실질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