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만 하고, 정작 나를 위한 기획은 안 하나요

 

 

우리는 (언젠가부터) 계획만 하고 있네요

 

우리는 일을 (전보다) 정확히, 빠르게 하기 위한 움직임에만 집중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계획을 한다. 정확히는 과정 및 단계를 명확히 그린다. 심지어 각각의 단계별 내가 주로 해야 하는 행위까지도 명확히 정리하는 편이다. 이를 매뉴얼이라고 부르고, 나를 포함한 모두가 지키도록 한다. 그렇게 해야만, 일 관련한 최소한의 퀄리티가 보장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직장에서 하는 일은 공장에서 균일하게 찍어내는 제품과는 다르다.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더라도, (완)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조달하는 것도, 조달 비용과 조달처에 대한 것, 가져와서 보관하고, 만들어진 생산라인에서 일정한 시간과 자원(각종 에너지 등)을 사용하는 것도 모두 각각의 ‘컨디션’에 따라 미묘하게 조절이 필요하다. 그 조절을 맡는 것도, 더 이상 조절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조정을 하는 것도 모두 우리 사람이 해야 하는 몫이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더욱 정확히, 또는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결국, 그 일을 하게 된 이유 혹은 존재해야 하는 이유로부터 멀어진다. 

직장인이 맡고 있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대부분 그 일에는 없다. 그 일보다는 오히려 개인적 이유가 더 크다. 돈을 벌기 위해, 실력을 쌓기 위해… 오롯이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일하는 현장에서는 언감생심이다. 한 눈이라도 팔면, 큰 일 날 것 같다. 결국 책상에 코 박고 해야 하는 일을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하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계획하고 싶지 않지만, 자신과 자신의 일 그리고 회사를 위해 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윗사람에게 물어봐도 명확히 답을 해주지 않는다. 그래도 그만둘 수 없다. 딱히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을 더욱 잘 해내기 위한 일에 대한 계획뿐 아니라, 1) 일이 더욱 잘 되기 위한 일의 기획, 그 일로부터 2) 내가 더욱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경험치를 쌓기 위한 기획, 그 기획의 실천으로 3)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에 보다 가까워지기 위한 자기 계발 및 커리어 로드맵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현실상황에 맞춰 꾸준히 수정해가야 한다. 

 

 

 

 

나를 위한 찐 기획의 시스템 관점의 방법론 (Methodology)

 

아래 단계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존재’를 단순히 걱정의 대상이 아닌, 꼭 풀어야 하는 문제로 바라보고, 이를 어떻게 접근하고 관리하면 좋을지에 대한 방법론이다. 각 단계별 혹은 단계를 언제든 뛰어넘을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꾸준히 내가 가진 복안에 대해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다. 
 
 
 
0)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을 스케치한다. 

어떤 일을 해가면서 거기에 빼고 덧붙임의 과정을 통해 더욱 구체화할 것을 늘 염두하고 실제로 시도하고, 도전한다. 이때 스케치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시뮬레이션이다. 내 현재가 지금까지 이어온 성장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나는 어떤 커리어를 가진 사람이고 어느 정도의 연봉과 명예를 가지고 어떤 가치를 만들고 있는지를 여러 관점으로 생각하여 말 또는 글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Cautions.]

이때는 이상과 현실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다. 무엇이 될 수 있을지, 무엇이 되어야 할지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한 번에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써보고, 그러고 나서 고친다고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코칭 하면서 가장 많이 한 공동 작업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코치도 코칭을 받는 이도 단박에 만족스러운 내용을 결과물로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작금의 현실에 대한 보다 객관적 기준과 지표를 스스로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단, 모든 일에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준과 지표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분류는 가능하다. 
 
 

1)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업무 단위)에 대해 분류 및 분석한다. 

 

 

[Cautions.]

여기서 일은 회사에서 하는 일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평소에 자주, 습관적으로 하는 업무 및 행위 등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는 것이다. 이때 Routine은 오래전부터 반복해서 하는 업무(행위)이고, 이를 더욱 잘 해내기 위한 업무(행위), 그리고 새로운 Routine을 개발하기 위한 Project로 구분해서 그에 대해 투자하는 시간도 데이터를 수집 및 정렬한다. (가급적 일주일 단위로 정리하여, 개선점을 찾는다.)

 

2) 해당 업무(행위) 중에 당장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한다 (구분 기준은 내가 되고자 하는 미래와 견주어 선택한다) 

0)에서 적은 내 미래의 표상과 지금 내가 하는 일과 연결 지어 생각할 때, 지금 / 요즘 / 한동안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부터 골라낸다. 그리고, 꼭 해야 할 일을 단기 / 중기 / 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로 구분한다. 이때는 단순한 분류에 가깝다. 일종의 현명한 미루기를 준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Cautions.]

분류를 하게 되면, 실행 및 유지해야 하는 시기가 판단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 판단은 유보하고, 지금 또는 당장에 초점을 맞춰 우선 분류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러한 분류는 수시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야 한다. 

 

3) 가장 중요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부터 걷어내는 것이다 

위의 양식에 맞춰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렬해 보면, 개인차는 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 또는 행위’가 상당수인 경우가 많다. 코치 일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많이 발견된 것이 ‘영어 공부’다. 많은 이들이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커리어상 목적 및 목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다. 영어를 익히지 말라고 말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할 어젠다를 발견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 등을 스스로 제어하는 힘을 기르라는 뜻이다. 

 

4) 꼭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명분을 명확히 하고(그 일이 완성된 상태), 환경과 분위기 등을 점차 해야 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가며 집중과 몰입도를 높여가는 노력을 한다.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걷어내는 것은, 무조건 해야 하는 혹은 해내야 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나를 만들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집중과 몰입도를 높이는데 투자가 필요하다. 그 투자란 해야 하는 일의 명분(목적과 목표 – 마일스톤 및 프로세스)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것이 기획의 시작이다. 또한, 기획으로 부터 꼭 해야 하는 일을 해내기 위한 계획으로 이어지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위한 최소한의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5) 하나씩 해야 할 일을 점차 내 생활 속 루틴으로 만들어가고 자리 잡게 한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할 수 없다. 그것도 새롭게 내 루틴으로 만들어갈 서로 다른 성격의 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어려운 것보다는 쉬운 것, 중요하지 않는 것보다는 중요한 것을 우선적으로 하나씩 내 생활 속으로 천천히 끌어들여 스며들게 만드는 것이다. 

 

6) 새롭게 정립된 내용을 이전에 작성한 일 일람표(Routine x Project x 돈과 시간 쓰는 일과 버는 일)에 맞춰 다시 기록하고, 재정립한다.

권장하는 기간은 최소 분기별 1회 정도의 정기적 피드백을 갖기를 권한다. 습관의 힘이란 책에서 습관 형성에 최대 3개월가량이 소요된다고 했으니, 이를 참고로 (내가) 어떤 일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수행하기 위한 루틴 및 역량을 갖추어 이를 성장하기 위한 피드백 시스템 또한 하나의 루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7) 위의 활동 전 과정을 시스템(특정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인식) 단위 루틴으로 만든다. 

피드백은 전 과정에서 시기에 관계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 수시로 0) 커리어 스케치 단계로 돌아가 부분적으로 수정해도 된다. 우리의 일은, 일과 관련된 우리의 욕망과 욕구는 실시간에 가깝게 변화하기 때문이고, 이것은 매우 지극히 정상이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가 가진 일을 정리 및 재정립하고 싶다고 해도 마찬가지 원리를 적용하면 된다. 

단, 위의 표를 아래의 내용으로 바꿔야 한다. 

 

 

각 파트(팀)의 책임자가 위의 내용을 작성하여, 서로 나누고, 각각의 퍼즐을 모으고 합치다 보면, 결국 우리가 누구를 위해 어떤 루틴과 피드백 시스템을 내/외부적으로 갖추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럼, 보다 타이트한 고객을 위한 가치 제공 시스템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도 있다. 

 

 


 

 

찐 기획은 (해야 하는) 계획과는 다르다. 

무언가를 꼭 이루고 싶다는 염원에서 출발한다. 

 

첫째, 인생의 참 재미는 내가 의도한 대로 내 인생을 살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 

당연히 처음에는 뜻대로 될 리 없다. 하지만, 점차 내 생각과 의지대로 무언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 최소한 해당 영역에서는 내가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고, 그걸 위해서는 또한, 누구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노력하면 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쉽게 찾고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이렇게 되면, 해당 영역의 영향력 또는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의 성장을 내 의지로 일궈왔고, 그렇다면 그 보다 어려운 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성장한 결과, 성장하는 방법 등을 익히며 그에 버금가는 생존력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그럼, 역시 내 생각과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점차 늘어나게 되며 일종의 성장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갖거나, 이를 내가 일하는 영역에서 직접 설계하는 역량 및 경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셋째, 결국,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이다. 

그럼, 최소한 남이 만들어준 것을 그대로 내 것으로 만들기보다는, 자신만의 무언가를 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남으로부터 빌려온 것을 온전히 내 영역으로 만들게 되고, 그로부터 ‘나 다운 삶’이라는 것을 만들어 나 혹은 내가 하는 일을 토대를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일을 하며 얻게 될) 나의 행복을 위한 기획, 

그 기획의 방법론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주를 확대해 가는 것이 인생의 기쁜 일이 되지 않을까?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