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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동안 쿠팡의 상장 예고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나스닥이 아닌 뉴욕 증시에 상장되는 것도 의외였고, 시가총액이 55조 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대목이 김범석 의장이 받게 될 쿠팡 클래스B 주식의 차등의결권입니다. 쿠팡이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유로도 지목받고 있는 차등의결권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차등의결권이란?


차등의결권이란 1개의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주식을 의미합니다. 주식에는 배당권, 의결권 등 각종 권리들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원칙적으로는 1주에는 1개의 의결권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차등의결권 주식에는 1주에 여러 개의 의결권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쿠팡의 차등의결권 주식인 클래스B 주식에는 1주에 29개의 의결권이 포함됩니다. 만약 쿠팡의 김범석 의장이 클래스B 주식으로 지분을 2% 가지면  2×29=58%의 의결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차등의결권은 복수의결권이라고도 불립니다.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벤처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작년부터 복수의결권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작년 10월 복수의결권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당시 복수의결권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다룬 상식 한입이 있으니, 아래의 링크에서 좀 더 자세한 개념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스타트업에게 힘을 실어줄 복수의결권

 

 

쿠팡의 상장과 차등의결권


쿠팡 차등의결권 이미지 검색결과

쿠팡이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의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차등의결권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차등의결권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도입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김범석 의장의 경영권이 보장되길 원했고, 미국 증시에 상장을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뉴욕 증시는 2004년 구글이 상장하며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요구했을 때 이를 받아들였고 지금까지 에어비엔비, 알리바바 등 거대 기업들의 IPO에서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가해준 이력이 있습니다.

쿠팡이 상장을 위해 제출한 증권거래신고서를 살펴보면,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B 주식은 오로지 김범석 의장에게만 부여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대부분의 주주들이 김범석 의장에게 경영권을 위임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쿠팡은 투자자가 많아 김범석 의장의 지분은 많이 희석되었지만, 차등의결권을 통해 의결권은 잘 보존하게 되었습니다.

 

차등의결권, 우리나라는 아직?


한국 차등의결권 이미지 검색결과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스타트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차등의결권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번 달에 차등의결권에 대한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인데, 그전에 차등의결권의 장점과 단점을 짚어보면 좋겠죠?

차등의결권의 장점은 스타트업 같은 벤처기업의 많은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자를 받으면 받을수록 투자자들이 지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창업자의 지분이 약화됩니다. 그러나 차등의결권이 있으면 투자를 받더라도 의결권은 지킬 수 있죠.

그러나 차등의결권을 악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차등의결권 주식을 이용하면 적은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휘어잡을 수 있어 대기업의 세습에 악용될 수 있습니다. 흔히 차등의결권을 잘못 도입하면 소유와 지배에 괴리가 발생한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 현재 차등의결권이 허용되지 않아 쿠팡이 미국으로 떠났다고 하는 의견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차등의결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도 이런 부작용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국가가 차등의결권 주식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 주식으로 전환되도록 하거나 창업자에게만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해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안에도 차등의결권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여러 방안이 포함되어 있죠. 조만간 논의될 차등의결권 관련 법안이 어떤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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