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밍과 의미

 
 

‘스타벅스(Starbucks)’라는 이름은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고래잡이 배의 일등 항해사 스타벅(Starbuck)에서 비롯되었다.

 

 

사진 출처 : The Economic Times

 



커피 브랜드의 이름이 소설에서 비롯되었다니 너무나 근사한 스토리 아닌가? 스타벅스 이름의 유래를 알고 나면 고객들은 스타벅스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일단 나는 그랬다). 스타벅스에서 소설책을 읽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이상적인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이러한 스타벅스 이름의 유래는 잘못되었다. 하워드 슐츠가 쓴 <Pour Your Heart into It(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신화)>에 따르면 원래 스타벅스라는 이름은 미국의 레이니어 산에 있던 오래된 광산촌의 이름인 스타보(Starbo)에서 따왔고 나중에 공동 창업자 중의 한 명인 래리(Larry)가 이를 소설 <모비딕>과 연계하여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칠성사이다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칠성사이다의 칠성(七星)은 북두칠성의 일곱 개의 별이라는 뜻이다.

 

 

사진 출처 : 나무위키

 


밤하늘의 북두칠성과 사이다라니 이 또한 한 편의 멋진 소설 같지 않은가? 그러나 이 역시 원래 이름의 유래와는 다르다. 유승재 작가의 <히트의 탄생>에 따르면 칠성사이다는 창업자 7인의 성이 모두 달라 일곱 개의 성을 의미하는 ‘칠성(七姓)’사이다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후에 ‘회사의 영원한 번영’을 바라며 칠성(七姓)을 북두칠성의 칠성(七星)으로 바꾸어 새로운 의미부여를 했다.

 

 


 



이처럼 성공한 브랜드의 이름은 꿈보다 해몽인 경우가 많다. 즉 의미를 생각하고 이름을 짓기보다는 이름을 먼저 짓고 나서 뒤늦게 멋진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장 폴 사르트르가 말한 인간의 실존과도 비슷해 보인다.

 


실존은 본질에 우선한다(l’existence précède l’essence)

 


컵과 같은 물건은 그것의 용도와 의미(본질)를 먼저 생각하고 난 이후에야 만들(실존)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우리는 일단 세상에 태어나고(실존) 그 후에 삶의 의미(본질)를 스스로 찾기 시작한다.

사르트르의 말처럼 삶의 의미가 이미 부여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 스스로 멋진 의미를 삶에 부여해보면 어떨까? 스타벅스와 칠성사이다처럼.



* 신이 삶의 의미를 이미 우리에게 부여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무엇이 맞는지는 저도 잘 모르니까요. 그게 무엇이 되었든 우리들의 삶에는 멋진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것이 설령 무의미라는 의미일지라도.

 

 

캡선생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