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성과평가 

 

일 년에 한두 번씩 회사는 성과 평가를 진행합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아직 전통적인 문화를 가진 회사들은 옛날 ‘잭 웰치(Jack Welch)’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등급을 부여하고 가장 높은 등급은 승진을 시키고 최하위 등급은 평가와 보상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죠. 대학교에서 배우는 인사관리 수업이라면 이론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 방식에 고개를 끄덕거릴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은 직장을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평가가 꼭 일을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일을 잘한다는 기준조차 자의적인 일이 많습니다. 매출이나 이익 같은 비교적 명확할 것 같은 성과 지표조차 범위와 대조 방식, 목표를 잡는 기준 등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소설이 되니까요. 더군다나 조직을 유지하고 이끌어가는 방식이 꼭 이렇지도 않습니다. 문화와 정서상 사람들은 안정을 바라며 암묵적인 카르텔을 만들어 본인의 노후조차 카르텔에 기대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고용인이 아니니까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성과 평가는 늘 대부분의 동의와는 별개로 이뤄지는 일이 많습니다. 상대 평가의 비율은 이런 문제를 심화시켰죠.

그래서 성과 평가에 실망하는 게 연차가 쌓일수록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이 됩니다.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할 때는 성과 평가가 왜 이런지 맥락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런 전통적인 문화가 사라지지 않은 회사에서는 조직의 다른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내 평가가 이렇게 나왔다는 것을 이해하는 맥락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번에는 누구를 밀어줘야 하니까, 이번에는 누구와 친한 사람이 더 주목받으니까 차등적으로 부여되는 평가는 꼭 실력과 실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란 걸 어느 순간 알게 되는 것이죠. 물론 정말 실적이 안 좋고 태도가 나빠서 이런 평가를 받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부 그렇지는 않고 그러기에 내 퍼포먼스와 평가를 너무 깊이 생각해서 자괴감에 사로잡힐 필요도 없다는 말입니다.

나와 내 퍼포먼스는 상당히 개별적이며, 내 퍼포먼스와 내 평가도 일부 관계가 약합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나에 대한 평가는 다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한 것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우쭐하다가 정말 실력을 쌓지 못할 수도 있고 팩트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괜한 무기력증에 시달릴 수도 있으니까요. 회사에서 하는 성과 평가와는 별개로 스스로 평가를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스로 성과 평가를 할 수 있을까요?
자신만의 평정심을
늘 찾는 시간 말입니다.

 

 

1. 정기적으로 한 일을 결과만 기록합니다

 

의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과만 씁니다. 실적이 있으면 실적도 쓰고 그냥 무언가를 만들었으면 그것을 씁니다. 일단 다 써 봅니다. 지금 조직에서는 주목받지 못한 결과물이 다른 곳에서는 필요한 경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2. 실적과 투자를 구분합니다

 

한 일을 썼으면 각각을 평가해 봅니다. 두 가지로 구분하면 좋은데, 하나는 현재 실적에 얼마나 기여했느냐는 것이고 하나는 미래에 대한 투자 성격으로 한 일입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는 타사나 글로벌에서 비슷한 사례를 최근에 진행한 팩트가 있을 때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근거와 실적이 없는 새로운 시도는 시장에서 수요가 없습니다. 실적은 소설이 되면 안 됩니다. 작은 부분을 바꾸면 최종 결과까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학습한 내용을 평가합니다

 

아직 일로 연결되지도 않았지만 배운 내용을 씁니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BSC(균형 성과표) 모델에서는 학습에 대한 내용도 평가합니다. 평가를 오랫동안 BSC를 참고로 했다는 많은 기업들이 학습은 평가하지도 않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새로운 스킬 셋이 나와야 합니다. 학습한 내용이 없다면 갖고 있는 지식을 휘발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학습이 앞에 투자 성격의 일 이상으로 연결되었다면 가점이 있어야 합니다.

회사마다 성과 평가의 기간이 1년 혹은 6개월 단위로 다르지만 스스로 하는 성과 평가는 분기 단위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데 당장 쓸모는 없어 보이는 학습을 기간 내 맨 뒤로 미루는 성향이 대부분 있기에 기간을 단축시키는 게 그나마 스스로 진척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회사 성과 평가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아카이브에 누적해서 기록하면 스스로 평가한 나의 성과 추세를 볼 수 있습니다. 회사와 스스로의 평가가 차이가 나면 어려운 상황이라는 거겠죠. 내가 더 높으면 이직을 생각할 것이고 회사가 더 높으면 버프를 받고 있는 중일 거 같습니다. 이후 선택은 개인의 몫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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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